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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딱 한 번 인. 생



그래요, 딱 한번 인생입니다.

그래요, 딱 한번인 생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네들이 한심스럽다는 겁니까.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겁니까.

나(평범 씨)는 뭐든 중간쯤 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썩 돋보이는 것도 없고 그리 빠지는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남들 따라가다 나를 잊어버리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이면 되겠습니까.

인생을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구분해 놓고는 시대별로 우리(모든 평범 씨들)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데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조롱하다니!

어린 시절에는 옆집 아이보다 잘나고 뒷집 아이보다 못난 비교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부모님의 귀한 자식일 뿐이었습니다. 그렇지요, 그뿐이었지요. 그런데 그걸로 충분한 것이고, 굳이 사회에 나와서도 그래야 하는 건 아닌가요? 잘난 나(평범 씨), 못난 나(평범 씨)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평범 씨)와 너(또다른 평범 씨), 그리고 우리들(평범 씨들)을 대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겁니까.

초등학생 나(평범 씨)는 우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중학생 나(평범 씨)는 한국에서 우주인 되기가 어렵다며 의사가 되는 꿈으로 바꾸었습니다. 학교 공부를 마친 나(평범 씨)는 돈을 벌고 싶어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꿈은 차츰 쭈그러들다가 손에 쥘 만해지면 현실이 됩니다. 우주인 꿈은 거대한 꿈이고 회사원 꿈은 초라한 꿈인가요. 어려서 꾸던 꿈을 이루지 못한 건 실패했다는 건가요.

나(평범 씨)는 평생 음식으로 섭취한 에너지보다 평생 사용한 석유의 에너지가 43배나 많습니다. 그러한 나(평범 씨)에게 글쓴이는 묻습니다. “인생에서 먹고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 그리 많은가요?” 출퇴근하고 장도 봐야지요. “그럼요. 그런데 두 달이면 연료로 석유 한 드럼을 쓰거든요.” 나들이도 하고 가끔 여행은 가야지요. “그럼요. 그런데 동남아 한 번 다녀오면 연료로 석유 한 드럼을 쓰거든요.” 그럼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볼까... “글쎄요. 텔레비전을 한 대 만들면서 이래저래 석유 한 드럼으로 만든 전기를 쓰는데요.” 텔레비전은 한번 사면 몇 년을 쓰잖아요. “그럼요. 그런데 하루에 서너 시간씩 2년 보면 석유 한 드럼으로 만든 전기를 써요.”

그래서 어쩌란 말이에욧! 이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짜증이 나서 폭발하게 됩니다. 이런 짜증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합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이 정도면 분노가 일어나 집어던지고 싶어집니다. 먹고사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내(평범 씨)가 살아가는 방식이 맘에 안 든다면 대안을 주던지요. 도대체 우리(평범 씨들)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데 잃어버린 게 뭐란 말인가요. 글쓴이는 염화미소를 바란 건가요. 나(평범 씨)는 글쓴이가 뭘 말하고 싶어하는지 정말 못 알아먹겠습니다.

삶에 대한 관조도 삶에 대한 연민도 삶에 대한 비판도 없습니다. 우리(평범 씨들)가 위로받고 싶은 거라구요? 어떤 위로요? 나(평범 씨)는 이 책을 읽은 것을 위로받고 싶습니다. 
 

(삐) 딱 한 인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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