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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F. 버턴 영역, 김하경 편역 / 시대의창 / 2006년 7월
구판절판


"임금님께서는 한낱 민초, 가장 천한 존재에 불과한 머슴의 보잘 것 없는 재주와 지혜를 다른 사람 이상으로 호의를 보여 미처 생각도 못한 높은 자리에 끌어올려 주셨습니다. 그러나 만일 제가 이 술잔을 받아 마신다면 이성을 잃고 무지에 접근하고 분수를 잃고는 그전 그대로의 천하고 보잘 것 없는 처지에 빠져 세상 사람들에게 수모를 받고 천대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너그러운 아량으로 이 머슴의 보물을 뺐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178쪽

세상은 넓어도 우정으로 의지할 만한 친구 없다네.
쓰라린 속세, 파멸에 이르면 굳은 맹세도 소용없으니,
남에게 기대려 말고 오직 자신을 의지하여 살아가라.
사람은 숨은 전염병, 남의 속임수를 믿지 말 것이며,
사랑한다는 말도 그저 남을 속이는 간계일 따름이고
성실이란 말도 한낱 위선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하라.
-180쪽

즐거이 충고를 구하여 내 지혜에 남의 지혜를 얹어
자꾸 합치면 금상첨화, 참된 길을 훤히 밝혀 주리라.
한 사람의 마음은 하나의 거울, 겨우 얼굴만 비출 뿐,
하나를 더 보태면 두 개의 거울, 뒷 모습도 비춘다네.

힘이 있다 과시하여 남을 억눌러 학대하지 말거라,
학대하는 자는 머잖아 몇 배로 앙갚음으로 당할지니.
그대 잠든 새에 잠 못 드는 이들의 저주를 받을지니.
세상의 칼날이 그대를 겨누고 신도 그대를 버릴지니.-181쪽

"죽음이란 한 번 모습을 나타내면 그것을 모면할 수 없다는 걸 잘 알 겁니다. 제가 약속을 지킨 것은 ‘신의는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다’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증인 아브 쟈르도 이렇게 청년을 칭찬했다.
"저는 이 청년이 어떤 부족인지도 몰랐고, 한 번 만난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청년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저를 선택해서 증인을 부탁했을 때, 그 부탁을 거절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탁에 응한다고 해서 별로 나쁠 것도 없고 또 부탁한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자비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말을 세상 사람들에게서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두 형제가 앞으로 나섰다.
"저희 형제는 이 청년이 아버지를 살해한 죄를 용서하겠습니다. 이 청년이 세상의 쓸쓸함을 기쁨으로 바꿔주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희 형제도 ‘인정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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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F. 버턴 영역, 김하경 편역 / 시대의창 / 2006년 7월
구판절판


좋은 술 감미롭고 잔도 훌륭하니 유유상종이건만
술은 본래 잔이 아니고, 잔도 본래 술이 아니라네.-174쪽

예전엔 미처 몰랐어라, 이별이 이리 슬픈 줄을.
한손으로 눈물 훔치며 한손으로 임을 끌어안네.
부끄러운가, 물으시면 조금도 아니라 대답하리.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것, 가장 큰 수치일지니.-225쪽

오,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이들이여!
알라께 맹세코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라.
피 끓는 젊은 날, 애가 타고 녹아들어
어찌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시름할 때.-283쪽

"일어날지 어떨지 모르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지만, 꼭 일어나고야 마는 운명은 반드시 일어나는 법, 정해진 때에 어김없이. 그것도 모르고 바보는 항상 ‘아아 슬프다’고 외친다."-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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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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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마지막이 비참해. …… 그러니까 따라 하지 마. 제대로 사는 인간이 못 돼."-111쪽

"…(중략)…. 빛이 나고 기다란 것은 저 멀리에 있지만 그래도 나는 만족하면서 그 파멸의 휘하에서 죽는 거야. 분명하게 그것은 높직하고 아름다웠지만, 그것을 동경하여 마지않았지만, 그래도 그게 내가 바라는 것의 최대치니까."-123쪽

