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의 경영 블로그 -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자기경영의 결정판
동시야 지음, 김수연 옮김, 정쯔 그림 / 미다스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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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사상의 정수를 만나다!


역시 중국이다. 평소 존경하는 석학으로 피터 드러커의 이름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는데,중국에서도 그의 영향력이 컸나보다. 피터 드러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인민대학교 출판부에서 ’피터 드러커 100주년 기념 특별판 인민대학교 편집위원회’를 구성하였다고 한다. 피터 드러커의 권위자를 주임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모였고, 대표집필은 중국내 젊은 피터 드러커 전문가로 이름이 높은 인민대학교의 동시야 선생이 맡았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책이 바로 <피터 드러커의 경영 블로그>이다.

역시 중국이라는 말로 시작한 것은, 중국에서 출판된 책들을 만날 때마다 ’배움’에 참 거침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경영학’을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던 피터 드러커에게 배운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사회의 기업경영, 그 뿌리를 배운다는 말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이나 글의 내용을 보면, 그들이 밝힌 기획 의도대로 ’가볍고, 즐겁게, 알차게’ 읽을 수 있는 ’피터 드러커 에센셜 특별판’이라는 설명에 수긍이 갈 것이다. 꼭 필요한 이론과 사상을 대중들에게 ’진심으로’ 알리고 보급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나 할까. 아무튼 "교육한다면 이들처럼"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에서 떠나지 않았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민족 중국인들, 그러면서도 배움에는 한없이 겸손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느낌을 준다. 자본주의의 폐해로 무너져가는 청소년들의 정신 교육을 위해 기독교적 가르침도 적극 수용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중국인들을 다시 보게 되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도 그들의 학문하는 자세와 방법은 정말 본받을 만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감탄을 넘어 그들에 대한 두려움마저 생긴다.

<피터 드러커의 경영 블로그>는 피터 드러커의 방대한 저작을 통합적인 시각에서 꼼꼼하게 분석, 분류하여 가르침의 정수를 뽑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놓았다. 그의 사상과 이론의 핵심, 즉 그에서 배워야 할 점을 간추려 간결하게 정리해놓은 모범생의 핵심 노트 같다. 피터 드러커의 경영이론이 자기개발서나 지혜자의 잠언처럼 읽힌다. 

피터 드러커는 그 자신이 최고의 지성이면서 동시에 실천하는 지식인이었 듯, 이 책은 그처럼 사고하고, 그에게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직접 활용이 가능하도록 꾸며져 있다. 내가 아는 피터 드러커는 대답이 아니라, 질문을 했던 사람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탁월하고 놀라운 통찰력은 그가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알았다는 데에 그 비밀이 있다. 이 책도 매장마다 질문을 던지고 있다. 피터 드러커처럼 사고하여 현장에 적용하라는 의도일 것이다. 여기 수록된 질문들은 기업경영뿐 아니라, 자기경영을 위한 질문이기도 하다. 

엉뚱하게 피터 드러커의 가르침 자체보다 중국인들의 학문하는 방식에 감흥을 더 많이 받았지만, 번쩍 정신이 든다. 아무쪼록 피터 드러커처럼 우리도 ’공격적’으로 공부하고, 배운 것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천하는 지식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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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예수
디팩 초프라 지음, 이용 옮김 / 송정문화사(송정)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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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가르침대로 살기란 왜 그처럼 어렵다 못해 불가능한 것일까?]



두 가지 예수, 그리고 제3의 예수가 존재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체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하여 세상의 지탄을 받아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외부적인 지탄만큼이나 내부적인 자성의 목소리도 높았다. 지금도 여러 형태의 ’제자 훈련’이 실행되고 있으며, 나름의 삶의 자리에서 몸부림 치고 있을 것으로 안다. 

디팩 초프라의 <제3의 예수>도 거기서 출발한다. 예수의 가르침은 무엇이었나를 묻고, 과연 교회가 그 가르침의 원형을 간직한 조직체인가에 의문을 던지며 정당성을 제고한다. 물론, 그가 이러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한 가지이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원래의 예수를 믿기 좋게 변형시켰다는 혐의를 부과한다. 현재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지 않아도 훌륭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다고 조롱한다.

