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로스코는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자신의 옛 친구가 살해당했다는 얘기를 방금 전에 들은 것이다. - P355

상대편 선수를 확인하고 나면 기분이 나아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중립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저들과 내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무대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았다. 무대 자체가 적대세력이었다. 읍전체가 적대세력에 가담했다. 통째로 매수되어 있었다. - P358

켈스타인은 고개를 기울여 더러운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유는 알 거라고 생각하네." 그가 말했다. "형님은 조사관이었지. 조사과정에서 살해를 당한 게 분명해. 그쪽에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을 조사하고 있었던 건가 하는 걸 테고."
"무엇이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노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 P394

"그러니까 종이의 공급이 이 모든 일의 핵심이란 말씀이십니까?"
켈스타인은 슬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었네. 종이의 공급이 결정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저들이 어떻게 그 일을 해내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지. - P405

그냥 기다리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기운을 빼지도 말고. 그러다가 갑자기 행동으로 돌입하는 것이다. 한 시간, 다섯 시간, 하루, 일주일을 보내고 나서. 기다리는 것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기술이다. - P416

네 명을 보냈고 산탄총 한 정을 노획했다. 트럭 열쇠는 주머니에 있었다. 산탄총을 든 풋내기 클라이너는 여전히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놈을 찾을 수 없었다.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 P421

세 가지 사실은 확실했다. 첫 번째 사실, 클라이너는 특별한 종이가 필요했다. 두번째 사실, 국내에서는 그 종이를 구할 수 없다. 세 번째 사실, 창고에는 무언가가 가득 차 있다. - P427

노교수 켈스타인은 종이를 얻을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클라이너는 교수의 말이 틀렸음을 입증해 보였다. 클라이너는 종이를 얻는 방법을 찾아냈던 것이다. 아주 간단한 방법을 - P434

"그럴 수가." 핀레이는 경악한 것 같았다. "다섯 명을 죽였단 거로군. 대단하오, 리처. 기분이 어떻소?" -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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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죽음은 임무 때문에 일어난 불상사였다. 형은 알고 있었다. 감수하고 있었을 것이다. 형이나 나나 그 무엇보다도 먼저 위험과 임무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몰리는 달랐다. - P330

마그레이브는 정말 이상한 곳이오. 사람을 찾아보기가 너무 힘들어. 생활이라는 게 없단 말이오. 읍 전체에 돈벌이가 되는 일이 사실상 전무하지. 아무런 일도 없소. 그 누구도 돈 한 푼 벌어들이 지 않지.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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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은 안경을 끼고 있었다. 나는 아니었고, 작은 금테 안경. 절대적인 차이점. 스파이비는 그날 밤 이렇게 생각했다. 허블은 안경을 낀 놈이야.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안경을 쓰고 있었던 것은 나였다. 허블이 아니라. - P177

나는 한동안 그를 지켜보았다. 대단히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나는 또다시 소름이 쫙 끼쳤다. 분명 허블은 핀레이가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끔찍하게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리라. - P182

"당신 생각은 틀렸소. 그건 진짜 이유가 아니오. 당신이 서장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당신이 범죄자가 아니기 때문이오." - P191

그는 전에 봤던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빤히 쳐다봤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생각해내지 못했지. 조를 봤기 때문이오. 닮은 걸 알아차린 거요. - P200

"드와이트 스티븐슨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펜타곤에서 보내온, 헌병으로 복무했던 리처 씨 기록을 담은 팩스를 보았다더군요. 찾아서 읽어달라고 부탁했지요. 정말이지 훌륭한 경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찰리는 내게 미소를 짓고 의자를 홱 당겨 앉았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것은 선생님을 고용하는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 P215

나는 시골길을 따라 그 크고 당당한 차를 몰며 소망했다. 어제 같은 밤이 앞으로도 아주 많았으면 좋겠노라고. 그리고 오늘같이 평화로운 아침도 로스코는 내 곁에 있는 커다란 가죽좌석에서 생각에 잠긴 채 웅크리고 있었다. 아주 편안해 보였다. 그러기를 바랐다. - P236

놈들은 금지된 문을 열어젖혔다. 두 번째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제 놈들은 죽은 목숨이었다. 나는 놈들을 쫓아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지어줄 것이었다. - P239

게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저쪽 편 선수들이 누구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게임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첫 번째 수는 놈들이 우리가 언제나 한 걸음 뒤처져있다고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 P243