"…(중략). 운명이라는 건 강자와 약자의 관계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종교에 눈을 돌려보면 알 거야. 야훼를 따른 이스라엘 사람들이 왜 야훼를 두려워했을까? 바로 그 신에게 힘이 있었기 때문이야. 신을 믿는 인간은 많건 적건 신을 두려워해. 왜냐하면 신에게 힘이 있기 때문에."-153쪽

"타인의 인생을 책상 위에서 규정해나간다. 타인 위에 그렇게 군림한다는 건 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만일 신이 있다면 이 세계를 가장 유쾌하게 음미하고 있는 건 신이야. 나는 수많은 타인들의 인생을 조종하면서 이따금 그 인간과 동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들이 생각하고 느낀 것이 내 속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일이 있어. 여러 인간의 감정이 동시에 침입해 들어오는 상태. 너는 그런 건 맛본 일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 다양한 쾌락 중에서도 그게 최상의 쾌락이야. 자, 똑똑히 들어."

그자가 내게 다가왔다.

"이런 인생에서 가장 올바른 삶의 방식은 고통과 기쁨을 잘 구분해서 쓰는 거야. 모든 것은 이 세계에서 부여하는 자극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그 자극을 내 속에서 잘 혼합해야 제각각 다른 방법으로 써먹을 수 있어. 네가 만일 악에 물들고 싶다면 결코 선을 잊어서는 안 돼. …(중략)."-164~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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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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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임금이 이마를 땅에 부딪쳐 항복의 뜻을 전하고 군신의 예를 맺을 때, 소현은 배반하지 않을 것에 대한 아비의 맹세로 볼모가 되었다. 소현은 임금의 아들이었고, 조선의 세자였다. 밝게 빛날 소昭에 나타날 현顯. 죽은 뒤에야 이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될 세자는 적의 땅에서 9년을 머물며, 적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대신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는 것을 보았다.-12쪽

자, 그러니 꿈을 꿔봐.
어디선가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지금 죽어가는 자에게 살아 있는 마지막 생에서의 꿈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폭설이 쏟아지고 있었다. 언 바닥에 누운 몸이 온기를 잃어 생의 기억이 함께 차가워지고 있다. 아스라하게 남은 것들 위로는 눈이 쌓였다. 끝없이 흘러 멈추지 않을 것 같던 피도 쌓이는 눈에 묻혀 더는 보이지 않았다. 꿈을 꾼다면 저승의 꿈을 꾸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알지 못하는 곳의 꿈은 어떤 것일까.-12~13쪽

"귀를 씻으러 가지 않느냐?"
길어지는 침묵, 세자가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농으로 물었다. 봉림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적의 땅이 아니옵니까. 적의 물로 씻으니 씻어도 씻어지지가 않사옵니다."
오랜만에 세자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자는 그윽한 눈빛으로 아우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열이 많아 참는 것이 어려운 성품인 봉림은, 그러나 적의 땅에서 어른이 되었다. 참지 못할 것을 참다 보니, 소망하는 것이 더 뜨거워졌다. 봉림의 그 뜨거운 소망이 세자에게 때때로 위로가 되었다.-57~58쪽

"그 많은 것을 다 먹었더냐?"
"먹지 못하게 배가 부른 후에는 씹어 내뱉었지요."
봉림이 웃었고, 세자가 따라 조용히 웃었다.
"결기가 네 몸을 해치겠구나."
"저하께서만 몸을 보존하신다면, 이딴 몸이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러지 마라. 네가 있어 내가 외롭지 않다."
그것은 7년이 흐른 지금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봉림이 없었다면 세자는 지난 7년을 무슨 힘으로 버텼을 것인가.-114쪽

압록강 건너 조선의 땅이 보였다. 눈이 쌓인 듯 나루가 온통 하얬다. 조선의 백성들이 모두 달려 나와 엎드려 세자 저하를 기다리고 있음이었다. 늙은이들의 울음소리가 강을 건너 들렸다. 상께서 민폐를 금하셨으나 민의 마음까지는 금하지 못하심이었다.-136쪽

