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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셉션 포인트 1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옮김, 고상숙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댄 브라운은 지금까지 네 권의 책을 펴냈다...(고 한다...)
디셉션 포인트, 디지털 포트리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이렇게 네 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독자들은 대부분 출판일정에 따라 그 역순으로 읽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댄 브라운의 소설을 읽다 보면 느끼는 몇가지 점을 보자...
1. 철저하게 고증을 한(것처럼 보인)다... 괄호안은 내가 철저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2. 글이 무척 박진감이 넘치고 빨리 읽힌다...
3. 글의 구성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굉장히 비슷하다...
4. 하여간 꽤 재미있다...
작년에 앞의 세권을 읽어 치우고 마지막 한 권이 나오면 반드시 읽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주에 신문에서 신간 소식이 들렸고 바로 알라딘에 신청해서 주문...
자 어떤지 한 번 봐볼까?
이 책은 미국의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그 그늘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일종의 정치추리물이다... 하지만 단순히 정치에 관해서만 쓰여 있다면 그다지 재미없을 것이다... 그 권력암투의 와중에 NASA(미항공우주국)과 NRO(국가정찰국)가 암투를 벌이고 운석이라든지 해양과학이 작품의 전문성을 위하여 이용이 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도대체가 잘 알 수 없는 용어들로 도배를 하고 있다... 물론 그 내용들을 설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백과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어야 했다... 하지만 사실 그건 내 독서 습관에 따른 것이지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읽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마치 다빈치의 인체비례도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다빈치코드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런 점은 댄 브라운 소설의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독자는 그다지 관심도 없을 것 같은 어려운 과학적 용어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을 해 줌으로써 그 분야에 관한 관심을 끌어 들이고 그 후에 그 과학적 근거들을 토대로 미스터리를 구성해 낸다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해 어지간히 공부하지 않고서는 이루어 낼 수 없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생각해 보면 굉장히 전문적인 내용들을 미스터리의 소재로 잘 융화시킨 것을 알 수가 있다... 다빈치 코드에서의 다빈치의 그림이라든지... 천사와 악마의 교황선출과정 및 앰비그램...(아... 나는 정말 이 앰비그램이 너무나도 좋다...) 디지털 포트리스의 암호해독같은 것들... 댄브라운은 이러한 소재들을 단순히 배경지식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 중에 있는 허점을 만들어 낸다... 위와같은 장치는 소설에 개연성을 부가하여 소설이 사실이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1권은 걸어다니는 동안 틈틈히 읽어서 일주일이 걸렸지만 2권은 어린이날 아침에 일어나서 딱 3시간만에 읽었다...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히는 책이라는 거다... 특히나 댄 브라운 소설의 공통점(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서도 볼 수 있는...) 여러 얘기를 엮어서 한 장면씩 보여 주기 때문에 궁금해서 빨리 읽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어 놓았다... 하여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것도 틀림 없다...
역시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재미있고 실감나기는 한다... 하지만 극찬을 하기는 어렵다...
미스터리가 너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건 정말... 댄브라운의 소설을 몇 권 읽어 보면 누가 미스터리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인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을 반 정도 읽다가 주요 등장 인물들 중에 심리 묘사가 제일 안되어 있고 주인공을 가장 많이 도와주지만 같이 행동하지는 않으면서 가장 아닐 것 같은 사람을 꼽아 봐라... 바로 그 사람이 범인이다... 너무 쉽게 범인을 추측할 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 반 정도 읽으니까 누가 범인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결말이 너무 급하게 끝내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 점은 다빈치 코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문제인데 왠지 소설에서 펼쳐 놓았던 내용을 마무리를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00 중에 95를 재미있게 읽었으면서도 나머지 5에서 너무 많은 걸 까먹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건 정말... 댄브라운이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는가 하는 점인데 미국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했다는 점이다... 마치 헐리우드의 그 어처구니없는 영화들처럼 미국대통령은 등장 인물들 중 가장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결말을 내려 주고 있다... 끝까지 신사적이고 양심적이고 상대방의 약점도 이용하지 않으면서 정의롭게 승리하는... 젠장... 부시 이미지가 겹치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
단점도 많지만 장점이 더 많은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재미있게 읽고 우주항공 분야라든지 지질학, 운석에 관해 흥미를 가졌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워낙 구성자체는 잘 했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끝까지 읽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중간중간에 좀 이해 안되는 부분은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충격적인 대반전은 기대하지 마시길...
아... 한가지... 왜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총을 든 특수요원들이 항상 맨손의 민간인들한테 당하는지... 사실 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전문직이다... 좀 대접 좀 해줬으면... ^^
이로써 댄브라운이 쓴 4개의 소설을 다 읽어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순위를 평가해 보면...
1위 : 천사와 악마
최고다... 특히 댄브라운답지 않게 마지막 결말이 엄청난 대반전이면서 장대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그 앰비그램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2위 : 다빈치 코드
역시 쫓고 쫓기는 추격전...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마지막이 좀 어설프다...
3위 : 디지털 포트리스
해킹 자체를 소재로 이 정도로 박진감 넘치게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4 : 디셉션 포인트
꼴찌라고 섭섭해 하지 마라... 그래도 평작 이상은 된다...
왠만한 사람들에게 다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면 머리 아픈 사람들이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마음 안가는 사람들은 읽기 지루할 수도 있다...
이젠 프리메이슨을 소재로 한다는 다음 작품을 기다려 봐야 할 차례인 것 같다...
- 바람을 가르며 하늘을 주유하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