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파치먼이 커버데일 일가를 살해한 까닭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뚜렷한 동기도 치밀한 사전 계획도 존재하지 않았다. 금전적이득도 안전 보장도 없었다. - P7

유니스 파치먼과 조앤 스미스라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여성이 일요일 저녁, 오페라를 보고 있던 커버데일 가족을 총으로 쏴 죽였다. 이 주 후 유니스는 이 범행으로 체포되었다. 글을 읽을 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깊은 사연이 존재한다. - P9

"정말 완벽해요, 여보." 그녀는 열변을 토했다. "우리가 멸종해 버렸다고 생각한 전통적인 스타일의 하인이라니까요. - P22

포나 바이런인 척 굴곤 하는자일즈의 마음속에서는 종종 근친상간의 격정이 끓어 올랐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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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정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시스템이다."
패배는 가슴 아프지만 민주주의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리고 패배에 직면한 정당은 페론당처럼 해야 한다. 즉, 패배를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가 다음 선거에서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 P29

패배를 받아들이고 권력을 평화적으로 넘겨주는 규범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 P29

앞으로 다시 승리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할 때, 정당은 패배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 P37

정당이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두 번째 조건은 권력이양이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즉,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생계가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며, 권력을 넘겨주는 정당과 그 지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 P38

두려움은 때로 사회를 독재로 되돌리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정치권력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더 중요하게는 기존의 지배적인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리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바로 그러한 힘으로 작용한다. - P52

충직한 민주주의자라고 부른 사람들은 언제나 세가지 기본적인 행동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첫째, 승패를 떠나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자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혹은 폭력을 쓰겠다는 위협)을 사용하는 전략을 분명히 거부해야 한다.
충직한 민주주의자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미묘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반민주주의 세력과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것이다. - P63

주류 정당이 전제적인 극단주의자를 용인하고, 묵인하고, 혹은 이들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때, 민주주의는 곤경에 빠진다. - P64

충직한 민주주의자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는 정치인들이 ‘자신과 관련된 세력‘이 폭력적이거나 반민주적인 행동을 했을 때 보이는 반응이다. - P64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반민주적인 극단주의자를 고립시키거나 물리치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경쟁 정당과 손을 잡는다‘. - P67

헌법과 법률이 아무리 잘 설계되었다고 해도 애매모호한 부분과 잠재적인 허점이 존재하고, 다양한 해석에 열려있으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그리고 다양한 강도로) 집행될 수 있다. 정치인은 바로 이러한 애매모호함을 이용해서 법을 제정한 목적자체를 왜곡하고 뒤집을 수 있다. - P77

페루의 독재자 오스카르 베나비데스óscar Bena-vides(1933~1939)는 이런 말을 남겼다.
"친구에게는 모든 것을, 적에게는 법을." - P86

남부 지역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투표권 박탈을 통해 미국 사회가 다인종 민주주의를 향해나아가는 첫 여정에서부터 길을 잃게 만들었다. - P127

연방이 투표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부 지역의 민주주의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흑인 투표율은 1880년 61퍼센트에서 1912년 상상조차 힘든 2퍼센트로 곤두박질쳤다. - P133

공화당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20세기 중반에 시민권법과 투표권법 개혁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미국이 더욱 민주화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60년 후, 공화당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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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5일, 조지아주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백인 우월주의가 오랫동안 정치판을 잠식했던 바로 그 주에서 유권자들은 그들의 첫 번째 아프리카계 미국인 상원 의원 레버런드 라파엘 워녹과 첫 번째 유대계 미국인 상원 의원을 기록적인 수치로 선출했다. - P11

다인종 민주주의는 정기적이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제도를 갖춘 정치 시스템으로, 여기서 모든 민족 집단의 성인 시민은 투표권은 물론, 언론과 집회 및 결사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인 시민권을 누린다. - P13

미국 사회는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거대한 이민물결이 기독교를 믿는 백인이 지배한 미국 사회를 다인종 사회로 바꿔놨다. - P14