"내가 백성을 생각한다. 사저를 떠나던 그 순간부터 내가 그러했다. 백성들이 전란에 다치고, 주렸다. 그 피맺힌 울음소리가 한시도 내 귀를 떠나지 않으니 내 살이 아팠다. 내 살을 베어 백성들을 먹일 수 있으면 그리했으리라. 내 목을 내주어 백성들을 살릴 수 있다면 내가 그리했으리라."
세자의 어깨가 흔들렸다. 감당할 수 없는 말씀을 거두어주소서, 대죄를 청하듯 말해야 할 것이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멀리 떠나 있는 아들을 생각할 때도 내가 몸이 아팠다. 베어내지 못하는 살이 붙어 있는 자리에서 아팠다. 내가 너를 생각하면 몸이 더욱 아팠다. 불로 지진 침을 맞아도 그 아픔이 가시지 않았다."
임금이 몸을 돌려 누웠다. 여윈 몸의 등뼈가 세자를 향해 드러났다.
"울거라. 네 몸에 울음이 가득할 것이다."
세자에게 울라 하고 돌아누운 아비의 등이 흔들렸다. 상께서 울고 계셨다.-176쪽

그러나 흔이 막금을 내다 버릴 수가 없었다. 막금의 신기가 용해서가 아니고, 같이 흘려주는 그 눈물이 안타까워서가 아니었다. 버려진 곳에서 또 버려지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248쪽

이긴 자와 진 자의 자리가 다르다는 것을, 완전히 굴복해보지 않은 자는 다 알지 못하는 것이다. 진 자의 자리는 바닥이 아니라 바닥 아래보다 더 낮은 곳이었다. 더는 내려갈 곳이 없으므로 그 자리가 바로 죽음이었다. 하나의 생이 그때에 끝났고, 또 하나의 생이 그때에 시작되었던 것이다.-314쪽

나는 조선의 세자, 임금의 아들이다-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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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흔.재련 5 - 개정증보판
한수영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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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비듬해지면 새 또한 자연 깃들 터."
"폐하께서 놓치신 새는 어찌됐습니까?"
"얼마 전에 찾았다."
"그래서, 숲이 되셨습니까?"
"아니, 새장 곁에서 맴돌기에 잡아채 버렸지."
선문답이라 운환은 두 벗을 이리저리 번갈아 보았다. 반면에 진과와 하신은 다른 속이 있어 그저 웃음빛이었다.
"고운 새로군요"
"그렇더군."-42쪽

서로를 위해 존재하니, 사랑하고 은애함은 뉘의 희생이 아니었다.
.
.
(중략)
.
.
"이제부터, 항시 함께하자."
나머지 마흔아홉 단은 함께 올랐다. 평생을 사랑하고 의지가 되고픈, 그 마음이 손만큼 단단히 얽혔다. 바람에 둘의 옷자락이 함께 섭슬렸다.-69~70쪽

"얼굴은 보고 가야겠기에 들렀는데, 너 이런 양을 보니 바람이라도 쐬어 주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다. 그렇지?"
"……."
"대신 약조해라."
벤 곳이 아린 건지, 가슴이 아린 건지, 호독호독 뛰는 맥이 어디에 놓였는지…… 록흔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일렁이는 눈을 높이 들었다. 작금, 심장에서 머리까지 우둔거리는 듯했다.
"말 그대로 따라가는 거다. 나서지도 말고, 다쳐서도 안 되고, 내 곁에만 있어."
"예……."
채 못한 말이 많았다. 그러나 록흔은 고갯짓으로 대신했다. 커다랗고 커다래 쉬이 터지지 않으므로.
"좋은가?"
혀 짧아 말 서툰 아이처럼 록흔은 고개만 끄덕였다. 그에 가랑가랑 걸린 눈물이 똑 떨어졌다.
"잘못 이식된 꽃은 말라죽기 마련, 허나 부러 모르는 척했다."
록흔의 손가락에서 지환은 주톳빛으로 함치르르했다.
"용감하고 정의로운 꽃, 너였는데."-227쪽

세상에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홍은처럼 제 살 깎아대며 아파하는 이도 있었다.-232쪽

"모수랑, 금방 불어 국숫발이랍니다."
"예, 폐하."
록흔이 맑지게 하는 말에 모라악은 황망하게 젓가락을 들었다. 가륜은 저러한 아내가 어여뻤다. 사람 배려할 줄 알고, 어디든 잘 섞여 동화되니……. 고움은 내면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276쪽

