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오래전 동시에 창조되었고, 현재의 생명 탄생은 예전에는 감지할 수 없었던 것들의 확장에 불과하다는 원칙. 새로 창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 호문쿨루스들 또한 까마득하게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시작되었을 때부터 호문쿨루스들은 자신이 태어날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대대의 조상 안에 내재하고 있었다. - P239

명명학자들은 이런 이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새로운 테크닉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 P241

"이 생물은……살아 있습니까?"
"살아 있기는 하지만 의식은 없네. 정자와 마찬가지지. 그 어떤 인공적인 과정도 임신을 대체할 수는 없어. - P257

인간의 정자로 만든 태아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는 기묘한 결과를 얻었네. 다섯 세대 후의 남성 태아는 더 이상 정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여성 태아는 난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 불임 세대에서 대가 끊겼지. - P258

인류라는 종에내포된 세대 수는 정해져 있고, 앞으로 다섯 세대 후에는 종말을 맞을거야. - P260

이름을 써서 살아 있는 유기 물질을 움직일 방법은 없다고 해야 할까? - P263

"여러분이 고려하고 계시는 해결법이 무엇인지는 명백합니다. 이 연구의 논리적인 귀결은 인간이라는 종의 적명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명명과학을 통해서 인류를 영속시킬 작정이시군요." - P267

어휘적인 수단을 써서 형태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해진 지금, 더 이상 남성이 관여할 필연성은 없었던 것이다. 일단 인간 태아를 생성할 수 있는 이름이 발견된 이상 여성은 순수하게 자기들끼리만 번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 P278

인간이 이름의 주인인가, 아니면 이름이 인간의 주인인가? - P282

"이 연구에 엄청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에는 자네들도 동의하겠지. 누가 아이를 가지고, 누가 가지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식견을 발휘한다면, 우리 정부는 국가의 인종적인 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야." - P290

인간은 그 이름의 산물인 동시에 그 매개체가 될 것이다. 각 세대가 내용물인 동시에 그릇이 될 것이며,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반향 과정속의 메아리로서 기능할 것이다. - P309

독창적인 연구 논문이 간행을 위해 본지의 편집자에게 마지막으로 제출된 이래 이십오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 당시 광범위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문제를 다시 거론해도 좋을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해도 될 것이다. 과학 탐구의 최전선이 인류의 이해력을 초월해버린 시대에 인류 과학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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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버지가 지금 내게 어떤 질문을 하려고 해. 이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나는 온 정신을 집중해서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억에 새겨두려고 하고 있지. - P151

미지의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 언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이와 직접 교류하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교류라는 건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 등을 의미합니다. 그런 것 없이언어 습득은 절대 불가능해요. - P156

저들의 문자는 단어로 분할되어 있지 않아요. 구성 단어들에 해당하는 어표를 결합해서 문장을 표기하고 있어요. 회전시키고 수정하면서 어표들을 결합시키는 거예요. 이걸 봐요. - P174

헵타포드 A‘의 어순은 완전히 자유로웠고, 조건서술문 안의 여러 구의 경우에도 마치 인간 언어의 ‘보편성‘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별다른 우선순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헵타포드들은 문장 중간에 여러 층위의 구를 삽입하는 일에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않는 듯했다. - P185

우리는 정기적으로 헵타포드들에게 지구에 온 이유를 물었다. 그럴 때마다 ‘보기 위해‘ 혹은 ‘관찰하기 위해‘ 왔다고 대답했다. 사실 그들은 우리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말없이 우리를 바라보는 쪽을 선호할 때가 종종 있었다. - P186

헵타포드의 물리학 체계는 정말로 우리 것과는 반대였다. 인간이 적분학을 써서 정의하는 물리학적 속성들을 헵타포드는 기본적인 것들로 간주하는 듯했다. - P194

이것은 헵타포드가 최초의 획을 긋기도 전에 문장 전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 P197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선택하기 전,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 P201

인류가 순차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킨 데 비해, 헵타포드는 동시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켰다. 우리는 사건들을 순서대로 경험하고, 원인과 결과로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지각한다. 헵타포드는 모든 사건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그 근원에 깔린 하나의 목적을 지각한다. - P213

