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집에 김언수의 설계자들을 놓고 왔다. 내껄 놓고 온 건 아니고 친구가 빌려줬는데 신난다, 하고는 바닥에 놓고 와 버렸다. 당장 읽고 싶었는데.... 내일 빌리러 갈까?ㅋㅋㅋ
나는 김언수와 살짝 인연이 있는 바, 고로 김언수를 좋아한다. 얼굴을 봤거든...('얼굴을 봤다' 이것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김언수의 뒷통수는 한참을 봤다. 그는 머리숫이 적었다는 것도 생생히 기억이 날 정도로 가까이서 아니 바로 뒤에 앉아서 김언수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그는 어눌한 듯 할말 다 했었고 부끄러운 듯 자신감있던 사람으로 나는 기억한다.
택시를 타고 집에오니 잠은 안오고 친구집에 놓고 온 김언수의 소설은 괜히 아쉽고.... 선물 받아온 책중에서 하나 골라 읽어볼까, 하고 마음 먹으려던 찰라, 눈에 밟히는 우편물 하나. <문학동네> 겨울호 였다.
강력접착제가 발라진 은박 포장을 요란하게 듣고 우둘두둘 질감 좋은 표지를 슬적 살피는데 어라? 김언수네~~ ^^(65호 표지모델 되셨다 ㅋㅋㅋ)
문학동네 65호 젋은작가특집 코너에 김언수가 실렸다. 신난다~~ 묵직한 문학동네지를 양 손으로 들고서 반을 뚝 가르니 마침 김언수의 단편소설이 펼쳐진다. 자전소설 -금고에 갇히다-
도둑놈 금고에 갇힌 이야기 나는 전기 장판 속으로 들어가 읽었다. 자전소설이라니 흥미로운걸!~~ 하면서 읽었는데 자전 소설 맞아? 하지만 꽤나 재밌게 읽었으니 따짐은 나중으로 미룬다.ㅎㅎ
길지도 않은 단편 소개하기는 그렇고, 다만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김언수작가 단편도 참 잘 쓰는구나.' 음... 두고 온 <설계자들>이 더 아쉬워지는 밤이구나....
야밤에 김작가의 짧은 자전소설 읽고 느낀 점 살짝 이야기 하자면, 자전소설도 캐비닛 스타일이라는 거. 자전 소설이라는 타이틀에 속지 말자.
-금고에 갇히다-를 읽고서는 인간세상 김언수를 노골적으로 읽을 수는 없다.
내 기억의 김언수가 시시콜콜 '나 이렇게 살았다', 떠벌일 스타일은 아니지~~ 암. 하지만 분명 자기를 담기는 했을 텐데 ~~~ 궁금해진다. 담에 만나면 물어봐야지.(언제 만나게??)
그나저나 잠이 안오네.... 이제 보니 김연수, 박민규 단편도 하나씩 실렸네~~ 읽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