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2020년 8월 4일 13시 3분
건조한 전자음이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으로 울린다. 귀를 기울여 들으니 통화 연결음이었다. - P9

"근처에 무선기지국이 없어서 어차피 휴대폰을 못 쓰니까 상관없잖아. 나는 배터리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어. 이것도 기회니까 다들 디지털 디톡스나 하자고." - P23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역시 하나 뿐이다. 원래 인간은 원수와 같은 하늘 아래서는 살 수 없는 생물이니까. - P27

저 여섯 명은 쓰레기 같은 것들이지만 저런 것들을 사랑하는 기특한 사람도 있다. 내가 여섯 명을 죽이면 아마 그들의 친구나 부모들은 나를 원망하고 내가 죽기를 바라겠지.
그러므로 나는 놈들의 최후를 내 눈으로 똑똑히 보고 나서 죽을 것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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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가 그럭저럭 안정되자 제후 왕들과 장군, 대신들이 서로 의논하여 한왕 유방에게 청하였다.
"이제 함부로 패왕을 일컫던 큰 도적은 죽고 사해는 모두 우리 한나라에 귀복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어서 황제의 자리로 나가시어 여정의 분탕질 이래 끊어진 천하의 대통을 이으소서." - P251

한 5년 2월 갑오일, 한왕 유방이 범수 북쪽에서 단을 쌓아 하늘에 고하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이가 곧 한나라 고제로서 시호로는 고조이다. - P252

"열후와 여러 장수들은 감히 짐에게 감추려 들지 말고 모두 그 진심을 털어놓으라. 묻노니, 짐이 천하를 얻게 된 까닭은 무엇이며, 항 씨가 천하를 잃게 된 까닭은 무엇이라 보는가?" - P258

한나라 제실이 장안으로 옮겨 앉으면서 논공행상을 둘러싼 쟁론이 다시 불붙었다. 낙양에 도읍하고 있을 때 시작되었으나 여러 신하들이 서로 공을 다투는 바람에 1년이 지나도록매듭짓지 못한 시비였다. - P283

사냥에서 짐승이나 토끼를 쫓아가 잡는 것은 사냥개지만, 개의 줄을 놓아주며 사냥감이 있는 곳을 일러 주는 것은 사냥꾼이다. 지금 그대들은 억센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내달아 다만 짐승을 잡아 왔을 뿐이니 그 공로는 사냥개와 같다. 그러나 소하는 개의 줄을 놓아주며 짐승이 있는 곳을 가리켜 준 것과 같은일을 했으니 그 공로는 사냥꾼과 같다. - P284

소하의 위계를 으뜸으로 하면서 아울러 여러 특전을 내렸다. 칼을 차고 신발을 신은 채 전상에 오를 수 있고, 황제를 배알할 때도 걸음나비를 좁게 하여 총총히 걷지 않아도되는 것 따위였다. - P287

"폐하께서 미워하시는 줄 모두가 다 아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미운 사람이 누굽니까?"
장량이 대답 대신 그렇게 되물었다. 고제가 한번 멈춰 생각해보는 법도 없이 말했다.
"옹치와 묵은 원한이 가장 많소. 그놈은 일찍이 짐을 저버리고 떠나 여러 번 욕보이고 오래 애를 먹여 죽여 버리고 싶으나, 짐에게 돌아온 뒤로 세운 공이 많아 차마 그러지 못하고 참고 있는 중이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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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기록문화는 아마도 기원전9~8세기부터 페니키아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이 틀림없다. - P17

《구약성서》의 <느헤미야>에 따르면, 포로 생활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율법학자 에즈라가 율법서를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 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 P19

기원전 3세기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있던 유대인 공동체는 어찌나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던지, 그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유대인들의 ‘법‘을 희랍어로 번역하라고 요구했을 정도였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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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가 오늘날 이 지경에 몰린 것은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할 때 깨끗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까닭이오. 나는 그가 한 잘못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소. - P201

"항우가 떠난 뒤에도 남아서 진채를 지키던 초나라 군사 2천여 명이 마침내 항복해 왔다고 합니다. 그들에 따르면 항왕은 강동병 8백여 기만 이끌고 남쪽으로 떠났다고 하는데, 회남왕의 진채를 돌파하면서 몇 십 기가 꺾였다고 하니, 항왕을 따라 빠져나간 것은 넉넉하게 잡아도 8백 기를 크게 넘지는 않을 것입니다." - P201

내가 군사를 일으켜 천하를 종횡한 지 어느덧 여덟 해가 되었다. 그동안 몸소 나가 싸우기를 일흔 번이 넘었으나 한 번도 진 적이 없어 마침내는 천하의 패권을 움켜잡게 되었다. 그런데도 지금 갑자기 이처럼 고단한 지경에 빠진 것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해서이지 싸움을 못한 죄가 아니다. - P211

하늘이 이미 나를 망하게 하려는데, 내가 구차하게 물을 건너 무얼 하겠는가? 지난날 나는 준총같은 강동의 자제 8천명과 이 물을 건너 서쪽으로 왔으나, 이제 한 사람도 나와 함께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 P217

5천의 한군을 단병으로 맞싸워 이기기에 패왕이 이끈 스물여섯은 너무 적었다. 곧 화톳불에 떨어진 눈송이처럼 하나 둘 자취 없이 스러지고 패왕 혼자만 남았다. - P219

"내가 들으니 한왕은 내 머리를 천금의 상과 만호의 식읍으로 사려 한다고 하였다. 이제 지난날 알고 지내던 정으로 그대에게 은덕을 베풀 터이니, 이 머리를 한왕에게 가지고 가서 상과 벼슬을 청하여라."
그러고는 들고 있던 보검의 날을 안쪽으로 돌려 스스로 목을 베었다. - P220

군명을 받드는 것은 신자된 이들의 도리이되, 이미 죽은 노공을 위해 10만 군민이 함께 목숨을 바친다면 옛적 미생이나 양공의 어리석은 신의보다 나을 게 무엇이겠소? - P234

"한신은 과인의 대장군으로 제나라를 평정한 뒤 광무산에서 궁지에 몰린 과인을 겁박하여 스스로 제왕이 되었소. 그러고도 외로운 과인을 돕지 않아 고릉의 낭패를 보게 하더니, 진성 동쪽의 땅을 받고서야 겨우 대군을 이끌고 과인에게로 왔소. 비록 해하에서 항우를 꺾은 공이 크다 하나 그 기군망상의 죄 또한 그 공에 못지않을 것이오. 이제라도 정도로 가서 그 죄를 물어야겠소!" - P236

그래도 한왕의 노기는 전혀 풀리지 않았다.
"닥쳐라! 아직도 네 죄를 깨달을 줄 모르니 너는 그 완악함만으로도 죽어 마땅하다. 허나 해하에서 세운 공이 있어 목숨은 붙여 놓을 것이니, 너는 이제라도 네 죄를 깨달아 뉘우치고 하늘의 호생지덕을 누리도록 하라!"
그러고는 한신에게서 제왕(王)의 옥새를 거두어들인 뒤 그 군사들까지 모두 빼앗아 버렸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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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지나치게 넓은 것을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의 폭이 좁으면 싫어한다. 그러나 지금 당신과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선택안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문제가 된다. - P57

한 가지 방법은 최선이 아니라 ‘적당히 좋은 안‘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습관이나 사회 관습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위임하는 방법도 있다. - P63

철학자 앨리슨 재거에 따르면, 감정은 우리 자신의 믿음을 되돌아보고 세계를 달리 보도록 만들어주며, 특히 행동에 동기를 부여한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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