"벌써 무슨 얘긴지 알고 있는데 왜 나더러 읽어달라는 거야?"
"얘기를 듣고 싶으니까!" - P220

어렸을 적 로버트가 가장 좋아하던 장난감은 그냥 앞으로 걸을 줄밖에 모르는 단순한 찰흙 인형이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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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로운 언어를 설계하고 있다. 종래의 언어들은 이미 한계에 달한 나머지 내가 더 이상 진보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 P86

개개인은 모두 비극적인 꼭두각시 인형처럼 보인다. 개별적으로는 살아서 움직이지만, 보는 것을 스스로 포기한 그물에 결박되어 있다. 원한다면 저항할 수도 있지만, 그러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 P95

단말기로 내 주식들의 동향을 보여주는 목록을 불러낸다. 평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얼어붙는다.
화면이 나를 향해 외치고 있다. 강화된 마음을 가진 인간이 한 명 더 있다고 한다. - P99

레이놀즈는 평형 상태에 도달했다. 나는 경악한다. 그는 강화 루프를 돌파해냈다.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정교한 공격을 막은 것이다. - P110

나는 ‘말‘을 이해하고,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한다. 고로, 나는 붕괴한다. - P116

어떤 수를 0으로 나눠도 그 값이 무한대가 되는 경우는 없다. 나눗셈은 곱셈의 역이라고 정의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수를 0으로 나누고 그다음 0을 곱하면 처음 수를 다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한대에 0을 곱하면 0이 되지 다른 수가 되지는 않는다. 0을 곱해서 0 이외의 값을 얻을 수 있는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수를 0으로 나눈 결과는 글자 그대로 ‘무정의‘인 것이다. - P119

"난 어떤 수도 그 이외의 임의의 수와 동일하다는 걸 보여주는 형식체계를 발견했어. 거기 그 종이에 쓰인 건 1은 2와 같다는 증명이야. 어떤 수라도 좋으니까 두 개를 골라봐. 그것들 또한 같다는 걸 증명해 보일 테니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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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라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밤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우는 대지의 그림자였다. - P27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달이 뜨고 지는 고도와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 도달했다. 첫번째 천체의 높이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굵은 자국이 있는 달의 표면을 바라보았고, 그 어떤 것에도 지탱될 필요가 없는 그 당당한 움직임에 감탄했다. - P30

마침내 그들이 태양의 높이를 지나 그 위로 올라오자 아래쪽을 지날 때와 같은 생활이 돌아왔다. - P31

오래전 야훼는 하늘과 땅에서 물을 해방함으로써 대홍수를 일으켰다. ‘심연‘의 물이 대지의 샘에서 솟구쳐 나왔고, 하늘의 물은 천장의 수문을 통해 쏟아져내렸다. 일꾼들은 이 천장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지만 어디를 보아도 수문은 눈에 띄지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화강암의 평원에는 그 어떤 입구도, 창문도, 이음매도 나있지 않았다. - P37

야훼는 탑을 짓거나 천장을 뚫으라고 인간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탑을 건설한다는 선택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었고, 그들은 다른 인간들이 지상에서 일하다가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일을 하다가 죽어가는 것뿐이었다. - P45

얼음층. 얼굴에 닿는 감촉은 깔깔하지만 차갑지는 않다. 손으로 잡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장갑은 단지 그 표면을 미끄러질 뿐이다. - P55

호르몬 K 요법은 손상된 뉴런을 대량으로 재생시킵니다. 뇌의 입장에서는 적응이 필요한 엄청난 변화이지요. 악몽은 아마 그런 적응의 징후일 겁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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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 탑을 시나르의 평원에 눕히고 한쪽 끄트머리에서 다른 끄트머리까지 걸어간다면 족히 이틀은 걸릴 것이다. - P11

루가툼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난 자네들이 부러워. 하늘의 천장을 만질 수 있을 테니까." - P16

어렸을 때 들은 대홍수 이후의 이야기가 머리에 떠올랐다. 인간은 또다시 이 땅의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땅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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