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에게 혁명의 동기와 목적을 알릴 수 있어야 하며, 민중의 의지에 반하는 것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이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게릴라가 될 수 없다.‘ - P43

전술은 전략의 부속 개념이자 세부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최종 목표보다 훨씬 더 많은 수정이 가능하고, 훨씬 더 유연해야 한다. 수단은 투쟁의 매 순간에 맞게 변형되어야 한다. - P46

혁명을 위해서는 수많은 소중한 생명을 바쳐야 하는데, 테러가 지닌 무차별적인 성격은 많은 경우에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결과적으로 희생자로 만들 수 있어 비효율적일 수 있다. 따라서 테러는 압제자 편에 선 고위급 적군 지도자들을 죽이기 위해 사용할 때에만 의미가 있다. - P50

작전 중에 나온 부상자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보살펴 줘야 한다. 민간인을 대할 때는 그 지역민의 전통과 규범을 진심으로 존중해야 한다. 압제자인 정부군보다는 게릴라 전사들이 훨씬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행동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 P55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곳에서는 작전 지역 안에 절대로 적이 존재해선 안 된다. - P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디터는 내게 카페인 투여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깨어날 꿈과 깨지 않을 현실을 구분하라는 각성의 요구였다. 내게는 경계가 없었다. - P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최악의 하루가 또 한 번 갱신됐다. 신용카드 갱신 거절은 일도 아니었다. 신용등급은 불량배가 형님, 하며 고개를 숙였다. 오랜 친구는 오늘 어제의 친구가 됐다. 그 사람 죽었습니다, 초면에 실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뉘신지, 라며 나를 외면했다. 거두절미하고 거절되지 않는 일은 신을 만날 날이 하루 더 다가왔다는 것이 유일했다. - P9

소설 쓴다는 말과 웃긴다는 말은 중의적으로 사용된다. 그 부정적 함의에 더없이 충실하다. -william1564- - P19

"반복하지도, 번복하지도 않을 테니 잘 들어, 이제 일주일이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얘기야. 더 이상의 기회는 없어. 그 안에 내마음을 포복절도 하지 못할 경우, 재계약은 요원하다."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적 인물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작품은, 그 인물에 대한 생생한 기억과 함께 한 시대의 맥락을 담아낸 비전을 보여주기에 남다른 가치를 갖는다. - P5

체의 창의적인 활동으로 인해 다채로운 성격을 띠는 이 책 《게릴라전》에는 부당하게 빼앗긴 권력을 되찾기 위한 투쟁에서 체득한 전략과 전술, 각각의 봉기 단계에 부합하는 군사 사상이 종합적으로 정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쿠바에서의 인민 전쟁이 지닌 이론과 실천에 대한 경험들이 담겨있다. - P11

이처럼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행보와 우격다짐의 성격을 가진 위협 앞에서, 민중에게는 폭력에 의지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체는 게릴라전을 사용하는 것이 비록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올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적절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 P13

★ 이기지 못할 전투는 하지 마라.
★ 계속 움직여라. 물고 도망쳐라.
★ 무기의 주요 공급자는 적이다.
★ 은밀하게 숨어서 움직여라.
★ 기습하라.
★ 어느 정도 능력이 생기면 반드시 새로운 부대를 훈련시켜라.
★ 전쟁의 3단계 : 전략적인 방어 단계, 적과 게릴라 활동이 균형을 이루는 단계, 적의 완전한 섬멸. - P15

바티스타 독재정권에 맞선 쿠바 민중의 무장항쟁이 거둔 승리는, 전 세계 언론이 묘사한 바와 같이 영웅적인 위업이었을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민중에 대한 낡은 도그마를 바꿀 수 있게 해준 쾌거였다. 쿠바 혁명은 탄압을 자행하는 독재 정부로부터 게릴라전을 통해 스스로 해방될 수 있다는 민중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 P30

게릴라 투쟁은 대중의 투쟁이자 민중의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P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따위 일은 하루빨리 집어치워야 한다. 생각만 그런 채로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고백하자면 사실은 꼬박꼬박 월급을 손에 쥘 수 있는 생활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빨리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 - P7

당시 나는 방문 저편에서 자고 있는 구라모치의 숨소리를 들으며 지금이야말로 그를 죽일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그의 인간성에 대해서 더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이제는 그를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 P23

"그래, 아무래도 사기라는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동서 상사는 침몰 직전의 배라고 할 수 있어. 침몰하는 배에 탄 쥐새끼 신세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어."
구라모치가 소리를 낮추었다.
"슬슬 도망칠 때가 됐어." - P45

그때 구라모치 오사무의 이름을 댔다면 어떻게 됐을까. 라고 때때로 생각해 보곤 한다. 그가 경찰에 체포됐다면 그 이후 내인생이 달라졌을까. 아니다. 아마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P80

그러나 내가 형사에게 구라모치의 이름을 대지 않은 건 그 때문이 아니었다. 새로이 발견된 그의 악행을 내 가슴속에 담아 두는 편이 앞으로의 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를 단죄하는 사람은 나여야만 했다. 경찰의 개입은 원하지 않았다. - P80

그 답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구라모치는 마키바 노인에게 돈을 돌려주려고 제3의 피해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가 왜 유독 마키바 노인만 그토록 특별하게 취급했는가는 그 후의 전개를 생각해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목적은 마키바 노인에게 감사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었다. 구라모치가 진짜로 노렸던 것은 유키코의 호의를 얻는 것이었다. - P108

"말은 정확히 해야지. 돈을 나 혼자 빼앗은 게 아니라 너와 내가 함께 빼앗았어. 우리는 파트너였으니까."
순간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런 내게 그는 덧붙였다.
"결혼식에는 와 줘. 아무튼 우린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잖아."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를 죽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 P117

결혼식에 가자. 피로연에도 참석하자. 행복한 구라모치와 아름다운 신부 유키코의 모습을 눈에 새기는 거다. 나의 굴욕과 질투심이 한껏 부풀어 오를 테지. 그러면 지금까지 도저히 넘을 수 없었던 한계점을 마침내 넘어서게 될 것이다.
증오가 살의로 바뀌는 그 한계점을 넘어서면 아무리 애써도 생기지 않던 진정한 살의가 싹틀 것이다. - P120

그런 의식이 작용했는지, 구라모치와 통화한 이후 나는 미하루와의 결혼을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무사히 결혼에 골인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데 성공한다면 녀석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 P143

"그이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유키코는 입술 사이로 혀끝을 살짝 내밀었다가 집어넣고 말을 이었다.
"미하루를 다지마 씨에게 소개하면 어떻겠냐고 말을 꺼낸 사람이 실은 그이예요."
"뭐라고요?"
"하지만 그이는 내가 소개하는 형식으로 해야 다지마 씨가 받아들일 거라면서 자신은 빠지는 척하겠다고 했어요." - P150

그 시점에서는 아직 내가 그녀를 사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에게 이해심 없는 남편으로 비치기 싫었고, 그녀의 소망이라면 가능한 한 들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미하루가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지 알지 못했다. - P167

이때에 이르러서야 나는 함정에 빠진 것 아닌가 의심하게 됐다. 즉 데라오카 리에코는 처음부터 자취를 감출 작정을 하고 내게 접근해 나를 유혹하고 내 가정을 파괴한 것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 P342

물론 구라모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와 벌이는 논쟁은 항상 이런 식으로 끝났다. 그는 언제나 나보다 한두 걸음 앞서 대답을 준비했고 그런 그에게 나는 아무런 응수도 하지 못했다. 결국 남는 것은 불완전 연소된 것 같은 찜찜함이었다. - P2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