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분노하는가? - 분노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길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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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습니까?

요즘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이 인기입니다. 세계가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그들이 노래를 통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도 "Am I wrong"이라는 노래를 듣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 세대에 경종을 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상적인 노랫말을 정리하면 대충 이렇습니다. "귀가 있어도 듣질 않어 / 눈이 있어도 보질 않어 / 다 마음에 물고기가 살어 / 걔 이름은 Selfish Selfish / 우린 다 개 돼지 화나서 개 되지 / 미친 세상이 우릴 미치게 해 / 온 세상이 다 미친 것 같아 끝인 것 같아 / 그 증오가 아무렇지 않다면 / 넌 정상 아닌 게 비정상 / 어디로 가는지 세상이 미쳐 돌아가네." 이기심에 물든 채 분노와 증오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정말 잘 그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분노하는가?>는 건드리면 '화'가 툭 튀어나오는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데이트 폭력에, 묻지마 살해에, 남성 혐오 여성 혐오 등 각종 혐오에, 걸핏하면 분노를 쏟아내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사회 전체가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왜 분노하는가?>는 이처럼 분노에 사로잡힌 사회를 통찰하며 성경 인물들을 통해 분노를 왜 처리해야 하는지, 분노를 끊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요셉은 억울하게 애굽으로 팔려가 오랫동안 노예생활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분노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는지, 모세는 여러 번 극심한 분노를 쏟아내는 모습을 보이는데 하나님은 어찌하여 그를 온 땅에서 가장 온유한 사람이라고 인정하셨는지, 사사시대 에브라임 지파의 분노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지, 분노조절장애를 보이는 삼손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분노 사회의 진짜 문제점은 그리스도인들의 분노에 있음을 일깨웁니다.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분노해야 할 일에는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일에는 분노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분노 사회를 분석했다는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 할 일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나아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거룩한 분노를 품으라고 호소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 분노를 가라앉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마땅히 품어야 할 분노를 품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외칩니다. 

분노를 해결하지 못해 지옥을 사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노가 한이 되어 마음의 병을 앓고,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예배드리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노를 처리하는 것"(21)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분노는 무서운 것이며, 반드시 처리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용서하라는 말로, 털어버리라는 말로 화를 더 돋구지 않습니다. 내 안에 들끓는 그 분노의 원인을 성경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며, 분노 사회 안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절절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십자가로부터 흘러나오는 예수님의 보혈에 다시 한 번 나의 마음을 담그며, 그 정결한 그릇 안에 하늘로부터 부어지는 거룩한 분노가 가득 채워지기를 기도하게 만들어줍니다. 시대적인 사명이 무엇인지 알기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쉽고 재미있지만, 경종을 울리는 책입니다. 








분노를 왜 처리해야 하는가?
분노를 처리하지 않으면 죄가 그 문으로 들어와
나를 압도하고 장악하기 때문입니다.
분노를 처리하지 않았을 때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가인은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아우를 살해했습니다(19).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문제가 무엇인가?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 분노하는 것입니다(63).
오늘날 한국 교회의 문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
예수님을 위해 분노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문제입니다(64).
그리스도인은 남다른 분노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때문에 분노하고 동족 때문에 분노하고 
이웃 때문에 분노해야 합니다.
이제 남은 생애 동안 무엇을 위해 분노하며 살 것인가
생각하며 결단했으면 좋겠습니다(68).


분노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 할 일은 무엇인가?
여기에 십자가가 놓여야 합니다. 
도무지 끊을 수 없을 것 같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십자가로 끊어야 합니다.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 날마다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증오심과 이기심, 들끓는 분노를
십자가를 못 박는 것입니다(102).
우리가 예수님처럼 침묵으로 이 시대의 광기에 맞설 때 
곳곳에 들불처럼 번지는
분노의 광기도 사그라들 수 있을 것입니다(119).
그리스도인은 … 깊은 통찰력으로
분노를 가라앉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120).


