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과 제자도 - 앤드류 머리의 Echo Book 6
앤드류 머리 지음, 임은묵 옮김 / 샘솟는기쁨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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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먼저 여호와를 앙망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일이고, 하나님을 사모함이 사역의 뿌리이며, 그 열매가 사역이라는 교훈입니다"(13).

많은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일에 대한 사모함이 생깁니다.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고,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역사에 동참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이것을 "은혜받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보통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일을 통칭하여 '사역'이라고 부르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사역자'라고 부릅니다. 

앤드류 머리의 <사역과 제자도>는 사역자가 사역자를 세우도록 돕는 책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모두 하나님을 섬기는 '사역자'로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강하게 일깨우며, 사역자가 해야 할 일은 또 다른 사역자를 세우는 일이며, 그러한 사역이야말로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를 성경(말씀) 안에서 뜨겁게 깨닫게 해줍니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사역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법칙입니다"(28).

<사역과 제자도>가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 중 하나는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만의 방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비밀을 깨닫는 것에 사역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역과 제자도>는 
"사역이 많아질수록 사역은 더 많이 실패할 것"(52)이라고 경고합니다. 사역은 얼마나 일을 많이 하는가, 심지어 얼마나 일을 잘 하는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역과 제자도>가 계속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모함이 사역의 본질"(14)이라는 것입니다. 사역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은 사모하는 교회를 통해 "친히"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예수님보다 "더 큰일도 하리라"고 하신 약속의 비밀입니다. 

<사역과 제자도>를 통해 하나님 안에 더 친밀하게 머물 수 있는 비결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며 여러 가지 사역을 일으켜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마치 이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을 이루는 것은 내가 할 것이다. 너만 나만 바라보라"고 말씀해주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더 많은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모함이, 하나님과 더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것이 매일의 중심이 되었고, 하나님을 사모함이 사역에서 드러나고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더 알아가는 것을 더욱 소망하게 되었고, 선한 일을 하는 헌신된 사역자를 세워가는 것이 사역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역과 제자도>는 총 30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챕터 당 분량은 5-6 페이지 정도입니다. 매달 매일 아침 한 챕터씩 읽고 묵상하며 

사역에 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사역자가 세워질 때 필독 도서로 정하여 함께 나누기에도 좋은 교재입니다. 사역의 본질을 잃지 않고 주님이 부르신 푯대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해줄 사역자의 '나침반'과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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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 법칙 - 2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
리처드 코치 지음, 공병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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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토의 법칙, 파레토의 원리, 80/20 규칙, 최소 노력의 원리, 불균형의 원리"(22) 등으로 불리는 80/20 법칙은 전체 노력의 20%에서 전체 성과의 80%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을 잘 하는 20%의 사람이 전체 성과의 80%를 만들어내고, 20%의 시간이 80%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투입의 20%가 성과의 80를 낳고, 원인 가운데 20%로부터 결과의 80%가 도출된다고 적용해볼 수 있겠습니다. 

