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 내용에 대한 심각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강력 추천하며, 미리 내용을 모르고 읽는다면 그 충격이 더해질 것입니다.

 

 사랑스러워 보이는 표지에 속아서 본다면 더 재미있을 만화.

 

어머니처럼 따르는 그녀는, 친부모가 아니다. 함께 사는 그들은, 형제가 아니다
이곳 '그레이스 필드 하우스'는 고아원이며, 나는 고아, 그런 줄만 알고 있었다.

행복한 고아원.. 따뜻한 엄마.. 사랑스러운 친구들.. 하지만..

때는 서기 2045년 10월.. 고아원인 그레이스 필드 하우스(GF 하우스)에는 38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고, 그들을 보살피는 한 명의 엄마가 있다. 엄마는 따뜻하게 아이들을 돌보고, 그런 보살핌을 받으면서 아이들은 행복하게 생활을 한다. 때때로 입양되는 아이들과 헤어지는 슬픔은 있지만, 그외에는 아무런 구김살없이 공부하고 테스트받고 고아원 밖으로 나가는 것 외에는 자유롭게 뛰어 노는 고아들에게는 굉장히 편안한 안식처같은 곳이다. 같이 지내던 코니(6세, 여)가 입양되는 날 역시 조금 우울하긴 하지만 어딘가로 가서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보내 준 날, 주인공 엠마(11세, 여)와 노먼(11세, 남)은 코니가 남겨 놓고 간 토끼 인형을 떠나기 전에 주기 위해서 고아원 밖으로 잠깐 나갔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왼쪽부터 노먼, 엠마, 케이. GF 하우스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면서, 테스트마다 300점 만점을 기록하는 천재들이다.

 

데스노트와 진격의 거인을 잇는 충격적인 세계관

최근에는 출판되는 만화는 딱히 볼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해서 보고 있던 몇가지 만화만 사서 보고, 새로운 만화에 발을 들여 놓을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 괜찮은 만화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을 읽을 때 스포일러를 걱정해서 미리 내용을 미리 보지 않았을 때는 고아들이 삶을 헤쳐나가는 따뜻한 만화라는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속았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만화를 보면서 가장 충격적이면서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을 가진 만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데스노트와 진격의 거인을 꼽는데, 약속의 네버랜드는 앞의 두 작품의 세계관과 맞먹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나처럼 어떤 내용도 모른채 이 책을 처음 읽는다면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다시 한 번 주의를 드립니다. 작품의 충격을 제대로 느끼고 싶으신 분은 그만 읽고 책부터 읽으시길 바랍니다.

약속의 네버랜드는 데스노트와 진격의 거인과 많이 닮아 있다.

 

GF 하우스의 정체는..

엠마와 노먼은 코니를 따라 갔다가 죽어 있는 코니를 발견하고 자신들이 사실은 괴물들에게 먹잇감으로 제공되기 위해서 길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랑스러운 엄마는 사육사였고, 따뜻한 보금자리였던 GF 하우스는 인육농장이었다. 충격을 받은 두 아이는 엄마에게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을 숨긴다. 얼마 후 같은 또래 친구인 케이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셋은 의기투합하여 2개월 이내에 탈출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 나간다. 계획을 세우는 중에 세 사람의 의견이 갈리기도 하고, 엄마가 그들의 계획을 눈치채서 다른 보조 보모인 시스터를 GF 하우스로 불러들이기도 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한다. 과연 이들이 탈출에 성공할까? 그리고 고아원 밖의 세계는 어떤 상태일까?

 

왼쪽에서 보이는 따뜻한 모습의 엄마는 사실 괴물들에게 아이들을 키워 공급하는 사육사였다.(이미지 출처 : 알라딘)

 

또다시 데스노트와 진격의 거인

코니가 죽는 순간 작품은 따뜻한 일상물에서 순식간에 기괴한 판타지로 바뀌어 버린다. 세계관이 충격적이긴 한데, 낯설지가 않다. 배경의 설정은 진격의 거인과 굉장히 비슷하다.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이 한 장소에 갇혀 있다는 점, 벽을 경계로 해서 벽 밖의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점, 벽 밖의 세상은 극도로 위험한 점, 인간을 위협하는 미지의 생물이 존재한다는 점이 그렇다. 괴물의 디자인 캐릭터는 데스노트의 사신을 떠오르게 한다. 엄마와 아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치열한 두뇌싸움을 하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 역시 데스노트의 설정과 유사하다. 카이우 시라이라고 하는 원작자가 두 작품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 틀림없다.

 

도대체 이 괴물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인간과 어떤 계약을 맺은 것일까? (이미지 출처 : 알라딘)

 

반전에 또 반전..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두려운 미래

아이들이 탈출을 계획하면서 충격으로 시작했던 만화는 두뇌싸움으로 변경이 된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세 명을 압박하는 엄마(이자벨라)와 그의 하수인이면서도 이자벨라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시스터(크로네)는 가장 큰 위협이다. 모두 함께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엠마,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케이, 두 명의 의견을 조율하면서도 엠마의 탈출계획을 돕고 싶어하는 노먼의 의견차이 역시 불안한 요소. 게다가 벽 바깥의 세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밖을 나가서 생존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아이들 중에 이자벨라의 끄나풀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세 명은 심각해 지기도 한다. 이자벨라의 끄나풀의 정체 역시 반전을 선사한다.

 

데미즈 포스카의 일러스트 작품들. 작화 실력이 탄탄한 작가이다.

 

회수되어야 할 복선들.. 그리고 걱정

세계관을 특이하게 설정해 놓았고, 비밀에 붙혀 놓았기 때문에 숨겨놓은 것들을 상상해 가면서 읽는 것이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도대체 괴물들의 정체가 무엇이며, 아이들과 보모들의 목에 있는 기호는 무엇인지, 인간과 괴물들은 어떤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며, 벽의 바깥은 어떤 상태인지,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동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세 아이의 탈출계획과 그것을 막으려는 보모들의 두뇌싸움도 볼만하다. 2권 마지막에 존재가 알려진 윌리엄 미네르바는 또 누구일까?
이 두뇌싸움이 너무 심해지면 데스노트가 L의 사후에 두뇌싸움이 너무 복잡해 져서 지루해졌던 전철을 밟게 될까봐 걱정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GF 하우스를 탈출하게 되면 또다른 스토리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도 같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굉장히 재미있게 진행이 되고 있다.
탈출은 하겠지. 몇 명이 탈출할까? 담장 밖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뒷편이 궁금하다.

 

우리나라에는 얼마전에 2권까지 정식 출간되었고, 일본에서는 6권까지 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2권까지는 한국어판을 구매해서 읽었지만 뒷내용이 궁금하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뒷내용이 나오긴 하겠지만 미리 내용을 알고 싶지도 않고, 언제 출간이 될지도 모르겠어서 오랜만에 일본에 만화책을 주문했다. 주문하는 김에 작가인 데미즈 포스카의 아트북도 함께 주문했다. 그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니 만화를 읽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라고 추천한다.

 

제목이 약속의 네버랜드이고 영어로 보면 The Promised Neverland이다. '그 어디에도 없는 약속된 장소'라는 뜻이니 아이들이 탈출한다고 해도 그 앞날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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