디팩 초프라는 현재 우리에게는 두 가지 측면의 예수 그리스도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피와 살을 지닌 ’역사 속의 예수’요, 다른 하나는 생존한 적이 없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기독교 교리로 다듬어진 ’이론적 예수’이다. 그런데 이 두 예수 뒤에 ’제3의 예수’가 존재한다. 


예수는 완전히 새로운 인간 본성을 일러주었다.

먼저, 예수는 누구이고, 그는 어떤 가르침을 우리에게 주었는가? 디팩 초프라는 예수가 행한 가르침은 실제로 더 혁명적이고 동시에 오묘하다고 말한다. 예수의 가르침을 문자 그대도 따르려고 하면, 예수가 남긴 유명한 말씀 대부분은 인간의 본성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다. 황금율을 문자 그대로 따른다면? 새계명을 문자 그대로 따른다면?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나치게 혁신적이어서 따르기 힘든데, 과연 이것이 예수의 의도였는가? 디팩 초프라는 근본적으로 우리 자신이 변하지 않는 한, 예수가 한 말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예수는 새 시각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간 본성에 대해 일러주었다는 것이다. 예수는 세상이 하나님 안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원했고, 인간의 본성이 혁명적으로 바뀔 수 있는 유일하고도 신비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신-의식(God-Consciousness)’을 지닌 제3의 예수

디팩 초프라가 말하는 제3의 예수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어떻게 세상을 바꿀 것인가?’를 가르친 혁명적인 스승이다. 그는 이미 하나님의 왕국에 속해 있었고, 하나님과 예수 사이의 친밀함은 의식의 차원에서 더욱 완전했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인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예수는 구름 위 하나님의 거처에서 내려온 적이 없으며 또 권좌의 오른편에 앉기 위해 그리로 돌아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디팩 초프라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만든 것은 ’신-의식(God-Consciousness)’이었다고 말한다. ’신-의식’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이 하나님의 그것과 다르지 않으며, 자신의 행동이 하나님이 바라는 행동과 같음을 알고 있있다는 것이다.


예수는 스승인가? 구세주인가? 

디팩 초프라는 예수를 ’스승’으로 만들었다. ’신-의식’을 지닌 제3의 예수는 ’신-의식’의 경지에 도달한 성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의 제자로서 예수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맞다. 디팩 초프라는 그런 예수의 제자라 자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고 교회가 예수의 가르침을 타협적으로 수용하고, 의도적으로 감추었다고 비난한다. 기독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인간 본성의 완전한 탈바꿈’을 적절히 바꾸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 알려지고, 세상이 알고 있는 통속적인 예수는 타협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가 이 땅에 온 목적이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을 가르칠 스승으로 왔는가? 예수는 인간이 어떠한 행위와 삶으로도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가장 명백한 증거이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오늘도 예수의 가르침대로 사는 일에 실패하고 있다. 맞다. 그러나 내일 다시 시도할 것이고, 노력할 것이다. 예수는 우리에게 도달해야 할 목표를 준 일이 없다. 우리를 해방했을 뿐이다. 그리고 동행을 약속하셨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예수를 스승이 아닌, 구세주로 먼저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를 구세주로 만나지 못한 사람에게는 예수의 가르침이 그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했다. 예수의 가르침은 오직 예수를 구세주로 만난 그리스도인에게만 적용되는 말씀이다. 

<제3의 예수>, 그를 따른다면 예수가 말한 가르침을 문자적으로, 그대도 실천하는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수는 우리가 예수의 가르침대로 살았는가 보다 먼저 예수가 누군인가를 분명히 알기 원할 것이다.


<제3의 예수>의 가치

교회의 역사와 함께 도그마화 되어온 예수를 제거하고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오고 있다. 분명히 역사에 존재하며, 함께 숨 쉬는 인간으로 존재하며, 갈릴리 바닷가를 함께 거닐며 가르침을 주었던 랍비 예수! 그 생생한 예수의 역사를 이 책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교회의 전통에 갇히지 않고, 절충되기 전의 그 가르침의 원형을 탐구하는 시도가 신선한다. 예수를 ’한 사람’의 구도자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따라야 할 가르침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신학을 전혀 모르는 성도들이나 비신앙인들은 비판적으로 읽기 힘든 서적이지만, 특별히 성경적 가르침을 전하는 최일선에 있는 현장 목회자들은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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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는 세계박물관 - 하룻밤에 만나보는 세계적인 박물관 탐방과 기행 단숨에 읽는 시리즈
CCTV 지음, 최인애 옮김 / 베이직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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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세계의 박물관!


