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 《백야행》도 일단 한 명 죽여 놓고 시작한다. 제일 처음 죽는 사람은 기리하라 요스케, 전당포 주인이다. 건축하다 말고 버려진 폐빌딩이 살해된 장소. 그의 주변을 탐문하던 경찰은 애인일지도 모르는 30대 중반의 여자 니시모토 후미요와 그와 연인관계로 보이는 40대 마쓰우라 이사무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유력한 용의자 두 사람은 모두 알리바이가 있다. 이제 그들의 알리바이를 깨고 범행을 입증해야 하는데 남자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리고 일년 후 니시모토 후미요는 집에서 가스중독으로 죽는다.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아, 전당포 주인에게는 류지라는 아들이 있고, 후미요에게는 유키호라는 딸이 있다는 건 잘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1958 ~ ) 일본의 소설가.


뛰어나 몰입감,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 중에 꼭 읽어야 할 명작이라고 해서 사두었다가 큰 마음 먹고 있다가 붙들고 읽기 시작했다. 《백야행》에 손이 잘 가지 않은 건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 두꺼운 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다지 두껍지 않은 단권짜리였는데, 《백야행》은 꽤 두꺼운데다가 두 권 짜리 책으로 1,200 페이지에 달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새하얀 표지는 괜히 열어 보지 말라고 거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놓고도 오랫동안 책장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한 일주일 정도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출퇴근하면서 사흘만에 모두 읽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책장이 잘 넘어간다.


결국 만나는 평행선


아버지가 살해당한 남자아이 류지, 어머니가 자살한 여자아이 유키호는 각자 삶을 산다. 각각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마치 앨범에서 사진 하나씩 꺼내보듯이 펼쳐 놓는데, 평범한 듯 보이면서도 이상한 사건들에 연루되기도 하고(유키호), 컴퓨터에 일찍 눈을 떠서 컴퓨터 관련 범죄로 돈을 버는 과정(류지)을 시간 흐름에 따라 보여준다. 두 아이는 아무런 연관없이 각자의 삶을 사는데 유키호는 현명하고 사랑스럽게, 류지는 어두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처음에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였던 둘의 삶이 묘한 곳에서 교차하고 교차점은 책을 읽을수록 넓어지고 뚜렷해진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사건을 쫓는 형사인 사사가키 준조와 독자는 강한 의심만 가질 뿐이지 확신할 수는 없다. 두 사람의 인생 궤적은 마치 굉장히 큰 구체의 한 곳에서 평행이었던 두 대의 직선이 표면을 따라가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나는 것 같다. 그리고 두 직선이 만나서 안개속에 싸여 있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모든 것을 깨닫고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재미뿐만 아니라 문학성까지..


백야행을 읽으면서 구성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결말의 처리방식은 더욱 감탄할 만하다. 많은 일본소설들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강하게 주려는 욕심에 용두사미가 되고 만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도 그런 것들이 있다. 하지만 백야행은 다르다. 반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로지 반전만을 위해서 내달린 소설이 아니다. 책의 절반 정도 읽으면 유키호와 류지, 두 아이가 많은 사건에서 공모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결말이 오기 전에 이미 독자는 두 사람이 모르는 부분에서 연관이 있고 19년 전 살인사건의 전말을 모를 뿐이다. 그리고 19년 전 사건의 진상을 알았을 때, 충격은 충격이지만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이 더 크다.



개운하지 않지만 여운이 남는 결말


그 많은 사건들에 대해 유키호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형사가 추측하고 독자가 수긍한대로 유키호와 류지는 긴 시간동안 공모한 것이 사실인지 소설에서는 명확하게 알려 주지 않는다. 두 사람이 어떻게 알게 되고 서로 연락을 하면서 지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모든 것이 정황 뿐이다. 류지의 죽음을 본 유키호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인 듯이 무심하게 지나치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 만에 하나 형사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결국 소설은 정확한 결말을 맺어 주지는 않고 끝이 난다. 상쾌하지 않고 찝찝하다. 하지만 굉장히 멋진 결말이다.


