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죄송할 건 없고요… 좀 불편하네요." "어쩌다 보니... 예, 불편한 편의점이 돼버렸습니다." 사내의 솔직한 고백에 헛웃음이 나왔다. - P144
인경은 대화를 많이 해야 기억이 활성화되니 앞으로 자신과 새벽마다 수다를 떨자고 제안했다. 사내는 갸우뚱해하다가 마지못해 알았다고 답했다. - P155
어떤 글쓰기는 타이핑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오랜 시간 궁리하고 고민해왔다면, 그것에 대해 툭 건드리기만 해도 튀어나올 만큼 생각의 덩어리를 키웠다면, 이제할 일은 타자수가 되어 열심히 자판을 누르는 게 작가의 남은 본분이다. 생각의 속도를 손가락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되면 당신은 잘하고 있는 것이다. - P163
"장사는... 내가 좋아하는 거... 파는 게 아니야. 남이 좋아하는거… 파는 거지." "남들도 좋아한다니까?" "매출은... 거짓말을 안 해." "흥. 두고 보시지." 민식은 콧김을 뿜고는 편의점 문을 세게 밀고 나갔다. - P190
사내는 타깃에게 미친놈이라고 했지만 곽이 보기엔 아주 경우가 밝고 요즘 사람 같지 않게 의협심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골프장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부동산에도 관심이 있었다. - P203
우리같이 돈도 힘도 없는 노인들은 발언권이 없는 거야. 성공이 왜 좋은 줄 아나? 발언권을 가지는 거라고. - P212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란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길을 가야지. 그녀가 그렇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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