인류의 보물상자, 박물관! 아마도 ’세계의 박물관 여행’을 평생의 로망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세계의 박물관 여행’이라는 테마는 내게도 꼭 이루고 싶은 인생 소망 중 하나이다. 매년 신년 계획을 세울 때면, 올해 목표에 빠짐없이 적어넣게 되는 박물관 탐방, 꿈꾸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 발도장을 직접 찍으며 박물관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눈앞에서 확인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비용이나 시간, 기타 여건이 여의치 않아 당장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나는 오늘도 책을 통해 사전 탐사를 한다.

<단숨에 읽는 세계 박물관>은 바로 나와 같은 꿈을 꾸며, 사전 탐사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CCTV에 방영되었던 것을 다시 책으로 엮은 것인데, 세계 박물관을 탐방하며 수집한 정보와 사진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사진 자료는 박물관 자체가 아니라,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들의 사진이다. 사실 박물관 여행을 꿈꾸는 나에게는 박물관 자체의 모습도 좀 보여주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시실 내부의 모습은 촬영이 금지된 곳이 많겠지만 말이다.  

<단숨에 읽는 세계 박물관>은 총 3개의 파트로 나누어, 세계의 박물관을 돌아본다. 첫 번째는 노선은 ’세계 5대 박물관’ 탐방이다. 세계 5대 박물관을 돌아보는 코스는 루브로 박물관, 대영 박물관, 메트로풀리탄 박물관, 에르미타슈 박물관, 자금성 박물관의 순이다. ’이 교수님’이라는 분과 ’임 교수님’이라는 두 분의 고고학자의 박물관 경험담이 대담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설명을 이어간다. 두 분의 대담이 두서 없이 진행되는 것 같아 다소 아쉽지만, 모두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짧은 지면의 한계를 이해한다. "대영 박물관의 입장료는 얼마일까?" 이 교수님의 질문이다. 순간적으로, ’세계적인 박물관이니 그 입장료도 꽤 비싸겠지’라고 직잠했다. 이 교수님의 설명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국립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대영 박물관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 5대 박물관’에 이어지는 두 번째 여행 노선은 ’세계의 주요 박물관’ 탐방이다. 한국 국립민속박물관의 포함하여 전 세계 스물세 곳의 유명 박물관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노선은 ’세계의 유명 미술관’ 여덟 곳을 돌아본다. 각 박물관의 주요한 특징, 주요 전시품, 작품 설명, 전시 방식, 그리고 관람 노하우, 박물관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간력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곳은 도시 자체가 고대의 유적을 간직한 하나의 박물관인 곳도 있고, 세계의 문화 유산이 모아진 영국의 박물관 같은 곳은 침략의 흔적이 보이고, 유명 수집자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세워진 박물관도 있다. 세계의 박물관은 그야말로 인류의 보물 상자가 답게 유적, 유물, 세계적인 예술작품, 풍습, 다채로운 생활상 등 무궁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는 보물이 가득하다.

<단숨에 읽는 세계 박물관>를 읽고 가보고 싶은 박물관의 우선순위를 조금 수정했다. 반드시 가보고 싶은 루브르 박물관 다음으로 가보고 싶은 곳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다. 뉴욕의 중심부인 맨해튼 월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5번가에 월가보다 더 비싼 ’거리’가 있다고 한다. 바로 박물관 거리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1870년에 건립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있는데, ’서반구 최대의 종합박물관’이라고 한다. 세계 각국의 문화, 예술, 과학, 종교와 관련된 유물 및 예술품을 300만 점 가량 소장하고 있으며 엄청난 전시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특히 기원전 15년에 세워진 이집트 신전을 원래 모습 그대로 볼 수 있고, 1988년에 한국관을 설치, 400여 점의 한국 미술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단다. 그리고 세 번째로 가보고 싶은 곳이 나에게는 가장 이국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집트 박물관’이다.

