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아름다움을 쓰다 : 기본편
정혜선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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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캘리그라피는 글씨에 장식적인 요소, 아름다움을 중요시했다면 동양의 캘리그라피는 넉넉함을 가진 서예 붓과 함께 감성과 이미지적인 표현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13).

주변에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지인들이 꽤 많습니다. 선배 언니에게 보틀 하나를 선물로 받았는데, 자기만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문장을 캘리그라피로 그려넣은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취미라고 자랑하는 선배를 보니, 사회생활을 하며 지쳐 있던 심신이 많이 회복되어 보였습니다. 캘리그라피, 취미를 넘어 작품활동도 할 수 있고, 재능기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몇 번 독학을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따로 시간을 내어 배우러 다닐 시간이 없다 보니 독학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몇 문장을 따라 써보는 수준에서 그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옆에서 일대일 과외를 하듯이 책을 만들고자 했"다는 말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이번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는 초보자들에게 기초를 탄탄히 잡아주는 <기본편>입니다. 기본기를 든든하게 잡아주면서도 캘리의 다양한 표현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원리는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책에서 가르쳐주는 캘리그라피의 공간법칙만 잘 익혀도 개성 있는 캘리의 연출이 충분히 가능해보입니다. 

사실 책을 받아보기도 전에 붓 펜을 준비해두었는데, 작가님은 "가장 기본이 되는 붓과 화선지"를 권합니다. 그 어떤 도구보다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 붓으로 기초를 다지면 다른 도구도 얼마든지 표현 가능하지만 다른 도구로 먼저 익히면 붓은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이 붓으로 시작하기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가 우리에게 먼저 깨우쳐 주는 것은, "한글"의 아름다움입니다. 한글의 받침은 글이 정렬과 리듬감에 엄청난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강력한 요소가 됩니다. "한글은 캘리그라피를 하기에 참 좋은 언어"라고 말하는 작가님은 "캘리그라피"라는 용어 대신에 순우리말인 "멋글씨"라는 용어도 기억해달라고 말합니다(15).

요즘 취미를 직업으로 확장하는 분들이 제일 부럽습니다. 여행을 즐기가 여행작가, 여행전문가가 되고, 홈베이킹을 즐기다 작은 베이커리를 열기도 하는데, 캘리그라피도 인생역전이 충분히 가능한 영역입니다. 이 책의 작가처럼 말입니다. 이 책은 취미로 가볍게 시작해서 어느새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직업인이 된 작가의 즐거운 땀방울이 가득한 책입니다. 단순히 예쁘게 표현하는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표현과 연출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던 과정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사실 서체 하나만이라도 그 감각을 제대로 익혀서 교회에서 단순한 봉사라도 할 요량이었는데, 하나를 해도 이렇게 몰입해야겠다 싶습니다. 이 책은 처음 시작하는 초보들에게도 좋지만, 저처럼 혼자 독학을 시도하다 포기했거나, 기초를 어느 정도 익히고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기가 잡힌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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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vengers 1000 점잇기&컬러링북 : 어벤져스편 1000 점잇기&컬러링북
토마스 패빗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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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잇기&컬러링북] 어벤져스편을 만나다

점잇기와 컬러링북이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점잇기 & 컬러링북>이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고, 국내예술분야 1위라는 데 저는 이번 <어벤져스 편>과의 만남이 첫만남이었습니다. 현대인들이 안고 사는 불안지수가 1970년대 기준으로는 정신병 수준에 가깝다고 하는데, 스트레스와 불안지수의 상승은 지구적 현상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이런 취미북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예술/대중문화]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예술적 가치, 작품성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점잇기&컬러링북>은 어벤져스 편 외에도 "도시, 명화, 동물, 인물, 세계 불사의 편"과 마블 시리즈인 "마블, 스파이더맨, 가디언즈오브캘럭시 편"이 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번에는 <도시>와 <명화>, <스파이더맨> 편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1000 DOT-TO-DOT] 1000개의 점을 잇다!