"어미란 봄이라고 했던가?"
일찍이 황룡의 대문장가 우순이 읊었던 듯, 가륜은 떠오르는 대로 록흔의 귓전에 속삭였다.
"항시 다스하여 훈김 가득하니, 애움 틔우는 봄이어라. 새끼가 곱든 밉든 현명하든 어리석든, 가림 없이 고루 품노니……. 록흔, 너와 같았을 거다."-319쪽

"태어나면 아들이든 딸이든."
"예, 폐하."
"율(燏)이라 짓자."
"가율……, 빛날 ‘율’자로군요."
"너처럼도 나처럼도 어린 시절 보내지 않도록."
그런즉슨 밝은 이름 주련다.-349쪽

"우는 것도 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건가 보다."
눈은 항시 뜨거운데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독하게 강말라 뻑뻑하기만 했다. 가륜은 술잔을 갸울었다. 차라리 곯아떨어지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그것 또한 쉽잖았다.
"무진, 자신에게 정나미가 떨어지는 기분을 아는가?"
"예, 폐하. 끔찍하지요."
무진이 대답하매, 그 녹안이 짙었다.
"무뎌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요. 세월이 약이란 말, 늙은이들 헛소리는 아닐 겁니다."
진과가 서글프게 한 마디 보탰다. 그리고 빈 잔에 다시 술을 채워 넣었다.
"평생을 함께할 정인을 만나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폐하, 술 한 잔에 털고 술 두 잔에 잊고……. 그러다 보면 세상사 길지 않을 겁니다."
"길지 않다라, 좋은 말이로군."
가륜이 쓰게 웃으며 하는 말에 무진은 가슴이 무너졌다.
차륵.
탁.
술잔이 갸울어 밤은 이울었다. 누각 위의 인영은 시종일관 꼿꼿하여 치우침이 없었다. 꽃바람이 그 곁으로 스쳐 지났다. 달금한 화향 새로 침묵이 파르랗게 갈앉았다.-449쪽

"무진."
"예, 폐하. 말씀……."
"이놈의 심장, 떼다 버렸으면 좋겠다. 거추장스러워."-503쪽

"아앙."
율이 손을 바동대며 뻗었다. 가륜이 감싸 쥐니 아기 역시 제법 세게 그러잡았다.
"록흔, 봄이 늘었다."
"폐하……."
수국이 바람타고 휘늘어져, 화향이 그윽이 퍼졌다. 자운(紫雲)이 보드레하니 연빛 눈이 더 옅게 바래고, 검남빛 눈은 더 짙게 갈앉았다.
-561쪽

하늘에 별은 많지만 나처럼 생긴 애는 하나 없어요.
아기 달님은 너무나 외로워서 밤마다 울었다는데
별도 구름도 모른 체하고 밤새도 그냥 지나갔대요.

어둔 하늘에 혼자 떠 있으면 엄마가 보고 싶어요.
아기 달님은 부연 얼굴로 먼산바라기만 했다는데
산도 바다도 모른 체하고 생쥐도 그냥 지나갔대요.

별은 찰랑찰랑 구름은 몽실몽실 밤새는 부우부우
울지 않고 잘 견디어 내면 어른 달님이 된다는데
바람은 차고 구름은 짙어서 그냥 무섭기만 했대요.

칠흑처럼 어두운 밤에도 빗물 돋아 흐린 밤에도
엄마 달님 그리면서 입술 꾸욱 물고 참았다는데
산도 들도 뵈지 않고 논도 밭도 아슴아슴했대요.

초하룻달 아기는 눈물 삼켜 섬섬초월(纖纖初月)로
초승달 아기는 무서움 참아 반달음에 상현이 되고
반달 아기는 토실토실 실히 부풀어 환한 보름이니

별 총총한 밤하늘에 저처럼 생긴 애 하나 없어도
이울고 이울어 사위고 사위어 가늘게 여윌지라도
무섬일랑 그예 버리고 고독일랑 그예 이겼다지요.

갈고리달 그믐달이 되고 깜장달 합삭이 될지라도
여위어도 다시 살 오르고 살 올라도 다시 여위니
우리 아기도 아기 달님 닮아 어여삐 자랄 테지요.-6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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