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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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 법학자 김두식이 바라본 교회 속 세상 풍경
김두식 지음 / 홍성사 / 2010년 1월
평점 :
김두식 교수의 글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기독교인인 김두식 교수는 자기가 속해 있고 선택한 공동체인 개신교회의 폐단과 한국 교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여과 없이 이 책에 소개하고 있지요. 기독교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통쾌할테고 보수교회 목사님이라면 기겁 할만한 민감한 교회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즐겁게 읽은 저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입니다. 날 때부터 지금까지 다닌 사람입니다. 서른 해를 교회공동체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온 제게 교회는 부끄러운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김두식 교수님 만큼이나 교회의 치부를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서 제가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 했지요. 맞습니다. 안티 기독교인 보다도 더 교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까발린 이 책을 보니 제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딱 제 생각이었고 제가 하고 다니는 말들이었거든요. 책 초반에 사례로 든 장로 선출에 관한 교회이야기 딱 제가 다니는 교회의 이야기 였습니다. '장로'라는 교회 집단의 어른을 모시는데 있어 선출 척도는 그 분의 삶의 모습만이 아닌 그 분의 재력이 뒷받침이 되어야하는 한국 교회의 모습만으로도 지금의 교회가 지향하는 궁극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가 뭐냐고요? 물론 돈이지요. 사랑의 교회가 서초동 서래마을 근처에 2,000억대의 교회를 새로 짓는다고 요즘 교회 안팍에서 논란이 많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한국교회 답습니다. 대형교회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세상과 반목하는 일이 어디 어제 오늘 일이어야 말이지요. 그래야 한국교회답습니다. 부끄러워도 사실인걸요... 제가 구독하는 <뉴스 앤 조이>라는 기독교 신문은 몇 주째 ' 사랑의 교회'의 이기적인 성장주의를 비판하고 있으니 그래도 양식있고, 부끄럼을 아는 기독교인도 좀 있기는 있나 봅니다만, <뉴스 앤 조이> 같은 그나마 괜찮은(?) 기독교 신문도 집안(기독교) 논란에 이전투구 하기 바빠서 막상 종교적 가치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지향하는 글을 쓸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당장의 싸움이 시급하니까요...
교회 얘기하는 김에 저희 집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저희집이 교회입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니, 예수회니 이런 교단에 속한 교회란 말이 아니구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 사는 공동체란 말이지요. 우리 식구 모두 예수그리스도의 가치를 쫒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교회공동체라 할 수 있는데 우리 집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만 돌아봐도 예수의 가르침을 잘 따르고 있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 말씀하셨지만 저는 우리집 앞에 쓰레기 버린 사람을 기어이 찾아내 면박을 주고, 차가 있는 제 동생은 제 집 앞이라는 이유로 이웃이 차를 대면 싸움을 불사합니다. 최소 단위의 교회 공동체인 예수 믿는 가정이 이러한데 이런 이기적인 가정이 모인 교회에 무얼 기대할 수 있겠나 싶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 같네요. 저는 다른 교회나 다른 사람의 행동은 모르겠고 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제가 교회에 계속 다닐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 못하는 저 같은 이기적인 사람이 교회에 계속 다니는건 어느면으로 계산해봐도 손해인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이런 행동의 나 같은 기독교인을 하나님이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구원을 해줄까요? 제가 이해하는 신은 절대 나 같은 사람을 구원해 주지 않으셔야 합니다. 그럼 저는 교회에 나가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샘입니다. 생각 해 보세요.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조직인 교회에 나가서 도매금을 욕먹고(욕하는 사람이 나와 인격적으로 다르다면 덜 억울하겠어요), 시간 들여, 돈 들여 못 볼 꼴 봐(교회 꼴이 세상 꼴과 비슷한데 그 안 좋은 꼴 가차이서 보면 눈 버립니다.....) 기껏 나가도 돈 없다고 무시당해, 그리고 구원도 못받아(이 이유는 앞서 말했죠?) 그러니까 교회 나가봐야 별 득되는게 없습니다. 그래서 결단이 뭐냐고요?
"교회 가기 싫어!' 입니다. 간단하죠? 다시 김두식 교수님의 책으로 돌아가 볼까요? 김두식교수도 저랑 비슷한 사람인거 같아요. 물론 더 똑똑하고 신에 대한 확신도 분명한 듯합니다. 제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건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우리가 함께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 김두식 교수는 어떤 결론을 내렸나 생각해 보니.... '아름다운 교회와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우리가 더 노력하자.'라는 해피엔딩으로 결론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김두식 교수님은 교회 흉만 싣컷보고 딴사람 헷갈리게 하고는 자기는 천국가려고 착하게 살자고 하는 가 봅니다ㅋㅋ 그눔의 교회도 계속 나가려는 모양이구요. 이 글 첫 말이 '김두식 교수님의 글은 설득력이 있다.'라고 시작했는데 저는 김두식교수에게 설득 당해 교회 안나가려고 했는데 본인은 계속 교회 나간다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어쩌면 천국가는 경쟁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고도의 책략일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농담입니다) 아~ 혼란스럽습니다. 불안하니 저도 일단 교회는 계속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김두식 교수님에게 실망했냐구요? 아니요 전혀...... 스스로 못 찾는 답을 누구에게 묻겠습니까? 다만 이런저런 고민을 함께하는 좋은 분이 있다는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지요. 대안을 찾는이에겐 조금은 아쉬웠을 <세상곳의 교회 교회속의 세상>이란 책이 제겐, 나와 함께 고민하고 있는 이가 있구나!라고 느껴져 위안이 된 책이었습니다. 중세 기독교의 이야기는 공부도 많이 됐구요.
김두식 교수님도, 저도 함께 신앙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고민하는 사람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