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남자의 집에 초대되었다.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머뭇대지 않고 출발했다. 부르면 찾아가는 게 내 일이었다. 지금 내가 이 어둡고 낯선 거리에 서 있는 건 바로 그 때문이고, 이정표가 알려주기로, 이 거리의 이름은 만경로란다. - P9

롤라는 거대 네트워크이자 빅 데이터이며 통합 플랫폼이다. 게임과 커뮤니티와 영상 혹은 방송 채널이 무한대로 생성되고 소비되는 곳이다. 이곳엔 지상의 동화와 지하의 신화가 동시에 구현되는 가상세계도 존재한다. - P19

가상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뭐니 뭐니 해도 ‘롤라 극장‘이다. 가상의 삶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주인공 시점으로 유장하게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 P20

"나는 내가 설계한 극장의 저작권을 갖게 돼요. 경주 씨는 이용권을 갖는 거고요."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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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인들은 혼돈의 세계를 지배하던 카오스의 여신을 봄의 신이 물리침으로써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봄이 시작되는 날을 새해의 첫날로 정하였다. - P149

8~9세기에 완성된 모슬렘 달력은 오로지 달의 운동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태양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순수한 태음력은 모슬렘 달력 뿐이라고 할 것이다. - P168

달력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논하고 있는 여러 가지 달력 시스템 중에서 마야와 아즈텍의 달력이 가장 복잡하다. - P171

마야인들의 세계관에 따르면 광명과 암흑이라는 빛의 흐름은 태초로부터 미래를 향하여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흐르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연을 셀 필요가 없었다. 단지 날만 세면 되었다. - P175

세종 이후 과학 기술 수준마저 급격히 쇠퇴하게 된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중국력을 다시 사용하게 된다. 중국에서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들어서면서 그들이 서양 천문학에따라 채택한 역법인 시헌력이 우리의 달력이 되어 버린 것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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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거리는 벌을 풀어 놓은 것은 정말이지 유치했다. 하지만 왠지 그러고 싶었다. 가능한 한 동요의 가사에 맞추고 싶었던 것이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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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부인, 악을 다루어온 내 경험에 따르면 하느님의 섭리는 그 판결과 처벌을 우리 인간에게 맡겨두고 있소. 그래서 그 과정에 종종 어려움이 생기는 거라오. 지름길은 없소." - P113

맥아더 장군이 날카롭게 말했다.
"보트는 절대로 오지 않을 거요. 우리는 그 모터보트가 우리를 이 섬에서 나가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소.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우리가 이 섬을 떠날 수 없다는 거요. 우리 중 아무도 이 섬을 떠날 수 없을 거요....... 이건 끝이오....... 종말이란 말이오…………." - P118

롬바드가 말했다.
"제 말은 그 사실이 이 병정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설명해 준다는 겁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의 범죄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겁니다. - P131

필립 롬바드가 씩 웃었다.
"왜 저보고 그 말을 하라는 거죠? 선생님 입속에서도 그 말이 맴돌고 있으면서, 앤터니 매스턴은 살해된 겁니다." - P133

그 섬에는 그들 여덟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 P155

이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길은 한 가지밖에 없소. 오웬이라는 자가 직접 이 섬으로 올 수밖에 없는 거요.
결론은 명백하오. 오웬이라는 자는 우리 중의 하나요. - P168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니, 이런 상황에서 확실한 증거 없이는 아무도 혐의를 벗을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해요. 아까 말했듯이 우리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악마예요. - P173

"우리 중에서 또 한 사람이 혐의를 벗었군. 너무 늦어 버린 감이 있지만!" - P223

우리 중에서 또 한 사람의 무죄가 증명되었군요. 너무 늦게야 말입니다! - P247

롬바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늑대가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사납고 위협적이었다.
"당신도 알겠지만 이게 끝입니다. 우리는 이제 진실을 알게 된 겁니다. 이제 끝이란 말입니다......"
베라가 조용히 대답했다.
"나도 알아요....." - P288

"어떤 섬에서 열 사람이 죽었는데, 살아 있는 사람이 없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어디 있나!" - P297

그 섬에 그 외의 누군가가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그가 모든 게 끝나자 뒷일을 정돈해 놓은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는 줄곧 어디 있었을까요. 그리고 어디로 갔을까요? - P310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직접 사람을 죽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예술가의 욕망과 다름없을터! 나는 범죄의 예술가라고 할 수 있었다! - P314

붕붕거리는 벌을 풀어 놓은 것은 정말이지 유치했다. 하지만 왠지 그러고 싶었다. 가능한 한 동요의 가사에 맞추고 싶었던 것이다. - P322

파도가 가라앉으면 육지에서 배와 사람들이 도착할 것이다.
그들은 열 구의 시체와 병정 섬에서 일어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발견하리라.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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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응접실로 들어간 로저스는 어리둥절한 채 서 있었다.
그는 탁자 한가운데 놓인 도기 인형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틀림없이 열 개가 있었는데."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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