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모임에서 취중(자정즈음이면 항상 취한다. 음주 유무와 관계 없음) 고백을 했었는데
'난 모르는 일이 없다. (세상일 이야기 하는것에 다 낄 수 있고 다 참견 할 수있다.)'이런 말이었는데, 역설이었건만 다음날 왜 그리 후회가 되는지..
누가 세상만사 천지조화를 앉은 자리에서 알 수 있고 논할 수 있겠는가.
'다 안다'는 말을 통해 진정했던 말은 '하나도 모른다' 였음을 당시 자리를 함게했던 친구들이라면 알아주리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하나도 모른다'...라는 말이 하고 싶었던 이유는 짧지 않은 시간을 만나고 인연지어온 시간들 속에 밷어낸 내 말들이 부끄러워서였고 그날은 그런 걸 자연스럽게 고백할 수 있었던 날이었으니까...
말이 많고 생각이 난잡한 내게 이런 저런 일(생각)들을 함께 해체해 보고 분석 하는 일들은 내겐 큰 즐거움이다. 결론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 아닌 그 과정의 시간들이 즐거웠음은 물론이고.
성인은 우주 밖의 초월적인 것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분석적 결과를 내놓지 않는다고 한다.
석가는 우주의 영원에 대한 질문에 침묵을 지켜 이것을 '부처의 침묵'이라 하고,예수와 공자도 절대 경지를 놓고 꼬치꼬치 변증하거나 이런 질문자들과 다투지 않았다고 한다.
성인들이 체험을 통해 인간적 사고 영역 밖의 것을 논의하는 것이 무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신적인 능력을 통해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겐 필부들의 소일거리인 이런 논쟁들이 그저 즐거울 따름이었다.
내가 성인의 반열에 오를일은, 그 아래 신인.지인의 경지에도 오를일도 없겠지만,,그래도 함부로 밷어낸 내 말(생각)들이 부끄러워지는건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더해지는게 사실이다.
알지 못함을 알고 멈출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날이 오길 내게 소원해 본다.(요원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