★★★★☆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하는 대중소설가이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문학적인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백야행》은 소설의 재미도 재미지만 문학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다. 밝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유키호에게 숨어 있는 차가움과 섬뜩함이 잘 표현되었고, 류지의 성격도 매력적으로 묘사되었다. 무엇보다 이면에 숨어있는 사건을 뚜렷이 보여주지 않은 채 겉모양만 보여주고 점점 뚜렷해 지도록 구성해서 독자가 상상으로 메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 가장 좋았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몇 편 중에 한 편이다. 시리즈 중의 한 편으로 엮이지 않아서 배경을 몰라도 된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강력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개의 고양이 눈 - 2011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최제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은 이곳 현실에서 퍼즐 조각들을 그러모아, 그것들을 서로 아귀가 맞게 조금씩 비틀어서, 전혀 다른 그림의 새로운 퍼즐을 하나 만들었던 거야.

p.257


이건.. 소년탐정 김전일?


산장에 서로 처음 보는 여섯 명의 남녀가 모였다. 여섯 명은 온라인 동호회 실버 해머의 회원들이다. 동호회 운영자인 닉네임 악마가 초대해서 모였는데, 악마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실버 해머'는 연쇄살인마를 주제로 하는 동호회. 여섯 명의 닉네임은 그에 어울리게 한니발, 유혈낭자, 불면증, 왕두더지, 폐쇄미국, 전신마취이다. 악마는 기다려도 오지 않고, 준비된 음식이라곤 고급스러운 양주 뿐. 여섯 명은 어쩔 수 없이 빈 속에 양주를 마시다 각자 방에 들어가 잠을 잔다.


잠시 눈을 붙이다 날카로우 비명소리에 잠을 깨서 나가 보니 한니발이 둔기에 맞아 살해되었다. 사람들은 당황하고 유력한 용의자 유혈낭자를 침대에 묶어 놓는다. 휴대폰은 통화권 이탈, 경찰을 부를 수 없다. 때마침 눈보라까지 휘몰아쳐 하산할 수도 없다. 그런데 묶어 놓은 유혈낭자마저 몸쓸 짓을 당한후 살해된 상태로 발견된다. 범인은 모였던 여섯 명 중에 있을까? 아니면 악마가 어딘가 숨어서 연쇄살인을 벌이는 것일까? 그런데 이거.. 《소년탐정 김전일》 아냐?


최제훈 1973 ~ . 사진 출처: 아주경제


실망스러운 시작에 이은 파격적인 전개


두 번째로 읽는 최제훈의 소설이다. 이전에 읽은 《퀴르발 남작의 성》을 굉장히 재밌게 읽어서 그의 소설책 세 권을 더 샀다. 그런데 기발한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으로 신선했던 《퀴르발 남작의 성》에 비해 도입부가 너무 식상해서 실망할 뻔했다. 김전일이라니.. 눈보라 치는 산장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라니..


그런데 두 번째 장인 <복수의 공식>을 읽으면서 머리가 번쩍 뜨인다. 이게 뭐야?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아니 그것보다 이렇게 얘기를 분해해서 재조합해도 되는 거야? 어떤게 현실이고 어떤게 환상이지? 아니면 둘다 현실이 아닌 건가?


두 번째 장은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짧은 소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다섯 개의 이야기 구조가 심상치 않다. 첫장의 산장에서 인물들이 한 얘기를 마치 소인수분해하듯이 이야기의 원소로 나눈 후 그 원소들을 재조합해서 전혀 다른 얘기를 만들어 낸다. 그 와중에 또 다른 곳에서 가져왔을 법한 이야기를 첨가하기도 한다. 2장 내내 1장에서 나왔던 여러 개의 이야기 조각을 이리저리 퍼즐 맞추듯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치 소설 습작을 쓰는 것 같다.



알고 보니 소설?


그러더니 드디어 3장에서 커서가 등장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인가? 하지만 여전히 긴가민가하다. 세 번째 장 역시 앞서 있던 1, 2장의 소설을 또 잘게 쪼개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최제훈이라는 소설가가 여러 개의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이리저리 조합을 하면서 습작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앞의 두 장과 조금 다르다면 이번에는 확실히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정확히는 번역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거하며 계속해서 번역을 강요하는 것같은 여자. 번역하고 있는 소설은 첫 장의 제목과 같은 '여섯 번째 꿈'. 여전히 현실과 소설, 환상이 이리저리 뭉개져 있다. 이건 4장까지 계속 이어진다.


