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엄마가 먼저 준비해라 - 평범한 초등학생을 하버드 수재로 만든 엄마의 7년 교육습관
김인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0월
절판


에필로그

그래도 엄마 게는 새끼 게에게 똑바로 걸으라고 말한다

엄마가 그러더라, 곰이 동면에 들어갔다고. 하하. 그간 고생 많았다.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대해 기대와 긴장을 잔뜩 머금고 있겠지. 그래서 곧 대학인이 될 다미에게 대학이 어떤 곳인지 아빠가 한번 얘기해볼게.
흔히 대학을 전공 공부나 취업 준비를 하는 곳이라고 하잖아. 그런데 그렇게 대학을 바라보면 대학 4년은 그런 방향으로만 흐른단다. 준전문인이나 예비 직장인으로서 진로를 준비하며 지내다 졸업하겠지. 스스로 자신을 그런 울타리 속에 가둔다고 할까?
그런데 대학을 자신의 능력과 품성을 계발하는 곳이라고 생각해 보렴. 그러면 대학 생활이 달라진단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성에 초점을 맞추는 거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셈이지. 그러니까 다른 학생들과 쓸데없는 경쟁심을 불사르지 않아도 된단다.-227쪽

사실 다른 대학생들은 너와 견줄 경쟁자가 아니라 서로 배우는 동반자라고 할 수 있어. 교수님이나 책을 통해서도 많이 배우겠지만 친구들한테서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어떤 능력을 키우느냐고? 대학에는 학문분야가 많잖아. 생물학에서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그런데 어떤 학문 분야를 보더라도 그 공부하는 내용을 보면 문제와 해결에 관한 것이란다. 경제학에서는 경제 문제를, 심리학에서는 인간 행동을 문제로 삼고 있잖아. 그리고 해결 방법도 학문에 따라 다르겠지. 경영학은 마케팅 전략으로, 신문방송학은 커뮤니케이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지 않겠니?-228쪽

학문을 이처럼 문제와 해결로 압축하면 대학인이 계발해야 할 능력도 더욱 분명해진단다. 즉 문제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하단다. 그런데 서구에서는 대체로 분석적인 사고에 능하잖아? 뭐든지 잘게 쪼개서 보는 것이지. 이에 비해 동양에서는 전체 맥락을 중시하는 종합적인 사고가 뛰어나지. 그래서 코를 훌쩍거리는 환자가 있으면 양의에서는 코에서 문제를 찾고, 한의에서는 몸 전체 상태를 진맥하잖아. 네가 생각할 때는 어떠니? 환자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양쪽이 다 필요하겠지? 그러니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 잡힌 사고로 문제를 분석하기 바란다.-228쪽

그리고 다음 단계인 문제 해결. 문제를 잘 분석했다고 해결책이 절로 나올 수는 없잖아? 그래서 바로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단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자신의 학문만이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하지. 가령 숟가락 학과가 있다면 어떤 음식을 먹을 때도 숟가락을 들이미는 식이야. 생각해보렴. 맛있는 냉면을 먹어야 하는데도 숟가락을 사용하면 잘 집어지겠니? 젓가락 학과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 학문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학문은 서로 연관이 있거든. 그래서 항상 무슨 분야를 택하든 다른 분야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포크도 있고 나이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창의적인 해결책이 잘 떠오른단다.-229쪽

마지막으로 품성에 대해 하나만 얘기해볼까? 대학 생활뿐 아니라 세상을 살면서 힘든 일을 겪을 수 있잖아. 그때는 이렇게 생각해라. 어려운 일이 있다고 불행해 할 것인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 있지만 행복할 것인가. 당연히 후자겠지. 유머가 필요한 까닭이란다. 어려운 일도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일상적인 일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아마도 엄마나 아빠가 유머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기 때문일 거야. 게다가 엄마, 아빠는 잔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잖아. 오죽하면 네가 "대충 살아"라고 얘기했을까? 한동안 우리 집 가훈이 '대충 살자'였잖니. 그래도 엄마 게는 새끼 게한테 똑바로 걸으라고 말한단다.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야. 힘들어도 웃음을 머금은 다미의 모습, 아빠의 바람이다. 사랑한다.-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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