미국의 양당 중 하나가 21세기에 민주주의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P15

미국은 두 가지 점에서 달랐다. 첫째, 미국은 사회적 다양성 증가에 대해 뚜렷하게 ‘전제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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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극단주의 세력이 유럽에서는 야당에 머물러 있거나 때로 연립 정부에 참여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실제로 국가 권력을 차지했다. - P18

미국의 성문 헌법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정치 기술자들의 탁월한 작품인 미국 헌법은 안정과 번영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2세기가 넘게 영향력이 막강한 야심찬 대통령들의 힘을 성공적으로 견제했다. 하지만 이러한 헌법에 내재된 결함이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트리고 말았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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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바야시 씨가 사체를 발견하는 장면을 범인이 지켜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P311

이쿠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고바야시가 사체를 발견하는 장면을 범인이 감시하고 있었다면 내가 쓰레기장에서 고바야시의 사체를 발견할 때도 범인은 가까이서 내 얼굴을 몰래 관찰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 P311

"쓰레기봉투를 열 때 제일 위에 피해자의 혀가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범인은 왜 사체에서 혀를 자른 거죠?" - P313

일곱 명을 죽인 뒤 히토는 칼로 자신의 배를 가르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을 꾀했다. 하지만 사건이 드러난 당일, 아마쿠사 가미시마 앞바다를 떠다니다가 발견되어 구마모토현 구급의료센터로 실려 갔다. 의식이 없는 중태였다. - P315

혈연이 없으니 세간의 기준으로 보자면 나와 오빠는 ‘의붓오누이‘라는 명칭조차 쓸 수 없다. 요컨대 우리는 한집에 살고 있을 뿐인 생판 남이다. - P319

"여기 세나 씨는 한 번 본 얼굴은 결코 잊지 않습니다."
"아까 세나짱한테 들었어요. 기억력 하나는 끝내준다고."
"요코시마 씨 오빠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쿠코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표정을 보고 이쿠코는 "요코시마 씨는 몰랐군요" 하고 중얼거렸다. - P360

"히토의 출신 고등학교를? 왜 간 거죠?"
왜 갔을까. 나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히토를 깊이 동정하고 있어서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죽도록 싫어하는 놈도 죽여준 사람이니까. - P362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히토는 정의감이 강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코티지에서 구조와 지내다 보니 그자의 비열한 인간성을 알게 되었고, 여섯 명을 살해하는 김에 그자까지 처리했을 것이다. - P365

"이쿠짱은 히토 짓이 아닌 것 같다고 했어"라고 전했을 때 오빠는 티셔츠 자락을 꾹 잡아당기며 잠시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 P417

"기다 씨는 마리아 씨가 번듯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까지는 살아 있고 싶다더군요. 하지만 가끔은 마리아 씨 인생에 기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어요." - P417

마을에서 친오빠와 우라이 히로키가 함께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던 것일까. 친오빠가 우라이와 깊이 교류했던 것 같아서 왠지 불길한 느낌이었다. - P448

사실 나는 그냥 가출했던 것이 아니다. 복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구조를 죽여 버리기로 결심했다. - P463

"히토는 입만 살았지. 그 여섯 명과 친구놀이를 하다가 진짜 우정이라고 착각한 거야. 이놈은 결국 누구 하나 죽이지 못했어." - P506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그것은 미국의 제도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구원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이제 스스로 민주주의를 살려내야 한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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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왠지 피해자의 운전면허증까지 봉투에 넣어 두었습니다. 사체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신원은 금방 판명되었습니다. - P306

고바야시 씨만은 어디서 살해되었는지 알 수없습니다."
"살해 현장을 모른다는 거네요."
"네. 범인은 고바야시 씨를 어디선가 살해하고 해체한 뒤, 토막낸 사체를 봉투에 담아 이쿠노구의 아파트 쓰레기장까지 옮긴 겁니다. 사체를 옮기려면 범인도 이동해야 하므로 목격될 리스크가 높아지는데도 범인은 그걸 감수한 겁니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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