파편화된 이야기를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실체를 알 수 없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전작인 《퀴르발 남작의 성》도 특이했는데 이건 더 심하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하지는 않은데 그 이유는 이 소설이 몰입도가 정말 뛰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나는 가지고 있는 조그만 이야기 조각으로 독자를 이렇게까지 끌어당길 수 있는 필력이 있다'고 의기양양하게 주장하는 듯하다. 읽기 어려울 것 같은 이야기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플롯 구성능력과 필력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 책을읽으면서 특이한 이야기 구조에 많이 끌리는데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그 중에서도 최고다. 난해한 듯 하면서도 몰입도가 뛰어나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엉뚱하게 연결되어 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인물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관계, 성격 등을 메모하면서 책을 읽는데 끝까지 읽고 보니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 혼돈의 미로를 헤매다 탈출못하고 갇혀 버리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퍼즐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소설이다. 라비린토스에 빠져 허우적대는 기분을 느껴 보길..


오랜만에 내 기준으로 별 다섯 개짜리 소설이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반양장)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뇌를 우주로.. 계단프로젝트

윈텐밍은 불치병에 걸렸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죽을 것이 확실하다. 희망이 없는 삶을 살던 그는 얼마전 통과된 법률에 의해서 허락된 안락사를 선택하려고 한다. 그런데 죽기 얼마전 운좋게 꽤 많은 돈을 얻게 된다. 윈텐밍에게는 그다지 쓸모없는 돈이다. 이미 죽을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윈텐밍은 자신에게 의미없는 돈을 자신에게 의미있는 사람을 위해 의미없이 사용하기로 했다. 대학시절 마음을 두었던 청신에게 400광년이나 떨어진 별인 DX3906을 사서 몰래 선물했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어 죽음을 결정한 순간, 눈앞에 청신이 나타났다.

'윈텐밍, 너의 뇌가 필요해.'


청신은 PIA의 멤버이다. 삼체세계의 함대가 지구로 향하는 위기를 맞아 PIA는 함대와 처음으로 대면할 인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태양계의 가장 변방인 오르트 구름까지 인간을 보내기 위한 계단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탑승할 수 있는 인간의 체중이 극도로 적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한 사람을 온전히 보내려고 했지만 보낼 수 있는 중량이 점점 줄어들어서 마지막 계산의 결과는 500g. 그렇다면 '뇌를 보냅시다.' 이렇게 해서 선택된 것이 죽으려고 작정해서 뇌만 따로 떼어서 우주로 200년간 보내도 문제없는 윈텐밍이다. 결국 윈텐밍의 뇌는 기약없는 우주로 쏘아 올려진다. 하지만 윈텐밍의 뇌는 우주선의 기계적인 결함으로 계획되었던 항로를 벗어나게 되고 우주의 암흑속으로 정처없이 떠도는 운명이 된다. 청신은 윈텐밍의 뇌가 우주로 향하기 직전 자신에게 별을 선물한 누군지 모르는 낭만적인 사람이 윈텐밍임을 알게 된다.


청동시대호는 삼체의 물방울 공격에서 살아남은 함정이다. 지구의 패배와 멸망을 예상하고 우주로 피난하려던 중 지구로부터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고 영웅대접을 받으며 귀환한다. 하지만 이들은 지구에 착륙도 못하고 정지궤도에서 반인류죄와 살인죄로 무기징역 등의 선고를 받는다. 청동시대호의 장교인 슈나이더는 아직 돌아오기를 주저하던 블루스페이스 호에 지구로 귀환하지 말라는 마지막 통신을 남기고 사망한다. 블루스페이스호는 통신을 받고 끝없는 우주로 다시 향하고 지구에서는 그래비티호가 블루스페이스로를 쫓아 우주로 향한다.