말씀에 근거한 믿음으로 분노하라!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것도 
중세 교회가 성경에 무지한 무리를 현혹해
그 영혼을 도둑질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분노할 일이 무엇인지
세례 요한게서, 마틴 루터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사람들의
영혼이 누군가에 의해 피폐해지고 있다면 
분노해야 합니다.
그 영혼을 도둑한 그 누군가로부터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 분노해야 합니다(146).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과
'하나님은 날마다 진노하신다'는 말은
동일하게 양립하는 말입니다. 
사랑은 질적으로 분노와 에너지가 같습니다.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분노할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해야 합니다(179).
어떻게 해야 주님처럼 분노할 수 있을까요?
주님처럼 사랑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습니다(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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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여행하는 소녀 - Girl's daily life coloring book, 노보듀스 컬러링북
노보듀스 지음 / 조선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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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도 함께 곱게 물들겠지요.

반복되는 업무에 지치다 보면, 텅 빈 카페에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창가에 앉아 있는데 마침 비가 내리면 더 좋겠고, 스피커를 쿵쿵 울리는 음악과 향긋한 차와 케이크 한 조각, 그리고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듯합니다. 비가 오는 날은 비가 와서, 햇살이 좋은 날은 햇살이 좋아서, 하늘이 예쁜 날은 하늘이 예쁘다는 핑계를 대며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는 소녀 감성이 흘러넘치는 컬러링북입니다. 소녀의 느긋하면서도 경쾌한 일상의 한순간을 포착한 작품들인데, 그림뿐만 아니라 채색도 예뻐서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떨어지는 봄꽃에 넋을 잃고, 짝꿍과 단둘이 빈 교실에 남아 수다를 떨고,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겨울 눈송이에, 봄바람에, 느긋한 오후에, 비 오는 거리에, 낙엽 지는 가을에, 음악에, 신비로운 꿈에 취해 있다 보면, 어느새 이 소녀의 일상처럼 나의 일상도 낭만적인 감성으로 물들어갑니다.






자, 그럼 책을 펼치고 색연필을 골라봐요.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반드시 그대로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를 따라 색연필뿐 아니라, 디지털 채색, 수채물감, 연필, 펜 드로잉 등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가장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색연필부터 도전해보았습니다. 색연필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참고할 수 있는 예쁜 샘플이 있으니 색을 입히는 작업이 훨씬 쉽고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몇 작품 색을 입히다 보니 음영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감성적인 효과를 내는 방법을 알 것도 같았습니다. 역시 모방은 좋은 선생님입니다. 배울 수 있다면 디지털 채색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소녀는 오늘 어떤 하루를 여행하게 될까요?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답니다.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를 색칠하고 있으니 주변에서 '와우-' 하는 탄성과 함께 관심을 보입니다. 제가 색칠을 잘 해서가 아니라,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가 그저 예쁘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감성과 느낌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뜻하면서도 애틋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가 사람들의 시선과 마음을 잡아당깁니다. 

<일상을 여행하는 소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는 것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이 되고, 그런 일상이 쌓여 우리의 인생이 된다는 것을 말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특별할 것 없이 보이는 순간들을 그저 흘려보내지 말고 곱게 물들이라고 말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소녀는 오늘 어떤 하루를 여행하게 될까요?"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답을 알려주지요.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답니다"라고. 나의 한순간도 이처럼 곱게 물든 예쁜 여행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이 책에 색을 입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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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모험 - 표상문화론 강의
고바야시 야스오 지음, 이철호 옮김 / 광문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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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의 목표는 역사입니다. 회화의 역사 자체가 질문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 화가가 진정으로 창조적이라면, 반드시 그전까지의 모든 회화의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이고, 또 그 받아들임을 통해서 그전까지는 없었던 '회화의 가능성'을 세상에 끌어낼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창조적인 화가는 그전까지의 모든 회화의 역사를 통해 다시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듣고, 거기에 독자적인 방식으로 대답할 수 있는 것입니다. … 회화의 역사가 갱신되고 구성되는 것은 그러한 실천적인 사고를 통해서입니다"(33).

이 책은 서양 미술사 강의,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탈리아 르네상스 전후부터 시작된 서구 회화 '역사'에 대한 강의입니다. 약 700년간의 서구 회화 역사를 탐구하며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회화의 역사가 '갱신'되고 '구성'되는 변이의 과정, 즉 그 변이의 '동기'와 '원인'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를 더 단순화하면, '서구 회화의 역사 운동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고, 이를 통해 독자는 '회화를 이루는 존재'가 어떻게 새롭게 바뀌는지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여야만 할 것 같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책은 읽어내기 꽤 까다로운 전문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는 감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도교대학의 '표상문화론'이라는 '어마무시한' 강의를 (책을 통해) 직접 듣는다는 어떤 '긍지'와 비슷한 호기심이고, 다른 하나는 나(일반 독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강의라는 좌절감입니다. 