80/20 법칙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중요한 시사점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해서 칭찬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살면서 경험적으로 깨닫는 쓰라린 진실 하나는 노력이 우리를 배신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80/20 법칙은 열심히 살았다는 것만으로 스스로 위안 삼지 말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80/20 법칙은 노력에 배신당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 <80/20 법칙>은 80을 만드는 20일이 시간 관리나 인맥 관리에도 통용될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도 꿈을 성취하는 데도, 행복을 선택하는 데도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생활 환경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경험지들이 늘어나면서 사람이든, 시간이든, 취미이든, 일이든, 무엇엔가 하나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지고, 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충만한 삶이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하는데, 이 책은 오히려 그 모든 잡다한 것들을 덜어내고 80%의 성취를 가져다주는 20%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삶을 단순화시켜 준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행복이나 성취의 80%를 가져다주는 20%의 활동을 찾아낸 다음에 그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 <80/20 법칙>은 2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입니다. 그동안 우리에게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있다면, 우리가 80/20 법칙을 적용하여 몰입해야 할 20%를 찾아내어도, 그 20%가 다시 80 vs. 20의 구조로 재편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간관리나 라이프스타일 80/20 법칙은 실생활에 꽤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사람 관리, 인맥관리에서 집중해야 할 20%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저의 삶의 철학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긴 합니다. '효율'(성공)에만 집착하는 삶이 꼭 똑똑한 삶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나의 즐거움에만 집중하는 삶이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삶에서 덜어내야 할 것, 좀 더 단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준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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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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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스토커가 있어요." (패트릭)
"어떻게 내가 존재한 적도 없다는 듯이 새로운 여자를 만날 수가 있죠?"(사스키아)"당신을 이해해요. 정말이에요. 정말로 어떤 마음인지 알아요."(엘런)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는 새로 사랑을 시작하려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스토킹하는 옛 여자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스토킹하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호기심을 느끼는 여자의 사랑과 상처와 치유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3년 동안이나 헤어진 전 여자 친구의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는 패트릭은 그 때문에 엘런과의 새로운 관계가 방해를 받을까 봐 걱정입니다. 패트릭과 정말로 사랑을 하고 싶었던 엘런은 패트릭을 스토킹하는 옛 여자 친구의 존재 때문에 마치 두 사람 사이에 시청자가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녀의 존재에 강한 호기심을 느낍니다. 패트릭하고 끝났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행동하는 패트릭을 용서할 수 없는 사스키아는 여전히 자신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패트릭에게 알리고 싶어 합니다.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는 패트릭의 새 여자 친구가 궁금해서 미치겠는 사스키아와, 그런 사스키아의 존재가 궁금해서 미치겠는 엘런의 심리가 교차되는 가운데, 사랑과 이별과 결혼과 임신에 대한 여성들이 심리가 정교하게 수놓아진 작품입니다. 


"한 사람과 아주 친근한 관계를 맺고 매일같이 함께 자고 일어나고 주기적으로 엄청나게 사적인 일들을 함께하다가, 갑자기 그 사람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어디에서 사는지,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지난주에는, 작년에는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는 사이가 되다니"(38).

최면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엘런은 스토킹을 당하는 패트릭이 아니라, 끝나버린 옛사랑을 떨쳐내지 못하는 사스키아의 마음이 더 이해가 갑니다. 이미 끝나버린 관계이지만 그녀도 여전히 옛 남자친구들과의 기억을 수시로 떠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패트릭에게 전혀 새로운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헤어진 전 남자 친구와 패트릭을 비교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뜨겁게 사랑했던 기억은 이별 뒤에도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니까요. 후유증 같은 것입니다. 

<당신에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는 사랑이 갑자기 끝나버렸을 때 겪을 수 있는 극심한 통증을,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사람을 미치게도 할 수 있는 상실감을, 그 통각이 피부가 아니라 눈으로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섬세하고 강렬하게 그려냅니다. 끝나버린 사랑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사스키아는 그 사랑을 쓰레기통에 처박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감정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의 가족들과의 관계까지 잃어야 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은 이제 그의 과거 속으로 사라져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패트릭만 돌아온다면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 회복될 수 있다는 환상 때문에 그녀는 재결합의 꿈을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더 멋진 남자를 만나 더 멋진 사랑을 하는 복수를 꿈꾸는 대신에 말입니다. "거부당한 스토커는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연인일 때가 많다. 스토커는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는 소망과 복수를 하고 싶다는 아주 복잡하고 불안한 감정에 휩싸여 있다"(98).


사랑, 자기최면일까? 

왜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토록 변덕이 심하여 우리로 하여금 이토록 미쳐버리게 만들까요? 진짜 사랑을 모르면서도 나는 사랑에 빠졌다는 착각이, 자기최면이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사랑이라는 자기최면이 갈수록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금세 사랑에 빠졌다 금세 최면이 풀리는 일이 우리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스키아는 "패트릭이 내게 그의 아내 역할을 서서히 그만두고, 잭의 엄마 역할을 서서히 그만두게 해줬다면, ... 그저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해줬다면, 나는 두 사람을 떠나보냈을 거야"(361)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녀도 자신의 상실감만이 아니라, 이별을 원하는 패트릭의 마음을 배려해주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데이트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사랑할 때도 이별할 때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는 리안 모리아티의 매력이 여전한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녀와의 세 번째 만남인데, 이제는 조금 지칩니다. 너무나 쉴 새 없이 말을 잘해서 말합니다. 처음엔 거침없는 호흡으로 풍성하면서도 날카롭게 뱉어내는 그녀의 이야기가 좋았는데, 이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천천히 축약해서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아주 미치고 만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

"미친 사랑 때문에 완전히 미치지 않으려면   
이별할 때도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
-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를 읽고 느낀 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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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수학자 - 캔버스에 숨겨진 수학의 묘수를 풀다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광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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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數)를 가지고 남자와 여자를 그렸다!"