<점잇기 & 컬러링북>은 1000개의 점을 이어 그림을 완성합니다. 별(★)로 시작되는 1번을 찾아 1000번까지 차례대로 점을 이어주면 됩니다. 모든 숫자(점)는 100단위로 컬러가 구분되어 있어, 차례대로 점을 찾아 잇는 과정이 어렵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숫자 찾기 놀이(다음 숫자를 빨리 찾아 동그라미를 치는데 많이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를 자주 했었는데, 그때 그 놀이처럼 다음 숫자를 찾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다만, 숫자 크기가 좁쌀만큼 작아서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사람들은 애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집중력 향상 테스트 인증]

<점잇기 & 컬러링북>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연필 등을 이용해 스케치를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하면 좋을 듯합니다. 점과 점을 잇는 과정이 익숙해지면 다양한 펜을 이용해 도전해보아도 좋고, 완성된 밑그림에 컬러를 입혀 작품을 만들기에도 좋습니다. 낱장으로 뜯어낼 수도 있어 친구와 함께 즐길 수도 있고, 작품을 전시할 수도 있고, 가볍게 들고 외출을 해서 야외에서나 카페에서나 여행지 등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점잇기 & 컬러링북>은
한국집중력센터에서 집중력 향상 테스트 인증을 받은 도서라고 합니다. 직접 즐겨보니 정말 몰입하게 됩니다. 1000개의 점을 이어 그림이 탄생하도록 만든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과 점을 잇는 선을 외우면 저절로 스케치 연습도 될 듯합니다. 취미 도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즐겁게 추천합니다.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집중력은 향상 시키면서도, 뇌는 쉬게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놀게) 해주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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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도하는가?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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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인이 기도합니다.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무섭게 열심히 기도하는 종교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기도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기도는 무엇이 다릅니까?"(5) 

기도를 처음 배운 것은 주일학교에서였습니다. 하나님을 부르고, 찬양과 감사를 먼저 올리고, 구해야 할 것을 아뢴 후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마무리를 하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오랜 신앙생활의 하며 기도의 형식을 배우고, 기도의 자세를 배우고, 기도의 종류를 배웠지만, 이방인(타종교)의 기도와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했습니다. <왜 기도해야 하는가?>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기도가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매섭게 선포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그동안 그렇게 뜨겁게 기도하는데도 부흥하지 못했던 이유, 응답을 받지 못했던 이유, 기도를 하면서도 신앙이 성장하지 못하고 마음에 기쁨이 없었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조정민 목사님의 <왜 기도하는가?>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데도 시대가 타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우리의 기도에 있다고 말합니다. 기도의 출발점이 빗나가면 우리의 신앙도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합니다. <왜 기도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뜨거운 기도, 열정적인 전도, 폭발적인 성장이 아니라, 우리는 왜 기도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때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어느 종교가 십자가를 구합니까? 어떤 종교인이 십자가를 지기 위해 기도합니까?"(41)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한 한 문장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왜 기도하는가?>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기도, 그 기도의 본질, 기도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종교는 십자가를 피하기 위해 기도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의 기도는 십자가를 지기 위한 기도여야 한다고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추구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기 부인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기도의 내용이 같을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어디에서 비롯됩니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새로운 정체성에서 비롯됩니다. 하나님 나라와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다른 기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276).

그런데 문제는 많은 교인들이 세상이 추구하는 것과 똑같은 것을 탐하고 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도가 바뀌지 않으니 내가 바뀌지 않고, 내가 바뀌지 않으니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세상 사람들이 구하는 것과 같은 구한다면,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기에 여전히 목마른 것입니다"(277).

