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달 1집 - 두번째달 [재발매]
두번째달 연주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너무 많은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저 MP3가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카세트 테잎.. 전축.. 휴대용 카세트.. MD.. 휴대용 CD플레이어.. 로 이어지던 나의 음악 생활은 MP3에 이르러서는 거의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어떤 음악을 들으려면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든지 음악을 사야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MP3가 나오고서는 얘기가 너무 많이 달라 졌다..

 

아이팟 미니.. 아이팟 미니 2세대.. 아이팟 클래식 4세대.. 를 거치면서 내 모든 음악은 MP3로 차곡차곡 쌓여져 나갔다.. 120GB라는 엄청난 용량을 자랑하는 아이팟 클래식과 1TB라는 더 엄청난 외장하드의 도움을 받아 난 무려 10,000곡이 넘는 음악을 '소유'하고 있었다.. 한 곡당 5분씩만 따져도 무려 50,000분.. 833시간.. 35일을 쉬지 않고 들어야 모두 들을 수 있는 엄청난 음악을 닥치는대로 모았다.. 이 음악을 때로는 스마트 폰에.. 때로는 MP3 플레이어에.. 때로는 USB 메모리에 넣어서 자동차에서 열심히 듣긴 했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들었던 곡들은 500여곡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 곡들은 가지고는 있었으나 사실은 없는 곡이나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없는 돈 모아서 샀던 음악들은 테잎이 늘어날 때까지 듣고 나면 진정한 내 음악이 되어 있었는데.. 이쯤 되고 보니 이 음악들은 그저 한 번 듣거나.. 혹은 듣지도 못하고 그저 소비하는 음악에 지나지 않는 걸 느꼈다..

 

다시 신중하게 듣는 음악의 세계로..

결국 다시 음악을 사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방안 한 구석에 쳐박혀 있던 LP가 눈에 띄었다.. 저것들부터 다시 살려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뒤져 LP를 손쉽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는데.. LP 플레이어를 찾다 보니 스피커도

 

따로 보게 되고.. 리시버며 앰프며.. 튜너며.. 이런저런 오디오 상식이 약간 쌓이게 되

 

어 버리니.. 어느 순간 감당못할 오디오 기

 

기를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기겁을 해 버리게 되어 버렸다..

 

결국 아주 간소하게.. LP는 포기해 버리고 장만한 것이 DENON RCD-39 리시버dhk ACOUSTIC Q2010 스피커.. 물론 돈을 더 들이면 훨씬 좋은 시스템을 들여 놓을 수 있고 더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겠지만 한없이 욕심을 내다 보면 비용도 한없이 들게 마련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꾸렸다..

 

이제 간단하게 시스템을 구축했으니 음악을 들으려고 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난 음반이 '두번째 달'이다..

 

처음 사고 싶은 음반은 당연히 '두번째 달'이었어.. 그런데 ethnic fusion이 뭐야..?

'두번째 달'의 음악을 들은 건 아마도 '얼음 연못(1집 '두번째 달' 9번 트랙)'일 것이다.. 드라마 '궁'의 삽입곡으로 쓰였는데.. 처음 들었을 때의 신선함은 잊을 수가 없다.. 예전에 들어 볼 수 없었던 생경한 느낌.. 하지만 느껴지는 애절함.. 그러면서도 끈적끈적하지 않은 깔끔함..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은 그 후부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 베스트 10에 꼭 들어갔고.. 그 후 '두번째 달'이라는 연주단체에 대해 약간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약간 자료를 뒤져 보면 '두번째 달'은 에스닉 퓨젼(ethnic fusion)이라고 많이 소개되어 있다.. 도대체 에스닉 퓨젼이 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이국적인 퓨젼 음악'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어디에는 퓨젼 재즈 그룹으로도 소개되어 있고.. 좀 헷갈린다.. 그만큼 굉장히 독특한 음악을 하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좀 이해하기 위해서는 '켈트음악의 느낌을 지닌 퓨젼 재즈 뮤지션'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사실 켈트 음악도 잘 모르겠고.. 퓨젼 재즈도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서.. 좀 나도 잘 모르는 정의를 내린 것이긴 하다.. 어쨌든 '두번째 달' 덕분에 켈트음악을 열심히 찾아 듣고 있는 중이다..

 

*ethnic : relating to a particular race, nation, or tribes and their customs and traditions.. (출처 :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Dictionary)

 

비슷한 분위기를 찾기 쉽지 않은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

이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악은 역시 '얼음 연못'이다.. 이 곡은 내가 정말 좋아해서 한 때는 거의 무한 반복으로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곡은 '서쪽 하늘에'.. 이 곡도 어떤 드라마의 OST로 들어 갔던 것 같은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얼음 연못'과는 달리 훨씬 밝은 느낌의 곡이다.. 이 두 곡을 중심으로 귀를 깨끗이 씻어주는 것 같은 음악이 음반 내내 흐른다..

 

이 앨범의 켈틱한 느낌은 아마도 아이리쉬 휘슬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퍼커션도 다양하게 많이 쓰이는 것도 마음에 든다.. 어떤 곡은 마치 아프리카 음악같기도 하고.. 어떤 음악은 북구 유럽의 음악같기도 하고..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애닲게 마음을 움직인다.. 또한 목소리를 악기처럼 다루는 것도 좋은 느낌이다..

 

우연히 보게 된 그들의 연주.. 우연히 알게 된 그들의 근황..

(2008년 10월 30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야외광장)

 

2008년 경.. 가슴깊이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주말마다 전국을 떠돌며 마음을 추스릴 무렵.. 전남 광주 장천터미널 앞 광장에서 우연히 연주하는 '두번째 달'을 볼 수 있었다.. 예매해 놓은 버스를 포기하고 결국 그들의 한시간짜리 연주를 전부다 보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횡재한 기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결국 그 공연을 보느라 다음 스케줄을 다 망치고 서울로 다시 올라올 수밖에 없었지만.. 쓸데없이 광주만 찍고 온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전 우연히 운전 중 들은 컬투쇼에 '두번째 달'이 초대손님으로 등장을 했다.. 반가운 마음에 듣고 있는데.. 아마도 컬투쇼 공연에서 세션을 맡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을 알았을 때 들었던 안타까움이란.. 컬투는 나도 좋아하고 즐거운 사람들이지만.. '두번째 달'같은 멋진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공연에 세션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안쓰러운 기분을 감출 수는 없었다..

 

또 하나의 앨범.. 또 하나의 밴드.. 나는 여전히 그들이 기대된다..

그동안 MP3로만 '두번째 달'의 음악을 들었던 나는 아무래도 그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는 기분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이 앨범을 제일 먼저 사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앨범.. 'alice in the neverland' 역시 구매(이건 절판되어서 중고로 구매할 수 밖에..)했고.. 파생되어 나온 '바드(Bard)'의 앨범도 구매했다.. 아직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며칠간은 '두번째 달'의 음악에 푹 빠져 지낼 것 같다..

 

그들이 더 많은 음악으로 나를 즐겁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것을 기대한다..

그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하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콘서트를 할 때 꼭 찾아가서 다시 한 번 라이브로 음악을 듣고 싶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달'이 무슨 의미인지는 찾아 보지는 않았다.. 읽어 보지도 않았고..

아마도..

1.. 판타지 속에 등장할 법한 또 다른 하나의 달..을 의미하거나..

2.. 한 달에 뜨는 두번째 보름달.. 즉 '블루 문'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본다..

 

특히 요즘 진하게 로스팅한 'Bali Blue Moon'이라는 진한 커피에 꽂혀 있는 나로서는 그 의미가 두번째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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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킨 2015-01-0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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