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언어를 설계하고 있다. 종래의 언어들은 이미 한계에 달한 나머지 내가 더 이상 진보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 P86

개개인은 모두 비극적인 꼭두각시 인형처럼 보인다. 개별적으로는 살아서 움직이지만, 보는 것을 스스로 포기한 그물에 결박되어 있다. 원한다면 저항할 수도 있지만, 그러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 P95

단말기로 내 주식들의 동향을 보여주는 목록을 불러낸다. 평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얼어붙는다.
화면이 나를 향해 외치고 있다. 강화된 마음을 가진 인간이 한 명 더 있다고 한다. - P99

레이놀즈는 평형 상태에 도달했다. 나는 경악한다. 그는 강화 루프를 돌파해냈다.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정교한 공격을 막은 것이다. - P110

나는 ‘말‘을 이해하고,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한다. 고로, 나는 붕괴한다. - P116

어떤 수를 0으로 나눠도 그 값이 무한대가 되는 경우는 없다. 나눗셈은 곱셈의 역이라고 정의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수를 0으로 나누고 그다음 0을 곱하면 처음 수를 다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한대에 0을 곱하면 0이 되지 다른 수가 되지는 않는다. 0을 곱해서 0 이외의 값을 얻을 수 있는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수를 0으로 나눈 결과는 글자 그대로 ‘무정의‘인 것이다. - P119

"난 어떤 수도 그 이외의 임의의 수와 동일하다는 걸 보여주는 형식체계를 발견했어. 거기 그 종이에 쓰인 건 1은 2와 같다는 증명이야. 어떤 수라도 좋으니까 두 개를 골라봐. 그것들 또한 같다는 걸 증명해 보일 테니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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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라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밤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우는 대지의 그림자였다. - P27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달이 뜨고 지는 고도와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 도달했다. 첫번째 천체의 높이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굵은 자국이 있는 달의 표면을 바라보았고, 그 어떤 것에도 지탱될 필요가 없는 그 당당한 움직임에 감탄했다. - P30

마침내 그들이 태양의 높이를 지나 그 위로 올라오자 아래쪽을 지날 때와 같은 생활이 돌아왔다. - P31

오래전 야훼는 하늘과 땅에서 물을 해방함으로써 대홍수를 일으켰다. ‘심연‘의 물이 대지의 샘에서 솟구쳐 나왔고, 하늘의 물은 천장의 수문을 통해 쏟아져내렸다. 일꾼들은 이 천장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지만 어디를 보아도 수문은 눈에 띄지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화강암의 평원에는 그 어떤 입구도, 창문도, 이음매도 나있지 않았다. - P37

야훼는 탑을 짓거나 천장을 뚫으라고 인간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탑을 건설한다는 선택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었고, 그들은 다른 인간들이 지상에서 일하다가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일을 하다가 죽어가는 것뿐이었다. - P45

얼음층. 얼굴에 닿는 감촉은 깔깔하지만 차갑지는 않다. 손으로 잡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장갑은 단지 그 표면을 미끄러질 뿐이다. - P55

호르몬 K 요법은 손상된 뉴런을 대량으로 재생시킵니다. 뇌의 입장에서는 적응이 필요한 엄청난 변화이지요. 악몽은 아마 그런 적응의 징후일 겁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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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 탑을 시나르의 평원에 눕히고 한쪽 끄트머리에서 다른 끄트머리까지 걸어간다면 족히 이틀은 걸릴 것이다. - P11

루가툼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난 자네들이 부러워. 하늘의 천장을 만질 수 있을 테니까." - P16

어렸을 때 들은 대홍수 이후의 이야기가 머리에 떠올랐다. 인간은 또다시 이 땅의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땅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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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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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서사는 더 부각되고, 매력적인 설정과 상상력은 반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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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약속할게. 우리가 폭탄을 되찾는 데 성공하고 살아서 돌아가게 되면 너희 둥지가 축출당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을 거야. - P300

이런 조건에 따라 협상을 맺기로 하자. 솔직히말하자면 나 혼자 거미들에게 맞서지 않아도 된다니 안심이야. 하지만 이건 알아 두도록 해. 만약 너희 종족이 네가 말한 것처럼 이행하지 않으면 심각한 대가가 따를 거야. 우리가 공격을 받았는데도 도우러 오지 않는다면 이전의 모든 이해관계는 무효로 돌아가. - P301

스피커였던 것이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집단에 온 걸 환영한다. 우리는 당신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그것이 다소 억양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 P358

나샤는 지금 인위적인 혼수상태에 있다네, 미키. 스캐너에 들어가 있는 동안 그녀의 정신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어. - P373

업로드를 준비하는 과정이 묘하게도 위로가 되었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퀸이 헬멧을 내 머리에 씌웠다. 그가 나를 묶자나는 지금이 내 인생 최후의 진실된 순간임을 깨달았다. 나중에 깨어나서 내가 최후로 기억하는 것은 바로 이 순간이겠지.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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