<왜 기도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하나님은 누구신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내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심각한 질문이요, 신앙의 뿌리를 다시 점검하는 긴급한 일입니다. <왜 기도하는가?>는 우리의 기도를 뿌리째 바꾸어놓는 책입니다. 기도가 뿌리째 바뀐다는 것은 우리의 신앙이, 아니 바로 나 자신이 뿌리째 바뀌는 일입니다. 교회는 다니지만 하나님과 상관이 없고, 그리스도인이라 불리지만 구원에서 멀리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 거듭난 그리스도인인지 기도로 점검하십시오. 이 책이 그 일을 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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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표지 : 2종 중 랜덤) - 작고도 빛나는 삶을 위한 111가지 일상탐구서
체로키 지음 / 웨일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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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Quest) :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용자가 수행해야 하는 임무 또는 행동.

이 책은 삶을 일종의 게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이라는 게임 속으로 들어왔고, "어떤 사건, 어떤 인연,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다섯 개의 큰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다섯 개의 문은 각각 '일상', '나', '타인', '일', '세계'입니다. 다가오는 문을 하나씩 열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게임이라면, <퀘스트>는 각각의 문을 열 수 있는 "111개의 열쇠"입니다. 111개의 퀘스트가 미션처럼 주어져 있고, 이 퀘스트를 성실하게 수행한다면 행복을 찾아가는 '일상'의 문, 진실을 찾아가는 '나'의 문, 온기를 찾아가는 '타인'의 문, 날개를 찾아가는 '일'의 문, 신비를 찾아가는 '세계'의 문이 우리 앞에 열릴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작고도 빛나는 삶을  위한 111가지 일상탐구서 

작고도 빛나는 일상을 인생을 위해 <퀘스트>가 제시하는 일상의 '임무'들은 자기 계발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다만, 신변잡기 식으로 여러 아이디어들을 주워 담은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물었던 고대 현자로부터, 머나먼 길을 걸어오노 나그네로부터, 늘 그 자리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는 대장장이들로부터 만들어졌다"(4)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고, 이 책만의 가치입니다.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일상'의 게임(선택) 중에 <퀘스트>가 제시하는 열쇠 중 하나는 '걷기'입니다(26-27). 혼자 걷기, 느리게 걷기, 빠르게 걷기, 다르게 걷기, 함께 걷기 등이 미션처럼 주어진 것은 막연히 그것이 좋은 일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것은 현자들의 깨달음을 통해 얻은 귀한 열쇠입니다.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 니체

내가 말하는 걷기는 운동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두 다리가 어디론가 향하고 있을 때 사고의 흐름은 촉진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최고의 약은 바로 걷는 것이다.
- 히포크라테스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가장 이상적인 건강 증진 방법은 바로 걷기 운동이다.
- 헬리 솔로몬

1년 동안 활발한 걷기 운동을 하면 뇌의 헤마를 키워
기억 능력이 개선되고, 건강한 뇌가 된다.
- 커크 에릭슨 박사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는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는 걷는 게 더 좋다.
- 책 <동의보감>



사실 처음 책을 열어보고 살짝 당황했습니다. 아마도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설명, 조금 더 다양한 읽을거리를 기대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111가지 '퀘스트'를 체크하며 깨달은 것은, 여기 적힌 111가지 퀘스트는 '읽는 것'보다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쇠를 가졌으면 문을 열면 될 일입니다. 열쇠를 손에 쥐고 앉아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겠지요. 

<퀘스트>는 아주 사소한 차이가 마음을 바꾸고, 기분을 바꾸고, 일상을 바꾸고, 그래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샤워하며 콧노래 부르기"(31) 퀘스트가 있는데, 처음에는 영 어색해서 끝까지 즐기지 못하고 시도와 동시에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를 열고 닫는 그 시간은 늘 엄숙하고 진지하며, 급하고 고단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하루의 시작을 룰루랄라, 마음으로 연주하세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처럼"이라는 조언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시작이,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새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일상, 나, 타인, 일, 세계를 여는 <퀘스트> 중에 '일상'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세계'의 신비를 탐구하는 사소한 <퀘스트>에 더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타인과 일 중심으로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이어리처럼 늘 가까이에 두고 당장 실행 가능한 <퀘스트>부터 하나씩 지워나가볼 생각입니다. 마음을 살피고 가꾸기에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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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개그 레전드 500 -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김재화 지음 / 미래지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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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생 중 겨우 46일만 웃고, 무려 6년을 화를 내며 산다고 한다(189).
웃고 싶어도 웃을 일보다 화나는 일이 더 많아서 일까요? 좋은 하는 이성상이나 바라는 배우자감을 물었을 때, 재밌는 사람, 웃게 해주는 사람이 높은 순위에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사랑을 고백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도 "평생 웃게 해주겠다", "많이 웃으며 살게 해주세요"라는 말이 사랑 고백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재개그 레전드 500>은 웃음을 선물해주는 책이요, 사랑을 선물해주는 책입니다.


