내년이 기다려지는 이유중 하나는 학교 때문이다.

아들 다산이가 내년에 학교를 간다. 서울 계상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데 교명 참... 성의없게 지었다,고 생각들지만 이름 거창한들 (거창초? 이 거창한 초등학교는 거창에 있겠지..)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중요한 건 아니고, 그러니까 내가 학부형이 된다는 말씀이다.^^

우리 엄다산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아빠도 사이좋게 지내는 건 잘했으니 아들도 아빠 닯아서 그랬으면 좋겠다. 아빠랑은 다르게 공부도 좀 잘했으면 좋겠지만, 보통 머리도 부모 닮는다는데... ㅋ(그렇다고 내 머리가 특출나게 나쁘다는 소리는 아님ㅜㅜ) 

그리고 나도 학교에 갈 예정이다. 사실 다산이 초등학교 가는 것보다 더 설레는 일인데,

등산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알아보니 등산학교라는 게 있더라. 몇 일 고민하고 알아본 끝에 코오롱 등산학교로 결정. 내년 3월에 정규반 개강 예정이다. 일 등으로 등록해서 많은 산우도 사귀고 산을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11월... 늦가을에 시작한 야간산행은 산에 가기위해 주말만 기다리는, 그리고 주말에 다른 약속이 생길까 마음 졸이다가 해결책으로 감행한 일이었다. 

헤드랜턴도 없이 어둠 짙은 산길을 홀로 걷는 게 얼마나 무섭던지... 작은 동물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온몸에 식은 땀을 흘려가며 첫 야간산행을 다녀왔었다. 

헤드랜턴을 장만한 지금도 헤드랜턴 없이 산행을 하곤한다. 어둠 속에 있을 때 어둠이 보인다는 걸 나는 야간산행을 하며 알게 되었다. 내가 헤드랜턴을 반짝이며 다니면 산 속에서 나는 한 점 빛으로 존재를 드러내지만 그래서 내 발 앞은 밝게 볼 수있지만 산을 볼 수는 없다. 헤드랜턴의 불을 끄고 조용히 산 길을 걸으면 달빛 별빛에 모든 사물이 보인다. 달이 안뜨는 날은 바위에서 나는 빛에 의지해서 산길을 오르기도 한다. 한낱 장애물에 불과했던 바위가 길잡이가 되어줄 때 고마워, 하며 손으로 쓰다듬고 길을 가곤 한다.

그래도 안전장비는 필수다. 요즘엔 헤드랜턴을 꼭 가지고 산행을 한다. 혹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준비는 철저히. 오늘은 아이젠이 배달왔다. 아이젠 없이 눈 쌓이 산을 다니다 넘어진 후 준비했다. 꼭 고생을 해야 배운다. (머리가 나쁜 증거ㅋ)

12월 들어 10번의 산행. 그 중 8번이 야간산행이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가보고 눈 내린 산에도 가 보았다. 비오는 날엔 우의를 입었고 달빛이 없어도 헤드랜턴이 있어 걱정이 없다. 돌처럼 굳어버린 초코바도 먹어봤고(이깨질뻔했다) 카메라를 들고 서울의 야경도 담아봤다.
산에서 하고 싶은 건 다해봤고 또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볼거다.

근데 나는 친구가 없다. 종종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산행을 하는 모습을 보면 좀 외로워진다.
하루는 사람들 뒤를 따라가 보기도 했다. 또 하루는 친구를 꼬쎠 가기도 했고 동생을 데리고 가기도 했다. 좋더라. 좋아하는 산에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져 좋았었다.

 

나는 산을 좋아한다. 근데 산보다는 역시 사람이 좋은가 보다.ㅎㅎ 그중에 제일 좋은 산이 우리 산이 ㅎㅎ 내 아들 . 우리 아들 내년에 학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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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12-2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이는 잘 할 거에요. :) 애들은 항상 어른이 걱정하는 것보다 한 수 위더라고요. ㅎㅎ
산이보다 차좋아 님이 걱정이네! 그러다 사고나면 어쩔려구, 헤드랜턴 꼭 켜고 다니셔요. -_-;
(근데 계상초등학교, 윤계상 씨도 알려나? ㅋㅋ)

차좋아 2011-12-29 15:25   좋아요 0 | URL
제가 상계동 살거든요. 그래서 계상초등학교에요.
상계초등학교,계상초등학교, 신상계초등학교 ㅎㅎㅎㅎ 신계상초등학교도 있나 찾아봐야지~~~ㅋㅋㅋ

치니님 정말이지 신기하게 밝아요. 달은 노랗고 바위는 하얗고 땅의로 드러난 나무부리도 다 보여요.
네 그래도 랜턴은 켜고 다닐게요^^ 산행하는 사람들이 놀라서 켜야겠어요.

달사르 2011-12-2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야간 산행을 꾸준히 하시는군요. 게다가 학교까지! ㅎㅎ 등산 같이 하는 마음 맞는 좋은 친구가 생기길요. ^^

아들 산이 이제 의젓한 학생이네요. 입학식 날 감격해서 차좋아님, 울컥하실 듯요. 미리부터 축하요~

차좋아 2011-12-30 12:00   좋아요 0 | URL
산에 가는 거 재밌어요. 등산학교 정말 기대됩니다.

산이 학교 가는 거 쫌 신기하고 기특하고 그래요 ㅎㅎ 벌서부터... 입학통지서 때문에 ㅎㅎ 고맙습니다^^

동우 2011-12-31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산이 드디어 초등학교 입학하는군요.
내 첫아이 학교 들어갈때 감개가 새로웠던가, 나의 경우 기억 아리송하지만 향편님 좀 뿌듯하기는 할겁니다.
공동생활에 처음 들어가는 자식, 사실 이제부터 고생의 시작이지만 한 몫의 사람이 되는듯 하여. ㅎㅎㅎ
붙임성있는 향편님의 아드님이니 적응 잘 할겁니다.

아버지는 등산학교 입학이라.
이제 슬슬 산에 빠지고 있는중이군요.
차에서 사진에서 산으로..
아니, 차와 사진과 산과.

등산학교 다니다보면 산친구야 금새 생기겠지요.

어쨌거나 다산이와 그 부친의 입학 축하합니다,

차좋아 2011-12-31 17:01   좋아요 0 | URL
제가 학교 가던 그 날이 생각이 납니다.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고 운동장에 정열해서 긴장하던 그날이요. 사진으로 남은 기록에 의한 재편집일지도 모르지만 생생한 듯 기억나네요. 제 여덟살 학교 간 그날이요 ㅎㅎ
정말 고생이 시작되나요? 그럴 것도 같은게 아직 아이들 키우며 큰 고생을 한 것 같지 않아서... 동우님 말슴에 좀 겁이 납니다.ㅎ

산악회는 영 내키지가 않더라구요. 친목중심의 모임이 많다고 애기를 들어서 학교 쪽으로 알아봤어요. 어쨌든 산이 목적이니까요.ㅎㅎ
차와 산. 다산 ㅎㅎㅎ 그래서 다산이라고 지었지요~~ 사진은 아직 잘 모르겟어요. 제가 좋아하는지 아닌지 조차도요. 사진을 찍는 그 마음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아직 습관이 안들어서 잘 찍지도 않고요.

감사합니다 동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