"아름다우면서도 해부학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인체"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뒤러가 1:1.6의 황금비에 빛나는 8등신의 <아담>과 <이브>를 그린 뒤 한 말이라고 합니다(76). 수학을 못하면 대학만 못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르네상스시대를 선두에서 이끌었던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는 "기하학을 모르면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다"(5)고 했답니다. 수학을 모르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없다는 사실뿐 아니라, <미술관에 간 수학자>는 그림을 꼭 직접 그리지 않더라도, 수학을 알면 그림이 더 잘 보인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는 예술 작품 속에 투영된 수학의 세계를 아름답게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그림 속에 녹아 있는 수학의 세계를 흥미롭게 풀이해주는데, 수포자인 제게는 수학적 설명이 여전히 넘기 힘든 문턱(사실 문턱 정도가 아니라 장벽 수준입니다만)이었지만, 수학의 세계가 아주 정교하게 그림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즐거운 감상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 설명은 대표적인 원근 착시를 보여준다는 마그리트의 <유클리드의 산책>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는 "아무리 연장해도 절대 만날 수 없는 직선"을 평행선이라고 정의했는데, 마그리트는 원근법을 이용하여 유클리드의 정의가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표현했다"(33)고 합니다. 그림을 처음 봤을 때는 2개의 원뿔 모양의 탑이 그려진 줄로만 알았는데, 이 책을 설명을 듣고 보니 2개의 원뿔 모양의 탑이고 생각했던 그림은 사실은 원뿔 모양의 탑과 그와 쌍둥이처럼 닮은 도로였습니다. 화가는 "평행선으로 이뤄진 도로도 원뿔처럼 한 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이렇게 그렸다고 합니다. 그림을 통해 자기 방식으로 수학자에게 말을 거는 화가 마그리트가 재치 있고 유쾌해 보입니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는 캔버스에 숨겨진 그림 감상에, 기발하고 즐거운 수학적 상상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알갱이 역학' 중에서 '멈춤각'이라는 것이 있는데, 고대인들이 바벨탑을 쌓을 때 이 각도를 알고 있었다면 바벨탑은 무너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상상입니다. "멈춤각은 창조주가 설계한 자연의 성질이므로 아무리 창조주라고 하더라도 멈춤각을 지켜서 쌓은 탑을 무너트리지는 못했을 것이다"(37). 또한 '성경 속 대홍수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수학자의 상상력도 흥미롭습니다. 40일 동안 내린 강수량을 시간당으로 구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홍수가 나고, 다시 물이 빠지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지구 전체를 덮는 대홍수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입니다(230-233). 저자는 이러한 수학적 상상력을 '별난 수학자의 위트 정도'로 읽어달라고 하는데, 성경의 기록을 진리로 믿는 한 사람의 성도로서 여기에 숨은 신의 비밀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를 읽으며 수(또는 수학)는 신의 언어, 우주의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습니다. 예술은 창조 세계의 성질과 질서와 조화와 균형이 수학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것을 꿰뚫어보는 그림의 언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가를 깨닫고 새삼 더 놀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자는 화가들"이라는 이 책의 명제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수학과 친하고 수학을 잘 하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이 더욱 흥미롭게 읽힐 것입니다. 더불어 수학과 친해지는 데 그림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학과 사이가 나쁜 친구라 할지라도 수학의 아름다움, 수학의 정교함, 수학의 매력, 수학의 위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 때문에 수학과 더 친해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림과는 확실히 더 친해졌으며, 수학이 더욱 근사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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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 - 현대 세속주의를 의심하다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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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없는 삶에 말을 걸다!"