류츠신 1963`~ . 중국의 대표 SF소설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 중국 SF문학상인 은하상을 수상했고, 2015년 《삼체》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훨씬 두꺼워진 책, 훨씬 커진 스케일


류츠신의 《삼체》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1권과 2권을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세번째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1권 《삼체문제》에서 지구인들은 지구를 위협하는 삼체세계를 인식했고 2권 《암흑의 숲》에서는 삼체의 위협에서 인류의 안전을 지키는 면벽자 뤄지에 대한 영웅담이었다. 3권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인 청신과 AA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우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삼체》 시리즈는 과거 이야기는 거의 없고 거의 미래 이야기인데도 '지구의 과거' 연작이라고 하는 건 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1부와 2부가 길어봐야 몇 백년을 다루는데 반해서 3부는 수백, 수천억년을 넘어서 우주의 종말까지를 다룬다.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진 듯하지만 막상 실제 이야기의 주무대는 수백년 정도이고 우주의 종말은 마지막 몇십 페이지 정도이니 너무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물질의 속도는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블랙홀은 빛의 속도로도 빠져나갈 수 없어서 관측할 수 없다. 《삼체 3부 - 사신의 영생》에서는 이런 블랙홀의 성질을 이용하고 빛의 속도를 느리게 해서 다른 우주문명이 태양계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태양계의 빛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검잡이 청신, 지구를 구하지 못하다


3부는 2부의 바로 다음으로 바로 내용이 넘어가지 않는다. 삼체 위기가 닥친 후 면벽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는 시도로부터 시작한다. 면벽 프로젝트가 성공한 프로젝트로 큰 줄기를 이룬다면 계단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곁가지이다. (결국 계단 프로젝트는 성공했지만 청신은 그 성공을 보기 좋게 걷어차 버린다.) 계단프로젝트를 고안한 것은 청신이고 인류의 대표로 삼체함대를 처음 만나는 사람은 윈텐밍, 정확하게는 윈텐밍의 뇌이다. 윈텐밍은 우주로 떠나고 청신은 계단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보기 위해 동면한 후 깨어나서 놀랍게도 뤄지가 담당했던 검잡이를 계승한다. 뤄지는 삼체세계를 위협하여 균형을 이루고 나서도 54년 동안 삼체세계를 위협하고 있었다. 삼체세계가 지구를 공격하려고 하면 삼체의 위치를 암흑의 숲이 우주로 알려서 서로 멸망하는 버튼을 손에 쥐고 있는 뤄지. 그런 뤄지를 검잡이라 부르고 청신이 그 후계자로 결정이 된다. 하지만.. 검잡이가 해야 하는 일이 뭔지 실감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했던 청신이 검잡이를 승계하자마자 지구는 삼체세계의 공격을 받아 점령당한다.


청신은 위협자가 아니라 안전 장벽이었고 적들은 그녀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p.230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에 있는 입자가속기. 《삼체 3부 - 사신의 영생》에서는 목성 궤도에 초대형 '지구 공전 가속기'를 설치한다.


멋진 하드 SF, 어려울 수도 있다


여기까지 읽어도 아직 책의 1/3도 읽지 않았다. 굉장히 책이 두껍다. 무려 8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은 이후 어떻게 삼체세계가 멸망하여 지구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 이후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 간다. 청신은 무려 400광년이나 떨어진 DX3906에서 윈텐밍을 만나기도 하고 두 번째 판단착오로 지구를 구할 기회를 다시 한 번 날려 버리기도 한다. 결국 청신은 지구를 구하는 구원자였던 뤄신과는 달리 지구를 지키지 못한다. 그런 주제에 AA와 함께 단 둘이 살아남아 우주의 끝을 본다. 이런 이야기이지만 그 중간은 굉장히 복잡하다. 복잡한 것도 복잡한 것이지만 하드 SF답게 온갖 과학적인 요소들이 스며들어 있다. 11차원이라는 말이 나오면 초끈이론이 생각이 난다. 차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2차원 공격에 당한 지구가 어떤 모양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성이론을 모르면 청신과 AA가 어떻게 400광년이나 떨어진 별까지 죽지않고 여행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기본적인 우주론과 태양계에 대한 지식도 이 소설을 읽는데 필요하다. 아마도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면 줄거리만 따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분량도 많은데다 어려운 과학이론에 대한 상식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하니 만만하게 읽을 만하지는 않다.


