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촛불시위를 하던 때가 생각난다.
종로통 종로2가 4층 카페 창가에 앉아 불의 물결을 구경하면서 여러가지 마음으로 마음이 울컥했었다. 멋지고 흥겨운 사람들의 축제 같았고, 불의에 항거하는 투사들로 보이기도 했었고, 꺼리 없나 싶어 야시장을 기웃거리는 외로운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나는 축제에 끼지 못해서 외로웠고, 고통을 분담하기 싫어 미안했고, 쓸쓸한 사람들에게 저거라도 위안이 됐으면 마음을 보내기도 했다.

카페엔 좋은 친구들이 그 때도 지금도 많이 찾는데 매 시점의 불의에 대한 분개는 카페의 주 화제이고 안주꺼리이다. 넘쳐나는 안주에 블라엔 안주가 없나보다. 미국산 소고기, 용산의 사람고기, 4대강 물소리, 총리의 뻘소리... 
부러 그러는건 아닌것 같은데, 항상 분개한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부를 한다. 싸우기도 많이 싸운다. 대게 일 대 다의 싸움인데 싸움의 끝에 뒤끝은 없다.  

나는 내가 착하다거나 좋은사람이라는 평가를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평정을 잃는 말은 비겁하다는 말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의 모습은 감정이 내 몸과 행동을 지배할 때이다. 그러니까 그 싫어하는 비겁하다는 말보다 더 싫은건 비겁하다는 말에 흥분하는 내 모습이고 그 상태의 나인 것이다. 
약자의 편에 서고 의분이건. 공분이건, 흥분 상태의 친구들에게 시비를 걸 때 그들의 모습은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처럼 보일 때가 많았었다.
그러니까 사실은 그들의 주장에 동의 못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모습이 불편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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