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 독찰은 병원 냄새를 싫어했다. 공기 중에 흩어져 물컥대는 소독약 냄새 말이다. 병원에 무슨 좋지 못한 기억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병원 공기는 종종 냄새가 비슷한 시체보관소를 떠올리게 했다. 27년간 경찰로 일하며 무수한 시체를 봤지만 그 냄새에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 P11
경찰 조직에도 파트타이머처럼 근무하는 동료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이 직업의 신성한 본질을 망각한 채 상관의 명령을 단순히 집행할 뿐이었다. 노동력을 월급으로 교환해 살아가는 보통의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 P16
"간단히 말해 두뇌를 사용하기만 하면 그 사람의 기본적인 생각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라는 겁니다." 뤄 독찰이 애플의 장광설을 끊고서 컴퓨터들 중 하나의 모니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손짓했다. - P27
"잠깐만요. 그러니까 당신 말은 혼수상태의 관 경관님에게 이 기기를 씌워서 사건 상황을 추리한다는 건가요? 우리에게 사건의 결말을 알려준다고요?" 차이팅이 애플의 말을 끊고서 뤄 독찰에게 물었다. "바로 그렇습니다." - P29
피해자는 사망 당시 책장 옆에 누운 상태였습니다. 후두부에 두군데 타박상을 입었고 치명상은 작살총으로 발출한 작살에 적중된 복부의 상처이며 출혈과다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 P36
위융이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뤄 독찰이 왜관 경관에게 도움을 청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지 사건의 환경 정보를 서술했을 뿐인데, 혼수상태에 빠진 노인은 금세 뤄 독찰이 많은 인력과 물질을 투입하고서야 얻어낸 결론을 끌어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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