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 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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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까? 저 허술한 벽에 킴 노박의 볼을 붙이는 일. 문제는,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책상 위에서, 오려진 킴 노박의 볼을 집어들고 어디 있는지 모르는 핀을 찾고…… 그럴 만한 기운이 지금 내게 있느냐 하는 것이다. - P140

가짜를 진짜로 속여서 팔고 난 후의 상인의 심경은 대체 어떤 것일까 하고 항상 궁금하게 여겨왔는데 이번에 그걸 좀 알게 된 것 같다. 그 장사꾼은 상품을 속여서 팔았던 일을 잊어버리고 싶은 것이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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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발달할수록 자연주의에 끌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문명이주는 피로가 있고 위험 요소도 늘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연이나 ‘천연‘ 이라고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 P11

2009년 미국 공익과학센터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CSPI가 실시한 식품 원인 질병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오염원의 90퍼센트가 세균이고, 6퍼센트가 바이러스, 3퍼센트가 화학 물질로 밝혀졌다. 잔류 농약으로 인한 화학적 위험보다 생물학적 위험이 훨씬 큰 셈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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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잡: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 느낌 또는 태도에 대해 특히 허세를 부리는 말 또는 행동을 통해 기만적으로 부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으로 거짓말에는 미치지 못함.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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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하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수도 꽤 많지만 경우도 가지가지인 모양이다. 그 사람들이 자기가 들어 있는 하숙집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얘기한다면 신기하고 놀랍고 재미있는 얘기가 헤아릴 수 없이 많겠는데, 여기 옮겨놓는 얘기도아마 그런 것들 중의 하나라고나 할까. - P82

빈민가에 저녁이 오면 공기는 더욱 탁해진다. 멀리 도시 중심부에 우뚝우뚝 솟은 빌딩들이 몸뚱이의 한편으로는 저녁 햇빛을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짙은 푸른색의 그림자를 길게 길게 눕힌다. 빈민가는 그 어두운 빌딩 그림자 속에서 숨쉬고 있었다. - P97

그러나 그 어느 지점이 무한하게 먼 곳에 있을 때도 우리는 그들이 거리를 단축시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 P107

축전(祝)가하‘ 오빠.
부호(符號)라는 걸 만든 이에게 평안 있으라. 엉망진창이 된 나의 감정을 감정의 뉘앙스라는 점에서는 완전히 인연 없는 의사 전달 수단으로써 표현할 수 있는 이 신기함이여. 그렇지만 고향의 누이는 꽃봉투 속에 든 전문(電文) - ‘축 순산‘ 을 읽을게 아니냐고? 맙쇼, 어깨 한 번 으쓱하면 다 통해버리는 감정표시를 서양 영화에서 나는 좀더 먼저 배운걸. - P114

온 들에 황혼이 내리고 있었다. 들이 아스라하니 끝나는 곳에는 바다가 장식처럼 붙어 보였다. 그 바다가 황혼녘엔 좀 높아보였다. 들을 건너서 해풍이 불어오고 있었지만 해풍에는 아무런 이야기가 실려 있지 않았다. 짠 냄새뿐, 말하자면 감각만이우리에게 자신을 떠맡기고 지나갈 뿐이었다. - P126

도시에 갔던 사람들이 이곳으로 여간해선 돌아오지 못하고 마는 이유는어디 있는 것일까.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다행히 누이는 돌아왔다. 그러나 옷에 먼지를 묻혀오듯이 도시가 주었던 상처와 상처의 씨앗을 가지고 돌아왔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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