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1 - 도둑까치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 좋아해?, <상실에 시대>읽어봤어? 하루키...
그놈의 하루키..... 좋다고 하루키, 싫다고 하루키.... 참 많이들 이야기 하는 하루키.
그랬던게 오륙년도 더 지난 것 같은데 요즘 다시 하루키다.

예전에 하루키의 작품을 읽지도 않고 싫어했던 건 통속적인 작가라는 편견 때문이었고, 이 삼 십대 여성이 좋아하는 작가라고 들어서였고 (질투?), 일본 작가라는 것도 한 몫 했었고(반일 아님), 괜히 유난떠는 듯한 분위기라고 느꼈던 것도 같다. 

결국 <상실에 시대>를 읽은 건, 시큰둥 한 척 하면서 괜한 오기를 부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읽었지)  시큰둥~ 삐딱모드, 이게 뭐야~... '하루키 싫어!'를 확인하기위한 작업이었지. 그런데 어느 지점에선가 경계가 풀렸고 다 읽고 나선 '그래도 책을 재밌네...' 솔직하자면자기부정이 싫었던 게지...(난 하루키든 뭐든 열광하는 사람들이 싫다고!)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상실의 시대> 꽤나 재밌었거든~  그래서 <태엽감는 새>도 샀는데 그리곤 잊었지.... 난 열광 같은 거 안하니까~  (조지오웰은 뭐냐~)
 
하루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잦아들고 세간의 관심을 받지 않는 하루키는 내게도 잊혀져 갔는데 <1Q84>의 출간으로 다시 생각난 <태엽감는 새>.
<태엽감는 새>1,2권을 읽는 중엔 작위적이라 생각했고 대책없어 보이는 전개는 독자인 내게 기대보다는 불안을 주었기에 3,4권을 마저 읽을까? 말까? 고민까지 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거창하게 시작한 이야기가 무책임한 X-파일 형식으로 끝나 허망했던 기억이 많았기에 이번에도 섣부른 예단을 했고 2주간을 쉬면서 계속 읽어? 말어? 고민, 고민... 
그러니까 1,2권을 읽고는 하루키=이외수=베르나르베르베르 (이상한 등식)
<상실의 시대>의 좋은 기억은 '이외수도 <벽오금학도>정도의 예외는 있으니까...'라고 예외로 치부하면 되는거고 기억이야 얼마든지 변조할 수 있기에 만약 <태엽감는 새>를 마저 읽지 않았다면 내게 하루키는 그저그런 작가로 기억되었겠지... 
 
카프카, 조지오웰, 비틀즈 ,와인... 익숙한 소재에서 이야기 거리를 찾아서 편하기도 하고 쉽게도 느껴지는건가? 이건 그가 가벼워보이는 이유같기도 하고... 

<상실의 시대>도 좋았다고 기억되지만 내겐 <태엽 밤는 새>가 하루키의 대표작이 될 듯 하다
썰로 풀때는 꽤나 깠지만 이번엔 상당하 재밌었다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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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09-12-0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교수님이 하루키 마니안데 한번은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어요. 굉장히 삶이 힘들었던 사람들 글에서는 독자가 강렬한 푼크툼을 느끼는데.. 하루키 소설이 가벼워보이는 건 그가 그런 어떤 고통을 체험해보지 못해서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요. 태엽감는 새도 추천작이지만 댄스댄스댄스도 재밌대요~
와 좋겠다. 향편님은 하루키도 읽고. 전 헌법만보고 있어요. 이제 국회법 정당법 들어가는데 다 외울려면 으어으어ㅜㅜ

차좋아 2009-12-02 12:53   좋아요 0 | URL
편견을 인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듯하여 '내가 그랬었노라~'하고 자아비판하는 마음으로....
두 편 읽고 평가하기 좀 부담스럽지만, '가볍다'라는 평가에 대해선 자유롭기 어려울 듯... 같은 이유로 사랑받고 있을수도 있으니 '가볍다'가 꼭 비판이라 할 순 없겠지요. 저는 하루키의 당대성이 좋고 가벼운 듯 진지해서 좋은데...
1q84는 읽을까 생각중입니다. 하루키의 연장선은 아니고 오웰의 영향이지요. 그러니까 <댄스댄스댄스>는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