<단숨에 읽는 세계 박물관>을 읽으며 한 가지 반성하게 되는 것은, 1945년 처음 문을 열었다는 ’한국 국립민속박물관’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1975년 경복궁 내로 이전했다고 하는데, 경복궁을 그리 많이 다녔는데 왜 나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없을까?

소설이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듯이 누군가는 박물관에 있는 보물을 도둑질 하려 하고, 누군가는 세월과 환경에 맞서 보존하려 노력하고, 누군가는 소유권을 주장하려 하고, 누군가는 빼앗으려 한다. 세계 박물관 여행을 꿈꾸는 나에게 <단숨에 읽는 세계 박물관>이 전하여 주는 교훈은, 그 의미와 가치를 모른다면 박물관 여행은 경박한 눈요기 여행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세계 박물관이 담고 있는 그 의미와 가치를 알아보는 눈부터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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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rayed 배신 하우스 오브 나이트 2
크리스틴 캐스트, P. C. 캐스트 지음, 이승숙 옮김 / 북에이드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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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학교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미스테리!


<하우스 오브 나이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 <Betrayed 배신>은 뱀파이어라는 판타지를 통해 성장하는 십대의 사랑을 다루면서 ’미스테리’를 결합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성공으로 ’로맨틱한 뱀파이어’ 열풍이 세계적으로 십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아예 학원을 무대로 하는 뱀파이어 로맨스가 탄생한 것이다. 

작가는 인간과 공존하는 ’뱀파이어’를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아마도 <해리 포터>의 마법사와 <엑스맨>의 돌연변이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해리 포터>의 마법사와 <엑스맨>의 돌연변이는 모두 인간과 공존하는 ’신인류’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뱀파이어’가 인간과 공존하는 또다른 신인류이다. 어느날, 평범한 인간과는 달리 자신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마법사와 돌연변이가 ’기숙 학교’로 보내져 그들만의 교육을 받는 것과 같이, ’나이트 하우스’도 ’뱀파이어 교육’을 하는 기숙 학교이다. 여신 닉스에게 받은 표식이 나타나면 ’체인지’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몸이 그 변화를 거절하면 죽게 된다), ’나이트 하우스’에 보내져 뱀파이어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을 통해 뱀파이어로 거듭나는 것이다.

인간과 공존하는 신인류로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표식과 특별한 재능을 제외하고는 인간과 별다를 것 없이 생활한다. 그러나 <해리 포터>와 <엑스맨>에서와 같이 평범한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거부감을 갖는 인간의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가족들마저도 말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에서, "뱀파이어의 여족장 체제를 만듦으로써 뮈토스(특정 집단, 사회를 특정짓게 하는 신앙이나 가치관) 사이에 독특한 사회를 창작해냈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부탁하는 두 명의 저자는 실제 ’모녀’ 사이이다. 저자의 부탁도 있고 하니, 총 10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를 읽어나가는 동안 여신 닉스, 어둠의 딸들의 리더 등 여성 뱀파이어가 ’족장’ 역할을 하는 뱀파이어의 사회 체제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에서 주인공 ’조이 레드버드’는 옛 남친, 현재 남친, 매력적인 교수 등 수많은 남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데, 혹시 그것도 작가가 ’여족장 체제’를 염두에 두고 설정한 구성인지 궁금해진다.

’뱀파이어 학교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미스테리’라는 말로 함축되어지는 이 책은 미국 십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 세대와의 이해와 갈등이 있고, 매력적인 남성이 자신을 단지 어린아이로 보는 것에 대해 화가 나고, 다소 문란해 보이는 이성 교제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해야 하는 십대들의 과제가 잘 조합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갈등과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책의 제목이 <Betrayed 배신>이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읽어나가는 동안 책의 제목을 염두에 둔다면 어떤 결말을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십대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좀 쎄다. 상징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뱀파이어’라는 흡혈귀를 매력적인 판타지로 포장한 것에서부터, 끔찍한 음모와 배신,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인정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순진한(!) 열여섯 여학생의 사랑이, 결론적으로 십대가 겪는 성장의 과정이요 시련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과격하다. 

