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세계에도 윤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권력, 특히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어디까지 부패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용납할 수 없없다. 반항아나 무법자라 할 만한 개인들이 아닌, 시민을 통제하고자 하는 거대 국가기관들이 가장 심각하고도 파렴치한 수준의 해킹 활동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플레이그, 트리니티, 밥 더도그, 플리퍼, 조드, 캣을 비롯한 해커 공화국의 멤버들은 NSA를 해킹해 한바탕 휘저어 놓기로 뜻을 모았다. - P104

미카엘, 만일 우리보다 좀더 똑똑한 기계를 만들어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 P114

타협할 줄 모르는 자기는 다른 사람들을 초라하게 만들어. 자신들이 품었던 이상을 이제는 얼마나 팔아먹었는지 일깨워주는 존재니까. 그러니 자기가 박수를 받을수록 다른 사람들은 더욱 초라해진다고. 이런 상황에서 최상의 복수는 자기를 진창 속으로 끌어내리는 거야.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추락하면 그들은 조금이나마 괜찮아 보이니까. 미카엘에 대해 헛소리를 지껄이고 다니면 자신들의 품격이 높아진다고 상상하는 거라고. - P120

오베가 아주 그럴싸하게 에둘러 말하더군. 미카엘 자기한테 완전한 자율권을 주겠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일, 그러니까 탐사보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러면서 아주 후한 조건으로 런던에 전략 특파원으로 나가는 걸 제안했어. - P123

프란스는 이 모든 상황에 분노할 이유가 충분했지만, 사실 자신에게도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자신의 자유를 위해 아들을 저버린 그는 법정에서 쏟아진 모든 비난들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는 아들보다 인공생명의 꿈을 더 사랑했다. 정말 한심한 노릇이었다. - P129

"우리는 모두 법 앞에서 평등하다. 변호사 수임료만 치를 수 있다면." - P143

"세포 사람들은 그를 흑사병 취급해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당신네 문을 두드린다면 그해는 아주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라‘고들 하면서요. 헬레나 크라프트 국장님까지 포함해 다들 당신을 말릴 거예요."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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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는 이 기관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었다. 그에겐 오직 NSA의 보안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해 누구에게도 해킹당하지 않는 일이 중요했다. 아직 독신이었던 에드는 거의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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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사표를 냈다. 무미건조하게 이어 온 결혼 생활도 끝냈다. 분양 받은 아파트도 팔았고, 이름깨나 날리던 연극 판도 떠났다. 틈만 나면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 했던 형님들, 아름다운 여인들과도 모두 관계를 끊었다.(술이 생각나고 포커를 치고 싶어도 다시는 나를 찾지 말길!) 몇 년은 그럭저럭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한 다음 어두컴컴한 신하이 터널을 지나 새똥이 누덕누덕 덧입혀진 공동묘지 같은 이곳 워룽제에 새로 둥지를 틀고 사설탐정이 됐다. - P9

학과장, 학장, 총장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사직서를 건네받더니, 마치 하늘에서 선물이 뚝 떨어지기라도 한 듯 하루 만에 신속히 사표를 수리했다. 대학 강단에 선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관료 시스템이 이렇게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처음 봤다. 이들은 학생들을 계속 가르치는 것이 어떠냐는 형식적인 말로 나를 붙잡는 척했다. 하지만 폭죽을 터뜨리고 북을 치며 환송하는 사람들이 없을 뿐, 내가 학교를 떠나는 것에 내심 고마워하고 흥분하는 눈치였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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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어떤 꿈, 조금도 특별할 것 없는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손 하나가 룬다가탄의 오래된 방 침대 위 매트리스를 리드미컬하게, 그러면서도 집요하게 두드려대는 꿈이었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새벽녘에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추적을 시작한 건 바로 이 꿈 때문이었다. - P9

프란스 발데르는 늘 스스로를 형편없는 아버지로 여겨왔다.
아들 아우구스트가 어느새 여덟 살이 되었는데 프란스는 이날 이때까지 한 번도 아버지 구실을 하려고 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의무들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자신의 의무라고는 생각했다. 어린 아들은 전처와 그녀의 애인이자 기분 나쁜 인간 라세 베스트만의 집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 P13

프란스는 지금껏 바보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모든 빚을 갚고 아들을 돌보며 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시작부터 적극적이었다. 관련 기관에 아우구스트의 기록들을 요청해 샅샅이 훑어본 후 전문가들과 교사들에게 연락해보았다. 이를 통해 분명히 알게 된 건 자신이 보내준 돈이 아이를 위해 한푼도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돈은 다른 데로 들어갔다. - P18

불과 몇 달 전에도 경제기자 빌리암 보리가 세르네르 미디어 그룹 소속 신문 <비즈니스 라이프>에 이런 제목의 칼럼을 썼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의 시대는 끝났다. - P23

한편, 살라첸코 사건 이후로 특종이 없었다는 점과 <밀레니엄>의 재정적 위기도 미카엘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잡지는 정기구독자가 2만 명 정도 되어 그럭저럭 유지해가고 있었다. 반면 광고 수입이 급감했고, 과거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던 도서들도 더는 수입원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대주주 중 하리에트 방에르가 더이상 잡지에 투자하기를 거부하자, <밀레니엄> 경영진은 미카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세르네르 미디어 그룹에 지분 30퍼센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굉장히 놀라운 결정이었다. - P25

잡지는 먼저 돈을 벌어야 했다. 그다음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세상의 이치가 그랬다. 그러니 걱정적인 연설문을 작성하려고 애쓰기 전에 좋은 기삿거리를 찾아야 했다. 직원들에게 다시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중대한 폭로기사. 그러면 시장조사 결과가 어떻다느니, 잡지가 낡아빠졌다느니 하면서 오베가 지껄일 잡소리에 더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겠지. - P27

그가 보기에 미카엘은 모든 걸 이뤘다. 탐사기자로서 역사에 길이남을 특종을 몇 개나 터뜨리기도 했지만, 예전에 그들이 꿈꿨던 열정과 패기를 여전히 간직한 채 글을 써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가 볼 때 미카엘은 권력의 압박에 굴복한 적도, 이상을 포기하고 타협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오베 자신은… - P30

아우구스트는 수열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프란스 발데르는 그보다 더 대단한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숫자들 옆에 언뜻보면 사진이나 수채화 같지만 실은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있었다. 얼마 전 호른스가탄 거리에서 지나쳤던 신호등이 정확하게 재현되어있었다. 마치 수학적 정확성에 근거한 듯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했다. - P48

프란스와 그의 변호인단이 이 기술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의 특허권을 얻으려고 신청서를 냈어요. 그런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죠. 트루 게임스 소속 러시아 엔지니어가 바로 직전에 똑같은 특허를 신청해서 우리를 막아버렸어요. 전혀 우연이라고 보기 힘든 일이에요. 사실 특허 같은 건 부차적인 문제였어요. - P53

리누스가 처음부터 사람을 화나게 했기 때문에 아무리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도 미카엘은그냥 그를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갑자기 리스베트가 튀어나오면서, 그는 모든 걸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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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의 몸속에 헤파이스티온이 언제 태어난 건지는확실치 않아.
하지만 적어도 5~6살 때까진 존재하지 않았어.
왕궁 안에선 모친이 관련되어 있단 소문이 돌고 있지. - P6

알렉산드로스왕자의 육체에 "헤파이스티온"이라는 또 하나의 인격이 동거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매일 대부분의 일상은 "왕자‘가 육체를 지배하고, "헤파이스티온"이 밖으로 나오는 것은 아주 가끔이라고 한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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