지구는 삼체세계에 의해서 멸망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문명이 보낸 카드 크기의 2차원 공격에 의해서 3차원에서 2차원으로 떨어져 멸망하게 된다. 청신과 AA는 뤄지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태양계 밖으로 탈출한다.


★★★★☆


최근 SF 소설에 관심을 갖고 많이 읽어 보고 있는데, 《삼체》 시리즈만큼 최신 과학이론을 잘 녹여낸 소설은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런데 1부 2부와 달리 3부는 시간의 스케일이 너무 크다. 작가인 류츠신이 소설을 장대하게 장대하게 끝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좀 무리하지 않았나 싶다. 적당한 선에서 끝을 맺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3권을 읽고 나서 1권부터 다시 읽어 보려고 했는데, 너무 양이 많다. 일반적인 책으로 따지면 5권 정도 분량이다. 다시 읽어 보려면 꽤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윈텐밍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지어낸 동화도 흥미롭다. 중간중간 해설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시간 밖의 과거'라는 청신의 회고록은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파운데이션》 속의 '은하대백과사전'을 연상시킨다. 전편에서 느낀 것처럼 류츠신이 아시모프의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SF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할 소설이다. 여러가지 과학적 상상력이 얽혀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과학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1/3 정도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줄거리만 따라갈 수도 있다.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같은 사랑, 그리고 이별

마르탱은 프랑스 소르본 대학의 학생이다. 가브리엘은 미국 버클리 대학의 학생이다. 마르탱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 미국에서 2개월 지내기로 하고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생활을 하면서 카페테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때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브리엘에게 사랑을 느끼고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 짧은 시간동은 깊은 사랑을 한다. 프랑스로 돌아간 마르탱은 다시 가브리엘을 만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사서 가브리엘에게 보내고 만날 장소와 시간을 혼자서 정한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나타나지 않고, 마르탱은 카페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다 실의에 빠져 프랑스로 돌아 간다.


기욤 뮈소 Guillaume Musso 1974 ~ .


예술품 전문 도둑 아키볼드를 뒤쫓는 마르탱

그로부터 13년 후, 마르탱은 경찰이다. 마르탱이 쫒고 있는 범죄자는 미술품만을 전문적으로 훔치는 아키볼드. 고흐의 그림을 훔치는 아키볼드의 뒤를 쫓아 거의 잡기 직전까지 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아키볼드는 미국에 있는 '천국의 열쇠'라는 보석을 훔치겠다고 예고를 하고, FBI는 아키볼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마르탱에게 함께 아키볼드를 잡자고 제안을 한다. 고민하던 마르탱은 경찰직을 사임한 후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러는 중에 마르탱은 아키볼드가 가브리엘의 아버지인 것을 알게 되고, 가브리엘과도 재회하게 된다. 가브리엘이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 쫒고 쫒기는 관계, 그리고 '천국의 열쇠'를 두고 옥신각신 하던 중 마르탱과 아키볼드는 금문교에서 떨어지고,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게 된다. 이제 세 사람은 어떻게 될까?



처음 읽은 기욤 뮈소의 소설

굉장히 유명한 소설가이다. 작품을 여러 개 쓴 것을 알고 있고 제목도 많이 들어 알고 있다. 괜히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쓸데없는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눈에 계속 띄기는 했지만 그동안 읽지 않고 있다가 어차피 사놓은 책 한 번 읽어나 보자 하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다. 책은 굉장히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 것처럼 책을 읽는 동안 화면이 머릿속에서 슥슥 지나간다. 가브리엘이 왜 나오지 않았는지는 끝까지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알려 준다. 차량 추적씬도 나오고, 미스터리도 나오고, 극적인 결투장면도 나온다. 전형적인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다.



하아.. 이게 뭐지?

사실 이 소설에 대해서 평을 길게 쓰고 싶지는 않았다. 보통 메모를 하면서 책을 읽는데 나중에는 메모에 욕까지 들어갔다. 도대체 기욤 뮈소라는 작가가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뭐지? 추정되는 것은 책장이 잘 넘어가고 표현이 굉장히 격정적이라는 점이다. 