이 세상은 우연한 빅뱅의 산물이며, 과학적 지식이 최고의 지식이고, 인간은 물리적 존재일 뿐이며, 죽으면 존재가 소멸되고, 사랑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감흥은 신경화학 사건에 불과하며, 생명(존재)은 무의미한 파편일 뿐 어떠한 형이상학적 목적도 있을 수 없으며, 합리적인 이성이 내리는 결정과 선택 외에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옳고 그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은 신에 대한 믿음을 비이성적인 맹신으로 취급하곤 합니다.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이러한 생각에 대해 "과연 그러한가?"라는 도전을 던지는 책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과학이 종교에 반한다고 생각하지만, 종교에 대해, 특히 기독교 신앙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적대감을 쏟아놓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아니라, 철저한 세속주의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과학 대 신앙(종교)의 싸움이 아니라, 신앙(무신론) 대 신앙(유신론)의 싸움입니다.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무신론과 유신론이 충돌하는 전장의 한복판에 서 있는 책입니다. 전장의 한복판이라고 해서 일방적이고, 무분별한 총질(비난과 논쟁)을 일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한복판에 진지한 성찰과 성숙한 토론이 가능한 열린 대화의 장을 펼쳐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팀 켈러 목사님은 "신의 존재나 초자연 세계에 회의적인 사람을 위해 매주 토론장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결실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복음은 시의성을 잃었다"고 단언하는 사람들에게, 사회가 근대화될수록 종교는 쇠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단이었음을 보여주며 여전히 종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이유를 파고듭니다. "신을 믿는 믿음은 세계 인구 5명 중 4명에게 진지한 현실이며, 가까운 장래에도 계속 그럴 것이다"(23).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자신은 종교의 허상 따위에는 빠지지 않는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확신'하는 이들에게, 그러한 믿음의 뿌리, 즉 자기 삶의 기초를 진중하게 다시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무신론적 믿음이 '명확한 증거'와 '이성'을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러한가에 의문을 던집니다. "종교에서 세속주의로 옮겨 가는 일은 신앙을 버린다기보다 새로운 신념 체계와 새로운 신앙 공동체로 갈아타는 것이다"(50).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세속주의자나 신앙인들이나 모두 그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 증언들, 철학, 연구 등을 통해 이성만으로는 인간의 본질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 인간의 삶이 어떠한지는 말해 줄 수 있어도 어떠해야 하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는 것, 자유, 양심, 인권, 민주주의의 정의와 사랑이라는 현대의 이상은 모두 성경의 가르침에 빚지고 있다는 것 등을 밝히며, 세속주의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간 삶의 많은 경험들에 기독교가 어떻게 답이 될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논증해나갑니다.

"니체의 요지는 이것이다. 당신이 만일 신을 믿지 않는다면서 만인의 권리를 믿고 모든 약자와 빈민을 돌봐야 한다고 믿는다면, 스스로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당신은 여전히 기독교 신념을 고수하는 것이다. 예컨대 삶의 한 부분이고 인간의 본성에 뿌리박고 있는 사랑과 폭력 중 하나는 선하다고 취하고, 하나는 악하다고 버려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둘 다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런 선택의 기준은 어디서 왔는가? 신이나 초자연 세계가 없다면 그런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73).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진지하게 삶의 이유와 의미를 찾는 자들에게 기독교의 믿음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탁월한 기독교 변증서입니다. 이 시대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손꼽히는 라비 재커라이어스가 다루는 변증의 내용들과 상당 부분 맥이 통하고 있습니다. 라비 재커라이어스의 책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변증된 내용들이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서로 보완적인 측면이 강하기 떄문에, 상당히 철학적이고 견고한 논리로 풀어가는 변증서를 읽어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을 감안하면, 팀 켈러와 라비 재커라이어스의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은 탐구(독서) 방법일 듯합니다. 

(특히)
내가 '지어낸' 삶의 의미는 왜 덜 영속적일 수밖에 없는지, 왜 제약을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 진짜 자유인지, 자아는 왜 인생 최대의 확고부동한 사실인 죽음을 통합하거나 의미 있게 해석할 수 없는지, 스스로 인정해서는 정체성을 얻을 수 없으며 정체성은 왜 상당 부분 타인에게서 와야 하는지, 하나님 앞에서의 내가 왜 진짜 자인지, 그 이유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기를 권합니다.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구도자와 회의론자들을 대화의 장으로 초대하는 기독교 변증서이지만, 기독교 신앙인들에게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데,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벅찬 전율이 우리 영혼을 휘감을 것입니다. 확실히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합니다! "신을 믿지 않을 때보다 믿을 때 인생이 더 이해된다"(46)는 이 책의 명제를 꼭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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