"라틴어인가요?" 로스코가 물었다.
"미국의 좌우명에 들어 있는 말 아니오? ‘이 플루어리버스 유넘‘. 다수로부터의 하나라는 뜻이지. 수많은 식민지로부터 세워진 하나의 국가." - P247

몰리 베스 고든이 암호를 안다면 조가 알려준 것임이 분명했다. 가능성은 그것뿐이었다. 형이 그녀를 대단히 신뢰했다는 얘기였다. 아주 가까운 사이였던 것이다. - P258

간단한 매복기습에 기술적인 어려움은 전혀 없었고, 실질적인 위험도 없었다. 13년 동안 어려운 일을 겪어온 나였다. 상대가 아마추어라면 1대 2 정도는 자면서도 해치울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심장은 예상 외로 심하게 두근거렸고 아드레날린이 차갑게 치밀어올라 나를 뒤흔들어놓았다. - P287

"그러니까 첫 3년 동안은 사업이 잘되었단 말이죠?" 로스코가 물었다.
"사업이 잘되었다고요? 철 좀 들어요, 제발. 그이는 도둑이었어요. 누군가를 털어 먹었던 거라고요."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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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오는 멕시코에서는 메리다로 알려진 고대 마야 도시 티호의 해먹 상인이다. 그는 솜씨 좋은 장사꾼이다. 엘 메호르el mejor, 최고의 해먹 상인이다. - P149

그녀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전 잠을 안자요." - P155

내 친구들이 와서 날 데려가기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늦네요."
"얼마나 늦었는데요?"
그녀는 무릎 위에 깍지 낀 가느다란 손을 내려다보았다. "많이 늦어졌어요. 이제 100년도 더 넘었어요." - P161

하수도 안에 뒹구는 깨진 병과 쓰레기 사이에서 쇠 집게발이 눈에 띈 순간, 나는 곧장 알아차린다. 이건 외계인 우주선 부품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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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뭐든 손으로 치는 것은 피한다. 손은 상당히 다치기 쉽다. 온갖 작은 뼈와 힘줄이 있는 곳이다. 그 레드보이 놈을 때려눕힐 만큼 센 주먹질이라면 내 손도 어지간히 박살이 났을 것이다. 함께 병원에 실려 갔으리라. 그래서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 P109

그건 나를 죽이려는 직접적인 시도였다. 들어와서 나를 택한 다음 죽이려 든 것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스파이비가 목욕탕 밖에 있었다. 그가 꾸민 짓이다. - P113

왜? 스파이비의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무슨 이유로 나를 적대시했을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놈이다. 그놈이고 이 빌어먹을 교도소고 가까이 와본 적도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놈은 나를 죽이려고 정교한 계획을 세웠을까?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 P115

그 사람은 탐정이었어요. 이 모든 일을 중지시키고 싶어서 이리로 불러들였죠. 더 이상은 엮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난 범죄자가 아니에요. 죽도록 겁이 나서 빠지고 싶었어요. 그 사람은 나를 빼내주고 사기사건을 파헤치려 했죠. - P117

한 명을 죽였고 또 한 명의 눈을 멀게 했다. 이제는 기분을 달래야 했다. 하지만 별 느낌은 없었다. 사실은 아무 느낌도 없었다. 죄의식도, 양심의 가책도 전혀 없었다. 목욕탕에서 두 마리의 바퀴벌레를 쫓아다니다가 밟아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 P129

"가해자가 세 명이었다고 추측하는 겁니까?" 의사가 말했다.
핀레이가 내 쪽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내 의견이니 내가 설명해야 했다.
"세 개의 개별적인 인격특성이 있습니다. 유능한 총잡이, 날뛰는미치광이, 그리고 무능한 은폐자." - P149

의사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지문으로 그런 것도 알 수 있나요?" 그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 사람은 내 형입니다." - P152

내가 조를 못 본 지도 7년, 조가 나를 못본 것도 마찬가지. 하지만 우리는 결국 어김없이 같은 작디작은 점에 이르렀다. 단 여덟 시간 차이로, 나는 형의 시체가 누워 있던 곳에서 5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을 걸어갔다. 정말이지 엄청난 우연의 일치였다. - P160

핀레이는 그 오랜 내력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당연한 징벌을 인정하지도 않으리라. 핀레이는 내가 네 살 때 배웠던 그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 형에게 까불지 말라는 것. 이건 조와 나 사이의 일이었다. 이건 의무였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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