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출시되는 포르노의 종류는 갈수록 다양해졌고, 많은 회사들이 포르노 사업에 뛰어들었다. - P9

"왜 그만두시려는 겁니까?"
"할 이야기 없다니까요."
"하나만 답해주십시오. 그래야 송미씨가 할 이야기를 만들어줄수 있으니까요. 왜 그만두시려는 겁니까?"
"다 지겨워졌어요. 됐어요?"
"그건 답이 아니라 화를 내는 것 같은데요."
"화내는 게 제 답이에요. 됐어요?" 송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 P21

두개골이 얼어붙었나. 머리끝의 차가운 기운에 놀라서 이호준은눈을 떴다. 머리를 만져보았다. 두피에서 냉기가 느껴졌다. 현실감각은 곧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목이 뻣뻣해서 움직이기 힘들었다.
꿈을 꾼 것 같은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 P47

지그소 퍼즐만 보면 이제 아주 신물이 난다. 규호는 오른쪽 다리를 왼쪽 허벅지 위에다 올려놓으며 약간 거들먹거리는 듯한 기분으로,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정윤에게 말했다. - P91

규호가 헛손질을 하다가 겨우 술잔을 잡았다.
여기에 왜 맺히는지 압니까? 이것은 온도 차이 때문입니다. 나는 차가운데, 바깥은 차갑지 않아서, 나는 아픈데, 바깥은 하나도아프질 않아서, 그래서 이렇게 맺히는 겁니다. - P117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는 200명이 넘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는정확한 명단을 확인하지 못한 채 침통한 목소리로 "200명이 넘는시민이…….…" 라는 말만 반복했다. 추측과 예상뿐이었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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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새 차가 있었다. 대단한 물건이었다. 대형 BMW 3.3리터(다시 말해 3,300cc)로, 길고 매끈하게 빠진데다 연료 분사식이었다. 최고 시속 207킬로미터까지 달렸고 가속이 끝내줬다. - P107

아침 7시 무렵, 고든 부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그는 맨발로 창가에 가서 커튼을 걷고 밖을 내다보았다.
때는 1월이었고 아직 어둑했지만 밤사이 눈이 오지 않은 건 분명했다.
"바람소리"
그는 아내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저기 바람소리 좀 들어봐." - P139

어니는 생일선물로 22구경 소총을 받았다. 토요일 아침 9시 30분,
벌써부터 텔레비전을 보며 소파에 축 늘어져 있던 아버지가 말했다.
"네놈이 뭘 잡아오는지 한번 보자. 제대로 해봐. 저녁거리로 토끼나 한 마리 잡아와."
"호수 반대편 넓은 들판에 토끼가 많던걸요. 제가 봤어요."
"그럼 나가서 한 마리 잡아와."
부러진 성냥개비로 앞니 사이에 낀 아침식사를 빼내며 아버지가말했다. - P177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전에 나는 서인도제도에서 며칠 머물기로 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짧은 휴가를 보낼 생각이었다. 친구들 말로는 끝내주는 곳이라고 했다. 은빛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따뜻한 초록빛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하루 종일 빈둥댈 수 있대나. - P215

소설가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직업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오직 이 일만 하는 전문 소설가가 되는가? - P251

나는 이때쯤 일찌감치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도 시도했다. 그렘린(The Gremlins)‘이라는 이야기였는데, 이 단어가 사용된 건 아마이때가 처음이었을 거다. 내 이야기 속에서, 그렘린은 영국 공군의전투기와 폭격기 안에 사는 꼬맹이들로, 전투 중에 총알구멍이 생기거나 엔진에 불이 붙거나 전투기가 추락하면 이건 적군 때문이 아니라 모두 그렘린의 짓이었다. 그렘린의 아내들은 피피넬라, 아이들은위지트라고 불렸다. - P287

그 일에 관해선 별로 기억이 없다. 어쨌든 그 일 이전에 대해서는그렇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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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는 살면서 단 하루도 일을 한 적이 없었다. 그가 스스로 지어낸 좌우명은 이랬다. ‘귀찮게 일을 할 바엔 욕 좀 얻어먹고 마는 게 낫다.‘ 친구들은 이 좌우명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 P10

‘3분 30초 동안 한 가지 대상에만 마음을 집중하는 게 정말 그렇게 어려운가요?
‘거의 불가능하지. 한번 해보게, 눈을 감고 어떤 것을 생각해봐.
오직 한 가지 대상만 생각해. 그것을 마음으로 떠올리게. 그게 눈앞에 보여야 해. 하지만 마음은 몇 초 만에 산만해지지. 사소한 다른생각들이 끼어들고 다른 영상들이 떠오를 걸세. 이건 정말 어려운일이라네.‘ - P44

자, 만약 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어낸 이야기였다면, 일종의 놀랍고 흥미진진한 결말을 꾸며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뭔가 극적이고 독특한 결말이면 되니까.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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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는 스튜어디스였다. 대개 의 스튜어디스들이 그렇듯 그녀는 훤칠한 키에 멋진 스타일을 가진, 즉 모든 남자들이 원하는 타입의 여자였다. 예쁜 여자들이 흔히 그렇듯 그녀는 구태여 착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래서 착하지 않았다. - P184

그러다 급기야 죄의식과 부채감 등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가장 어리석고 나약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그를미워하게 된 거였다. - P192

내가 믿기론, 사랑이란 여자의 입장에선 ‘능력 있는 남자에게 빌붙어서 평생 공짜로 얻어먹고 싶은 마음‘이고 남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 양육해 줄 젊고 싱싱한 자궁에 대한 열망‘일 뿐이었다. 우울한 얘기지만 그것이 사랑의 본질인 것이다. - P216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삶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법이다. 내 앞에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짐작할 수 없다. 운좋게 피해갈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해 미리 걱정하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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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장성해 머리가 희끗해져가는 중년이 되었어도 엄마눈엔 그저 노란 주둥이를 내밀고 먹을 것을 더 달라고 짖어대는제비새끼들처럼 안쓰러워 보였을까? 그래서 비록 자식들이 모두세상에 나가 무참히 깨지고 돌아왔어도 그저 품을 떠났던 자식들이 다시 돌아온 게 기쁘기만 한 걸까?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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