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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혁명 -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생존 프로젝트
강양구.강이현 지음 / 살림터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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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 물론 잘 살고 있다. 이쁜 마누라에 아들, 딸 낳고 어머니한테 얹혀서 여동생과 한지붕 아래 도란도란 스펙타클하게 살고 있으니 이만하면 정말 남 부러울 게 없는 단란한 가정이다.
우리 가족이 가장 즐거운 시간은 밥상에서의 시간이다.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 건 일주일에 한 번 있을까 할 정도로 귀한 시간인데 요리를 하던 배달 음식을 먹던 가족과 함께이기에 더욱 맛있고 행복하다. 아니 행복했다.

<밥상혁명>을 보면서 광우병 쇠고기를 다시 떠올렸다. 아니 이 책 여러 곳에서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 다루니 외면할 수가 없었다는 게 더 솔직한 말이겠다. 
2008년 여름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온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를 혐오할 때 난 다 무용한 일이라고 어짜피 먹게 될 거 힘 빼지 말자고 주변사람들에게 초를 쳤다. 난 그렇다. 불가항력이라 판단되면 쉽게 멈추고 올라갈 길이 높고 위험하면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옳은 길을 가려한 적도 없고, 그냥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가려 했다.

이렇게 뭔가 고백하듯 쓰고 보니 이 책에서 뭔가 놀라운 사실을 본 듯한 인상이겠지만, 사실 새로울 건 없었다. 챕터를 넘어갈 때마나 불편했다. '나도 알아. 그래서  어쩌자구. 내 주머니 형편으로 우리 가족이 즐거운 식사를 하려면 미국산 소고기 밖에는 형편이 안 되고, 우리 아가 키 많이 크길 바라며 자주 먹이는 두부는 유전자 조작 콩이 확실한데 나 보고 어쩌라고......'

그냥 이렇게 외면하고 살면 안 되는 걸까? 그냥 미국산 소고기라도 당장 입이 즐겁고, 유전자조작콩이나 전통방식의 재래종 콩은 내 입으로 맛 구별이 안 되는데 그냥 살던 대로 살면 안 되는 거야?'
아무도 안 먹을 듯했던 미국산 소고기는 내 예상대로 아주 잘 팔리고 있다. 100g에 1200원이니 한근이면 8000원꼴이다. 척 아이롤(등심) 두 근 사면 만육천 원(대형마트). 두 근이면 우리 식구 행복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한우 등심 값이 한 근 45.000원이니(동네 정육점) 한우는 명절에도 엄두도 못 낸다. 그리고 한우는 정말 한우인가?

신토불이......좋은 말이다. 하지만 멋진 신세계에 살고 있는 내 몸과 정신이 이미 이 땅의 그것이 아닌 것 같다.
날 힘들게 한 이 책< 밥상혁명> 우리 집 밥상을 혁명시키진 못했지만, 날 힘들게 한 책이니 별은 다섯 개다.  

델타에겐 소마가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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