"그것은 아카데미라는 권위 있는 체제가 붕괴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지배적인 회화와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화가가 각각의 '회화 철학'을 탐구해야만 합니다. '회화는 어디서 왔는가, 회화란 무엇인가, 회화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20세기 회화의 격률입니다. 회화가 스스로를 다시 정의합니다. 화가는 화가로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학자'가 되어야만 한다라는 뜻입니다"(306).

이 책을 알려면 <표상문화론>이란 무엇이며 <표상>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터인데, <회화의 모험>은 그 부분에서 그리 친절하지 않다 싶었는데, 을 읽어보니 이 책이 말하는 모든 내용이 바로 <표상문화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화의 역사가 갱신되고 구성되는 700년 간의 <회화의 모험>은 "회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공간에서의 사건"이 어떠한 역동의 과정을 거쳐 "이제 3차원의 공간을 속임수 그림처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독자적 기능을 갖춘 독특한 표상체임을 오히려 노골적인 방법"(334)으로 드러내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솔직히 <표상문화론>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했다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지만, <표상문화론>의 관점으로 그림을 보니 해석이 더 풍부했졌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예를 들면, 지오토의 <애도>라는 작품에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그림에 대한 눈을 새롭게 열어주는 듯 했습니다. "표상의 중심은 예수와 마리아가 아니라 그들의 두 얼굴 사이에 가까운 거리감, 바로 그 공간에 있는 것이며, 그것에 회화의 의미가 동적으로 수렴되어 갑니다. 가까운 거리감이지만, 그것은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거리감, 삶과 죽음을 가르는 거리감이며, 그것이 바로 비애이자 통곡을 나타냅니다"(49).

또 다른 예를 들면, '사진'이라는 새로운 표상 기술과의 치열한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 (인상파) 회화가 어떻게 스스로를 갱신했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회화는 (스스로 부정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표상을 산출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른바 각각의 화가가 각각의 방법으로 인간에게 표상이란 무엇이며, 그 '완성'이란 무엇인가를 대답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 완전히 감각적인 방법으로, 그러나 다양한 '철학'이 실천되고 있습니다. 그것에 전율할 만한 감각을 지니지 않고 모더니티 회화를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단언해 두겠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표상이라는 차원에서 '기계'에 대항하며 '인간'을 어떻게 다시 정의하고, 또다시 확보할지에 관한 중대한 질문이 타오르고 있는 것입니다"(257). 이런 설명과 함께 "결코 환원될 수가 없는 살아 있는 시간"(263)을 포착한 모네의 <개양귀비꽃>을 보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감상이 느껴집니다. 

평범한 일반 독자로서 소화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강의'였지만, 그림이 조용하지만 격렬하게 아찔할 정도로 광대하게 어떤 '모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그 역사)을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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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제자도 - 내 안에 충만하신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삶
마이클 웰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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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제자도가 성행하다!

교회 안에서 '열심'이 있다고 하는 성도들치고 제자훈련 한 번 안 받아본 성도는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제자훈련은 교회교육의 필수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늘의 제자도>는 교회 안에 뒤틀린 제자도가 성행하고 있다고 큰소리로 꾸짖습니다. 저자는 그런 제자도를 "세상적인 제자도"라고 구분합니다. 

"세상적인 제자도는 제자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만들어 내고,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지 강조한다. 세상적인 제자도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창 2:17)에서 비롯한다. 인간의 육신을 부추겨 개인의 노력과 성취에 소망을 두게 한다. 하지만 이는 예수님의 길이 아니다. 이런 제자도는 계속해서 '한 가지 더'를 요구할 뿐이며, 많은 이들이 거듭되는 요구를 달성하다 결국 지치고 만다"(13).

이 책은 제자도를 크게 '세상적인 제자도'와 '하늘의 제자도'로 나누어, 하늘의 제자도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세상적인 제자도가 제자의 기준, 제자로서의 할 일이나 훈련을 강조한다면, 하늘의 제자도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행하시는 역사를 강조합니다. 세상적인 제자도는 우리가 노력해서 도달해야 할 어떤 고지에 주목하게 한다면, 하늘의 제자도는 오직 예수님에게만 우리의 시선을 고정하게 합니다. 세상적인 제자도가 경험이나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하늘의 제자도는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적인 제자도는 제자들의 행동을 판단하는 규칙에서 출발한다면, 하늘의 제자도는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깊이 깨닫는 데서 출발합니다. 