<트와일라잇> 보다 혁신적이고 좀 더 현실적인 <하우스 오브 나이트>가 뱀파이어 열풍을 어떻게 이어갈지 흥미롭다. 사실 다 제쳐두고, 주인공 조이 레드버드가 매력적인 세 명의 남자 사이에서 과연 누구를 선택하게 될지, 3권 <CHOSEN 선택>의 내용이 몹시 기다려진다. 나라면?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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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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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행복한 인생을 살려면 '세 가지 만남'의 축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부모와의 만남, 스승과의 만남, 배우자와의 만남을 꼽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부모, 친구, 배우자를 꼽기도 한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대중과 함께 호흡해온 문학 작가 최인호, 어느 새 육십이라는 세월을 훌쩍 넘긴 그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만남'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를 펴냈다. 그는 그 만남을 <인연>이라 부른다. 필연이요, 운명이라는 뜻이리라. 부모와의 만남, 스승(친구)과의 만남, 배우자(자녀)와의 만남까지 <최인호의 인연>은 그들과 함께 걸으며 누렸던 축복의 기록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최인호의 인연>은 제법 먼 길을 함께 걸어온 '길동무'들이다. 한땀 한땀 수를 놓듯 그들과 함께 걸어온 시간들이 모여 '최인호'의 인생이 저만의 무늬를 가진 당대의 작가로 완성되어져 간다. 그는 인연 하나를 더할 때마다 지혜의 구슬 하나씩을 얻어 삶의 자락에 꿰었다. <최인호의 인연>은 이런 말을 내게 속삭인다. 만남의 축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그것이 생(生)의 지혜라고.

 

<최인호의 인연>은 친구들의 엄마처럼 젊지도 예쁘지도 않은 엄마를 부끄러워 했지만, 그 엄마의 유전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교훈을 얻고 감사한다. 싸우고 토라지면 며칠이라도 말을 하지 않고 지내는 아내이지만, 그 아내와 만나 결혼한 것이 '기적'임을 알고 감사한다. 무조건 아버지의 편이 되어 아버지를 위해 싸우며 달려드는 어린 딸에게서 사랑을 배우고 감사한다. 스승과 모든 벗들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맛난 칼국수에서도 지혜를 배우고, 뜰 안에 숨어든 느닷없는 개구리에게도, 죽은 듯 했던 난초가 꽃을 피워내는 것에서도 생명의 경이로움을 깨닫고 전율한다.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만남'의 기회를 가지지만, 그것이 모두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지지는 않는다. 뜨거운 심장 속에서 따뜻하게 데워지고,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끌어안아야 비로소 '인연'이 되는 것이다. 막연한 운명을 기대하며 만남을 흘려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더운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순간의 만남을, 일상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필연도 운명도 찾아오는 것이리라.

 

<최인호의 인연>은 말한다. 우리 사이에 인연의 강이 흐르고, 인연이란 사람이 관계와 나누는 무늬라고. <최인호의 인연>의 무늬는 우리 부모님을 닮아 있다. 가난한 시절의 기억, 사랑이 곧 희생이었던 부모님의 삶, 따뜻하게 살을 맞대고 자란 형제, 힘들어도 견딜 힘을 주었던 가족, 억척스럽게 일군 꿈, 사람 사이의 소박한 정과 겸손,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 그 인연의 강이 흘러 오늘의 내가 있음을 안다.

 

평범한 삶에서 지혜를 길어올린 <최인호의 인연>을 옹달샘 삼아 그 투명한 물결에 내 모습을 비쳐본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나는 어떤 인연의 강 속에서 어떤 관계의 무늬를 만들어왔을까.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가? 그 많은 인연에 감사했던가? 소중하게 가꾸어왔던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인연이 되었던가? 인연의 강 안에는 사소한 만남도, 의미 없는 만남도, 불필요한 만남도, 우연한 만남도 없는 것 같다. 나와 <인연>이 되어준, 그대가 있음에 감사하며, 뜨거운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한땀 한땀 아름다운 무늬를 소중하게 놓아가고 싶다. 최인호 선생님이 들려주신 김광섭 시인의 시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 송이
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나비와 꽃송이 되어 다시 만나랴.
 
최인호 선생님, 선생님과의 만남도 제게는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작품을 읽으며 울고 울었으니까요. 그렇게 배웠으니까요. 저와 선생님 사이에도 인연의 강이 흘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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