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제대하고니까... 음. .2000년 말에 제대했고, 아 2001년. 

2001년 봄 제대하고 다시찾은 야구장은 여전했고 야구장을 같이 다니던 초.중 친구들은 아직 군대에 있을 때였다. 할 수 없이 혼자 야구장에 다니던 시절, 사람이 그리웠고 그래서 다음 카페 오비 베어스 팬 동호회에 가입을 했다. 
다음 베어스 동호회는 같이 모여 응원도 했는데 나의 목적은 야구장 친구 만들기였기에 온라인에서 미리 친해질 필요가 있었다. 덧글도 남기도 ㅎㅎ 

어느 날, 운영자로부터의 메세지
운영자: 엄태형님도 잠실와서 같이 응원해요 얼굴 한 번 봐요~
엄태형: 그럴까요...ㅎㅎ 그럼 어디로 가면 되나요?
운영자: 1루 외야에 오시면 사람들 많이 있어요. 다들 엄태형님 보고 싶어해요 꼭 나오세요~
엄태형: 네^^ 곰돌이님 일요일날 뵐께요~~ 

그리고 일요일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잠실 야구장은 여느 때보다 설래었고 곰돌이님, 미친곰님, 흑곰님,등등여러 곰들을 만날 마음에 살짝 긴장도 되었다.(참신한 닉네임들..)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1루 외야에 사이좋게 앉아 있었고 나는 쭈뼜쭈뼛 그들 틈에 가서 착한 표정으로 곰돌이 님을 찾았다.
"혹시 곰돌이님이세요"  "아닌데요.."  "혹시 곰돌이님이세요?"  '아니요....어떻게 오셨는데요?"  
"아 네.. 인터넷 보고 응원하러 왔거든요... 운영자님이 오라고~", "아~ 야! 경수야 이리와봐 너 찾아오셨데~"  음.....곰돌이님 이름이 경수구나~. 난 살짝 기가 죽어 조용히 구석으로 가서 앉았다. 사람들은 내게 관심이 없었지만 먹을껀 꼬박꼬박 줬고 난 주는 맥주랑 안주만 축내면서 보릿자루처럼 구석에서 응원을 했다.

예상과는 다른 냉대를 받았지만 그래도 경수라는 친구가 챙겨줘서 그럭저럭 함께 응원을 했고 오비는 그날 극적인 역적승을 했다. 승리의 여운을 즐기고자 찾아간 뒷풀이 장소에서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사람들:경수야 친구 좀 소개시켜 줘봐~ 
운영자:친구 아닌데요?
엄태형:저...... 엄태형이라고..합니다. 이름도 엄태형이고요~ 오늘 오기로했었는데,저기(경수를 보며) 곰돌이님하고 연락도 했었어요.
사람들:곰돌이? 곰돌이가 누구야? 경수야 너보고 곰돌이래~~ㅋㅋ
운영자:어떻게 오셨어요?
엄테형: 다음카페...
운영자:우리는 싸이월드 동호횐데, 다음동호회는 저희 뒤에 있었어요.
사람들:하하하 반가워요^^
엄태형:...........

그렇게 난 곰돌이님을 버렸다. 곰돌이님이 기다렸을 텐데... 

경수도 보고 싶다. 알고 보니 한 동네 사는 친구라 나중에는 같이 캐치 볼도 하고 야구장도 가고 했었지....
경수랑, 곰돌이님은 아직도 외야를 지키고 있을까?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10-07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8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0-0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싸이월드 카페.
그 냉대를 잘도 참아내셨네요!!

근데,, 차좋아님 아디는 무슨 곰돌이었어여?
베어즈 응원 카페는 다들 곰돌이군요. 저라면 마녀곰돌이? 큭큭,,
그러나 저희집 팬더를 위해서 롯데를 응원하리니~

차좋아 2010-10-07 23:01   좋아요 0 | URL
제 아이디는 엄태형이었어요 ㅋㅋ 그냥 이름 썼었어요.

다들 곰돌이었던건 제 기억에 그런거고 사실 기억하나도 안나요 ㅋㅋ
곰이 많았던건 분명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