"예수님과의 친밀함이 치유하지 못할 것은 없다"(58).


어거스틴은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했습니다. <하늘의 제자도>가 이 말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가르치는 세상적인 제자도와 하늘의 제자도의 차이는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어디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가, 우리의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세상적인 제자도가 완벽한 제자로서의 나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그런 나를 사랑하게 한다면, 하늘의 제자도는 나를 사랑하는 사랑의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그러한 하나님을 사랑하는 관계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줍니다.

이 둘은 삶의 방식에 있어서 천국과 지옥 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죄와 정욕을 멀리하고자 하는 것은 거룩한 내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거룩한 삶을 받을 자로 지음받았음을 깨달았기"(39) 때문입니다. "다만 죄를 짓거든 네 영이 살아 숨 쉬고 있는지 가만히 살펴봐. 네 영이 살아 숨 쉬지 않는다면 그 일을 그만둬야 해. 나는 평생 네게 그리스도를 가르쳤다. 이제 생명 자체가 너를 가르치실 거야"(40). 

다시 말해, <하늘의 제자도>는 제자도란, 이것은 하고 저것은 하지 말라는 행동 리스트를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며 주님으로 인해 사는 것임을 거듭거듭 강조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누리라"는 저자의 표현을 묵상할수록 오랜 결박이 풀려지는 기분입니다. 

<하늘의 제자도>는 우리 안에 불꽃을 일으키는 책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불꽃말입니다. 특별히 이 책은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은 갈망으로 충만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라 괴로운 제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의무'에 눌려 있는 모든 성도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하늘의 제자도>는 하나님께 헌신하는 방법을 '제자도'라는 이름으로 알려주는데, 그것은 오직 예수님 자체를 추구하는 것이며, 오직 예수님 자체를 추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우며, 자유하며, 기쁜 길인지를 독특하면서도 아름답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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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생각 사전 - 삶이 어떠해도 이겨내는 한 줄의 힘
김영환 지음 / 행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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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미할수록 뒷맛 깊은 보이차처럼 히브리 속담 또는 유대인의 잠언에는 짧지만 끝나지 않는 여운이 있다. 냉정한 듯 따뜻하고, 고통스러웠지만 늘 유머를 잃지 않던 유대인들의 생각과 철학을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압축해 놓았기 때문이다"(머리말 中에서).

똑같은 환경과 상황 속에서도 좀 더 유연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생각의 여유가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네 삶이 한평생 지식을 채우기에 급급한 삶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살아보니 진짜 중요한 것은, 정말 강한 힘은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비밀을 알았던 민족이 '유대인'들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유대인 생각 사전>은 유대인들의 잠언은 모아 놓은 책입니다. 이곳에 수록된 다양한 유대인 잠언들은 "유대인 공동체의 넓고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혜'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민족인 유대인들의 사고방식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어, 생각을 훈련하고 마음을 단련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은 몹시 힘든 기술이다. 그것을 연습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도 없다"(142).

잠언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짧고 간결한 문장 안에서 마르지 않는 샘처럼 무궁한 지혜를 건져올릴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간결해서 암기하기 좋다는 것도 큰 매력적이죠. 또한 짧은 문장이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에, 자꾸만 자꾸만 생각 속에서 되뇌게 되는데 그렇게 되뇌는 과정이 바로 사색을 훈련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대인들의 철학과 세계관의 기초를 볼 수 있는 <유대인 생각 사전>을 읽으며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은, 유대인들이 마음을 지켜온 방식이었습니다. 긍정적인 삶의 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 나누고 베푸는 삶의 아름다움 같은 것들은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소리 없이 강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경이와 기적이 가득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작은 손으로 눈을 가리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다"(196).

<유대인 생각 사전>은 주제별로 분류하여 유대인들의 잠언은 모아놓은 책이기 때문에 속담 사전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곳을 펼쳐 읽어도 무방하고, 지혜가 필요한 상황에 따라 주제를 찾아 읽어도 좋습니다. 쭉 읽어내려가도 좋지만, 성경구절을 묵상하듯 한 문장씩 마음에 품고 생각을 키워도 좋을 책입니다. 큰 임팩트는 없을 수 있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와 크기가 달라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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