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콜니코프는 남의 도움 없이소파에서 일어나 앉아, 손을 자유롭게 움직여서 찻잔이나 숟가락을 쥘 수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걸을 수도 있을 만큼의 힘이 생겼음을 느꼈지만 잠자코 있었다. 알 수 없는 어떤 야수와도 같은 교활한 본능으로 그는 어느 시기까지는 자기의 힘을 숨기고, 만일 필요하다면 전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시늉까지도 하면서,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끝까지 들어 보고 모조리 알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문득 했기 때문이다. - P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