'아재개그'는 그다지 복선이 없고, 기막힌 반전도 없는 단순한 스토리에 동음이의어의 언어유희 틀에 의존하는 개그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유머는 모두 이런 '말장난'에서 시작합니다(5-6).
아재개그에 박장대소를 터뜨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피식' 하고 웃고 마는 것이 아재개그이기도 합니다. 약간 허무하고, 그래서 다소 썰렁하기도 한 웃음을 유발하는 '말장난'이라 다소 낮춰 부르는 말로 '아재개그'라고 하지만, 하나의 장르로 발전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썰렁해서 싫다는 사람도 더러 보았지만, 아재개그에 한 번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보내기 싫으면? 
       
가위나 바위를 낸다
오락실을 지키는 수호신 용 두 마리는?
       일인용과 이인용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사람이 가장 믿는 신은?
       자기 자신
절대로 울면 안 되는 날은?
       중국집 쉬는 날

오렌지를 먹은 지 → 
얼마나 오렌지
우럭아 왜 → 우럭
나 말리지 마 → 나 건조한 거 싫어

참새 이야기
참새 한 마리가 달려오던 오토바이에 부딪히면서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마침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본 행인이 참새를 집으로 데려와 치료를 하고 모이를 준 뒤 새장 안에 넣어두었다. 
한참 뒤에 정신이 든 참새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젠장! 내가 오토바이 운전사와 부딪히면서 그 사람이 죽은 모양이군. 그러니까 이렇게 철장 안에 갇힌 거지."


훌륭하고 아름다운 감정, 웃음(155)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아재개그 레전드 500>에 관심을 가진 것은 소그룹 모임 때문입니다. 소그룹 모임을 인도할 때, 적절한 유머를 사용하면 긴장을 풀어주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완화되기도 합니다. 아재개그 몇 가지를 알고 있으면 분위기를 전환하거나 주의를 집중시킬 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재개그 레전드 500>은 제목처럼 새로 나온 아재개그를 소개해주기보다, 지금까지 알려진 아재개그 중에 베스트라고 할 만한 것을 모았습니다. 재치 있는 말장난에서부터 콩글리시 아재개그, 그리고 '참새 시리즈', '최불암 시리즈', '덩달이 시리즈', '사오정 시리즈'처럼 마음 편히 웃을 수 없었던 우울한 시대에 사회와 정치적 풍자를 담아 우리를 웃게 해주었던 시리즈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웃음은 행복한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이길 힘을 주는 에너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빚으신 창조주는 잘 웃는 분이 아니실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웃을 때가 가장 창조주를 닮을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놀이도 전략이다>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인생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않았어야 하는 건데" 하는 것입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일상, 삶의 활력을 위해 아재개그 하나둘쯤 알아두는 것도 세상을 가볍고 즐겁게 하는 지혜일 듯합니다. 더 열심히 웃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족처럼 한마디만 더 덧붙이면, 이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아재개그에 익숙해지면 아재개그를 직접 창조하는 수준까지 이를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생깁니다.)

오직 '사람'이라는 생물체만이 웃는다. 일찍이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말했다. '인생이 지나치게 엄숙할 때 웃음을 통하여 긴장을 풀어야 하고, 인생이 지나치게 가벼울 때 품격 높은 웃음으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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