주인공 남녀의 사랑하는 감정이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 도대체 두 사람은 왜 사랑에 빠진 거지? 사랑은 그냥 이유없이 빠져드는 거지 뭐..라고 하기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두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건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얘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장치 설계가 너무 허술하니 읽으면서도 소설이 쳐 놓은 감정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모든 사건은 작위적이고 마지막에 억지로 가브리엘의 갈등을 막장으로 치닫게 하는 마르탱과 아키볼드의 대결구도는 자연스럽지 않다. 개연성은 하나도 없고 우연이 범벅된데다가 마지막에는 어처구니없이 영계 이야기까지 나온다. 코마 상태 빠진 마르탱과 아키볼드가 저승의 입구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올 때쯤 되어선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게 왠 거지같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지.. 가브리엘이 오지 않은 이유도 그렇다.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그걸 미스터리처럼 포장해서 끝까지 끌고 간 것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욤 뮈소가 쓴 다른 소설을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큰 사건과 설정 만들어 놓고 그동안 써왔던 타성 그대로 살을 붙여서 소설을 펴내는 작가일 거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욤뮈소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고 한 번 읽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가 처음 읽은 소설이다. 너무 실망이다. 도대체 왜 기욤 뮈소가 이렇게나 인기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책을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지 않으면 찜찜해서 겨우겨우 읽기는 했지만 읽고 나서 이렇게까지 실망스러운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개연성도 없고, 감정이입도 안되고, 심각하게 작위적인데 영계에서 아키볼드가 한 희생 때문에 갈등이 해소된다니.. 이 사람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


다른 작품은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은 비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카자와 사토시 : 시공을 뒤섞어서 한바탕 난장을 벌여봅시다.

p.282


코난 도일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셜록 홈즈

내 이름은 셜록 홈즈, 탐정이지. 범죄의 도시, 안개 자욱한 런던을 떠나 조용한 시골 사우스 시에서 쉬고 있는 중이야. 하지만 언제나 사건은 나를 따라 다니는 듯 해. 어쩌면 내가 사건을 몰고 다닐 수도 있지. 이 조용한 시골 한구석에서도 살인 사건이 일어났어. 조용했던 마을은 시끌벅적해 지고. 도저히 범인을 발견하지 못한 경관은 나에게 찾아와 도움을 요청해. 내 숙명이라고 해야 하나?


경관을 따라가서 현장을 보니 완벽한 밀실살인이야. 피해자는 있는데 살인한 방법을 알 수가 없어. 결국 밀실트릭을 깨야만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어.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아. 피해자? 아, 피해자에 대해서 말을 안했군. 3류 추리소설가야. 자기 작품의 주인공인 탐정을 작품에서 죽여 버린 후에 독자로부터 항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스트레스를 받아 왔나 봐. 이름이.. 코난 도일인데, 유명하지 않은지 처음 듣는 이름이야.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의 살인 사건을 추리한다.


괴상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단편집

표지를 보면 퀴르발 남작이 틀림없어 보이는 흑백 표정을 한 남자가 표지를 떡 차지하고는 째려 보고 있다. 옷깃사이로 손가락 일곱 개가 튀어나와 있고 왼쪽에는 낚시바늘 두 개가 튀어나와 있다. 전체적인 느낌이 일본소설 표지같다. 처음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표지가 책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든다.


저 일곱 개의 손가락이 책에 들어 있는 일곱 편의 단편을 의미하는 것일까? 《퀴르발 남작의 성》은 단편 일곱 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다. 그런데 일곱 편이 모두 괴상한 이야기들이다. 퀴르발 남작은 친척 아이들을 성으로 데려와서 잡아 먹는다. 셜롬 홈즈는 코난 도일이 어떻게 죽었는지 추리한다. 차화연은 대학시절 자신이 괴롭혔던 이현정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고, 강철수는 사람을 죽여 놓고는 자기 안의 다른 사람이 죽였다고 주장한다. 굉장히 평범해 보이는 소재들을 괴상하게 풀어 놓는다. 현실같으면서도 그 안에 왜곡된 판타지를 섞어 놓아 생경한 재미를 느끼게 하기. 《퀴르발 남작의 성》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최제훈 1973 ~ .


