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인간 호모라피엔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 이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살다보면, 책 읽다보면 사람들을 계속 알게 되는데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는 건, 새로운 생각 하나를 더 알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과 책은 거기서 거기, 나도 모르게 갇혀버린 인식의 틀을 깨고 나오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결국 새 사람을 만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갖춘 사람을 만나길 바라고, 새로운 책을 읽으려 해도 이미 알고 있는 내 상식 안에서 수용가능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게 된다.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낮선 이론, 반反휴머니즘.
다소 익숙치 않아 매혹 됐고 그간 내가(내가?) 세워 놓은 논리체계는 살짝 금이 가 버렸다.
존 그레이, 대단하다..쓰고이~~

하하 쓰고이가 리뷰냐? 쓰고 보니 우습다만, 저게 지금의 내 독후감讀後感이다.

사실을 정확히 말하자면 그리 새롭지는 않다.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을 책모임 한답시고 빡시게 읽었었고,
이해는 못하지만, 노장사상이 왠지 그럴듯해서 가끔 썰풀때 써먹기도 하고,
교회는 다니지만 지적설계론 보다는 자연선택론이 논리적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휴머니즘은 착각이고 편견이라는 주장의 철학자의 말은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익숙하다고 해야할 것이다.

대단하다.. 감탄했던 이유는 처음 듣는 놀라운 가설이라서가 아니라 거칠고 공격적인 주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전혀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의하면서도 급진적 주장에 반감이 생기는 내가 말이다(예:ㄱㄱ항)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없어! 유전자 조합에 불과한 인간 따위 개미와 다를바 없다구!!', 라고 열변하는 존 그레이의 주장에서 나는 인간애를 느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반反휴머니즘을 부르짖는 철학자에게서 느낀 인간애란 인간만이 아닌 모든 것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저자의 태도 때문이다.

   
  휴머니즘을 믿는다는 것은 다양한 생명체와 풍부한 생태계를 가진 지구가 인간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않았다고 믿는 것이다.p84  
   

저자는 무수히 많은 사례를 이용해 인간의 지적,기술적 진보가 얼마나 어리석은 결과를 낳고있는지 소개하고 변증하고있다. 가끔은 가혹하다.하지만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견해가 일부 다르더라도 존중할만한 철학자다.
어찌보면 이미 내 좌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동해 버렸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급진적 사고의 소유자와의 만남은 매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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