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성경 기자들은 고대근동 문화에 널리 알려진 ‘질서와 혼돈의 투쟁‘ 형상을 사용했다. 주변 문화에서 이런 투쟁 형상을 적용한 목적은 일종의 반론(polemic)을 펴기 위한 점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 P67

탈출기의 처음 열 다섯 장은 야훼와 이집트의 파라오 사이에서 계속되는 충돌을 묘사한다. 피상적인 수준에서 이 전투는 대단히 불공평한 것처럼 보인다. 단지 인간일 뿐인 왕과 신적인 권능을 지닌 전사의 대결은 마치 플라이급과 헤비급의 대결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집트의 파라오는 하나의 신으로 생각됐다. 그는 호루스 신의 육화이자 태양신 레의 아들이다. 따라서 탈출 1-15장에서의 충돌은 두 신들 사이의 전투였다. 곧 히브리인들의 하느님 야훼님과 이집트인들의 신 파라오의 대결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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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이가 우연히 관계된 여자를 버리기도 아깝고 달고 가기도 어려워서 질정한 맘이 없던 끝에 여자의 말에 끌리어서 같이 도망하기로 작정하고 곧 갈 곳을 의논하였다. - P169

유복이는 최서방의 딸을 아내로 치고 최서방의 딸은 유복이를 남편으로 믿고서 처음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이튿날 새벽에 내외두 사람이 일찍 함께 일어났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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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나는 아내의 일정을 체크하고 통화 내역을 훔쳐보기 시작했다. 해킹 프로그램 설치는 어렵지 않았다. 다크 웹 경로로 접촉한 프로그래머는 네 시간 만에 그녀의 태블릿 비밀번호를 전달했다. - P223

내가 구하는 건 과거의 사건을 둘러싼 진실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내가 선택해야 할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정당성이었다. 계약이 파기되지 않는 한 나는 아내를 죽일 이유를 억지로라도 찾아야 했다. - P234

내 학습에 의하면 선은 악이 발현되지 않은 잠정적 상태일 뿐이야. 악의 인자는 특정한 악인에게 내재하는 게 아니야. 전쟁과 빈곤, 극심한 경쟁이나 통증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모든 인간에게서 자연스레 발현되지.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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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강 사이의 땅"의 역사는 유구하고 복잡하다. 세월에 따라 종교적·정치적 체제들이 다양하게 변화했다. 그러나 그 기본 체제는 신들의 의회(divine assembly)였다. 신들의 의회는 우주를 마치 우주 국가(cosmic state)처럼 다스렸다. - P43

나일강은 두려운 혼돈의 힘이 아니다. 오히려 기쁘게 찬양해야 마땅할 생명의 선물이다. 이에 따라 비바람을 몰고 오는 풍우신은 이집트인들의 용감한 영웅이 아니었다. 영웅은 나일강 그 자체와 태양이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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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그것은 나의 인지 기능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미쳤다고 인정하는 것이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처럼, 무지를 깨닫는 것이 지혜로 나아가는 첫걸음인 것처럼 나는 죽음을 인정함으로써 나의 불멸을 증언한다. - P178

앨런은 더는 내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와 다른 인격체가 되고 있었다. - P186

앨런 프로젝트를 통해 사후에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아내를 볼 수 있다는 기대는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이에서 지켜보아도 그녀에게 해줄 일은 없었다. 손을 잡고 싶지만 그럴 손이 없었고 위로하고 싶지만 말할 입이 없었다. 삶과 죽음의 아득한 강이 우리 사이에 흐르고 있었다. - P191

내 학습의 원천 정보는 나노 칩 모니터로 입력된 너의 부정적 생각과 행동과 감정이야. 널 충실하게 복제하는 과제를 수행한 내가 악하다면 네가 악하기 때문이겠지.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 말이 오류의 결과가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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