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바오는 입주민들의 비밀도 잘 알고 있다. 가장 은밀한 비밀은아닐 수도 있지만 방문객 등록과 우편물 수발 사이에는 몇 가지 비밀이 감춰져 있다. 게다가 그들의 생활, 출입 패턴, 방문 상황까지 상세히 알고 있다면 저절로 비밀을 알게 된다. - P31
인생이라는 파도가 그를 기슭으로 밀어주었고 모래사장도 다 헤치고지나왔지만, 이제 뭍으로 올라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 순간, 그는 자신의 두 발이 지느러미로 변해버렸음을 알았다. 그는 사람의 형상을 잃고 말았다. - P37
경비원들 모두 그와 같은 조가 되길 바랐다. 언제나 힘든 일을 알아서 하고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데다가 일 마무리도 잘하고, 그렇다고 야심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그건 자기가 겁이 많은 사람이고 이곳이 자신에게 피난처이기 때문이라고 셰바오는 생각했다. - P40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를 보살피고 싶었다. ‘나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큰 소망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인생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 P49
사랑이 그의 죄를 씻어주었다. 휠체어를 탄 그녀가, 실제로는 가보지 않았지만 줄곧 벗어날 수 없었던 고통의 감옥에서 그를 조건 없이 석방해주었다. - P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