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아.. 정말 이 책을 읽는 건 너무나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건 이 책이 어렵다거나.. 내가 이해력이 너무 떨어졌다거나.. 뭐.. 그런 문제는 아니었다.. 그저.. 처음 생긴 전자책 리더를 이용해 읽다 보니 영 익숙하지가 않아서 차분히 읽는다기 보다는.. 그야말로 틈틈히 읽었기 때문이다.. 책 자체는 어렵지 않고.. 누구나 약간의 전문적인 역사지식을 슬쩍 넘겨 주기만 한다면 읽는데 부담도 없고.. 쉽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읽는 가운데 많은 것을 새롭게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물론 5년전쯤일거다.. 이 책이 맨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굉장히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워낙 베스트셀러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 성격인데다가.. 경제에 관한 책은 선호하지도 않아서 손에 잡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자책이 생기고 나서 요새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 듣게 된 우석훈이란 사람을 유명하게 한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증이 생겼고.. 가장 먼저 다운을 받아서 읽게 되었다..(불법다운 아님.. 돈주고 샀음..)

우선은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물론 5년 전임.. 이 책은 초판이 2007년에 나왔다..)의 20대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 같은 세대간의 착취에 대해서 분석하고 그 착취의 경향이 점점 강해지는 이유와 과정, 결과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 가며 설명하고 있다..

대체적인 내용은 쉽다.. 결국 현재의 30대(5년전의 20대)는 결국 이전의 세대인 386 세대, 혹은 베이비붐세대와 룰없는 무한한 경쟁을 하고 있고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즉, 개인의 잘못보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계속해서 착취를 당하고 있으며 그 경향은 앞으로 심해질 것이고.. 향후 5년 안에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정말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5년이 지났고..
저자의 말대로.. 지금의 20대와 30대는 더욱더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저자의 직관.. 혹은 분석이 굉장히 진실에 가까웠다는 것이 5년이 지난 지금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결국 현재의 25~35 세대는 윗세대로부터 착취당하고.. 50대와 경쟁해야 하며.. 정규직으로 들어가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고.. 세대 안에서도  피터지게 되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책은 말한다.. 이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결국은 시스템이 이들을 힘들게 몰아 붙이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그렇다..

정말 개인이 힘들게 사는 것이 온전히 개인의 잘못일까.. 지금의 20대.. 그리고 앞으로의 10대에게 밝은 희망이 없는 것이 그들이 잘못 살아서인가.. 지금 대학생들이 졸업을 하자 마자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그나마 반은 정규직을 갖지도 못하고 최저임금에 준하는 급여에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면서 공무원시험에 매달리고.. 아무리 일을 해도 내가 벌어서 내가 살 집을 마련할 기회는 전혀 없고.. 스펙만 열심히 쌓아 놓고.. 하지만 쓸모는 없고.. 이게 20대의 잘못인가..? 책을 읽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할 세대간 불균형 해결의 과정을 넘어가 버렸다는게 이 책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 주장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아픈 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전문가인 나는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저자에 따르면 현재의 무한경쟁은.. 결국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한 것 같다..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틀리지 않은 것 같으니 그 점은 참 가슴 아프다.. 그리고.. 지금은.. 아마도 현대통령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많겠지만.. 이 책은 5년전 책이다..

이 책은 선동적이다.. 비록 저자들은 이 책은 선동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고 얘기는 하지만.. 이 책은 굉장히 선동적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더욱더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0대에게 없는 바리케이드를 쥐어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그다지 저자들의 주장에 대해 반대할 생각이 없다.. 이미 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저자들이 예측한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는 뭔가 바뀌어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뭐.. 그저 그렇다.. 20대가 자신의 의견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번쯤은 바리케이드를 칠 때가 된 것 같기도 하다..

20대는 꼭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자신의 현실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죄책감을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자신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벗어나서..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룰을 깨고.. 자신들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룰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도 지금의 20대를 좀 한심하게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나의 20대도 굉장히 안타까워졌고.. 지금의 20대는 더욱더 안타깝게 생각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 특히 20대 필독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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