왜곡된 서사, 왜곡된 기억

《퀴르발 남작의 성》은 '변형'과 '왜곡'을 다루고 있다. <퀴르발 남작의 성>이라는 의미있는 영화를 다루는 대학강의로부터 시작하는 첫 단편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영화가 어떻게 변형이 되어가는지 설명한다. 그걸 시간 순으로 되돌려 보면, 흑사병이 창궐하던 프랑스 작은 마을 부부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성으로 들여 보내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할머니가 아이에게 들려 준 이야기, 그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영화로 만드는 감독, 영화를 만드는 중에 참견하는 관계자들, 그 영화를 리메이크한 일본 감독, 그리고 그 영화를 다시 해석하는 교수.. 이렇게 이루어지면서 원래 이야기가 가지고 있던 서사가 변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번째 단편인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은 정말 재치가 넘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홈즈가 자신을 창조한 코난 도일이 죽은 사건을 조사하다니.. 비록 트릭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죽으면서도 홈즈를 희롱하는 코난 도일과 '제4의 벽'을 뚫고 나와 추리하는 홈즈의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현실과 소설을 왜곡한다.


그 다음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매듭>과 <그림자 박제>는 왜곡된 정신을 그려낸다. <그녀의 매듭>에서 차화연은 자신이 도와줬다가 질투로 망쳐버린 이현정을 아예 기억속에서 지운다. 기억에 빈틈을 만들어 버렸다. <그림자 박제>에서는 거꾸로 강철수가 톰, 제리, 강우빈이라는 세 인격을 품고 살고 있다. 다중인격 때문에 강철수 역시 기억에 빈틈이 생긴다. 정신도 왜곡되어 버렸다.


위에서 이 책이 일곱 편의 단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차례를 보면 여덟 개의 소제목이 적혀 있다. 마지막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는 책 자체를 왜곡해 버린다. 가장 짧은 마지막 글은 이 책 전체에 대한 재치있는 개그다. 이 책에 등장한 인물들이 책을 펼치지 않은 동안에는 책 속에서 자기들끼리 파티를 하고 떠들면서 지내고 있다는 설정으로 쓴 짤막한 글이다. 마치 <토이 스토리>에서 장난감들이 사람이 없을 때 서로 대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형식을 어디서 봤나 했더니 문정후 작가가 그린 <용비불패>라는 만화책에 비슷한 컨셉을 가진 장면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바로 저런 찌그러진 모자를 쓰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다니는 마녀의 스테레오타입이 억울하다.


재치와 상상력이 넘치는 멋진 소설집

최제훈이라는 작가는 잘 모른다. 워낙 한국 작가에 대해서 많이 모르기 때문인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책들도 꼭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런 멋진 상상력으로 다양하게 글을 쓴 소설가를 많이 알지 못한다. 특히 <마녀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고찰>은 그리스신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재치있게 마녀의 모습이 왜곡되어 가는 역사를 차분히 살펴 보는데, 정말 그랬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를 잘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 짧은 책 한 권 속에 강의, 민담, 기사, 취조 등 온갖 종류의 서술 기법을 자연스럽게 담아 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숨>을 쓴 테드 창이 자꾸 떠올랐다. 단편집을 썼고, 상상한 것을 마치 현실인 것처럼 뻔뻔하게 글을 써내려갔다. 조금 다르다면 테드 창은 하드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글을 썼고, 최제훈은 역사와 일상을 다루는 글을 썼다는 점이다. 테드 창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그만큼 최제훈 역시 굉장히 멋진 작가라고 생각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사실은 저 괴물이 아니라 저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라고 한다. 


★★★★☆

사실 그동안 한국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지 않았다. 사실 소설 자체를 그렇게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국소설을 집중적으로 읽으면서 내가 참 어리석었다고 반성하는 중이다.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고 읽는 책마다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퀴르발 남작의 성》도 그렇다. 읽는 동안 내내 즐거웠고, 작가의 재치와 능글맞은 글솜씨에 매혹됐다. 최제훈이 쓴 다른 글들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