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적임 수사관으로 당신을 추천한 것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전에 당신도 만난 적이 있는 한 패스톨프 박사입니다. 그는 내가 당신을 도와 함께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 P32

솔라리아가 로봇 생산으로 유명한 세계라면, 오로라의 한 패스톨프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자신들이 만든 걸작 로봇을 과시해 보려는 극히 인간적인 동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자기네가 만든 작품을 솔라리아인이 동료 인간으로 받아들이도록 속임으로써 자신의 우월성을 주장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 P36

"다닐, 에어튜브는 필요없어. 어차피 바깥을 나다니며 일을 하게 될 텐데, 한시 바삐 바깥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지 않겠나?"
"밖에서 일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파트너 일라이저." - P47

"집을 짓는다구? 그럼 날 위해 이 집을 지었단 말인가? 특별히 나 한 사람을 위해서?"
"완전하게 로봇화된 경제에서는....."
"으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군. 일이 끝나면 이 집을 없애겠지?"
"헐어버릴 겁니다." - P49

그루어는 대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입니다. 다른 사람은 불가능해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절대로요?"
"보증합니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가 없네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그 사람이 살인을 했을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 P54

다닐은 왜 철저하게 인간인 척하는 걸까? 베일리가 앞서 세웠던 가설, 즉 다닐을 설계한 오로라인의 자만심의 과시라는 가설만 가지고는 아무래도 설명이 부족하다. 이 가면극에 뭔가 더 중요한 동기가 있는 게 분명하다. - P60

베일리는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내 눈으로 당신을 보고 있는 걸요."
"아니에요. 당신은 나를 보고 있는 게 아니에요. 홀로그램을 보고있는 거라구요."
"그게 다르다구요?"
"큰 차이가 있지요." - P75

그녀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솔라리아 사람은 아무도 직접 만나지 않으니까요."
"살인을 저지르는 솔라리아인도 과연 그럴까요?"
그의 말에도 의혹의 빛이 담겨 있었다. - P85

"새로운 요소가 또 한 가지 등장하는군. 로봇 말일세."
다닐 올리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베일리가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
"그녀는 그 점에 대해선 아무말도 안 했어."
"당신이 질문을 잘못한 겁니다. 시체를 발견했을 때 현장에 다른 사람은 없었느냐고 물었지요. 로봇은 ‘다른 사람‘ 엔 포함되지 않습니다."
베일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 P91

베일리가 말했다.
"즉 그 로봇은 사건의 목격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겠소? 그 로봇은 기능장애에 빠져버렸어요. 겨우 네가 날 죽이려고 하는구나‘ 하는 말을 반복할 뿐이지요. 당신이 그렇게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는 동의해요. 로봇의 회로가 파괴될 때 델메어가 한 마지막 말이 로봇의 머리에 깊숙히 각인된 것 같소." - P99

델메어가 말한 게 있어요. 인류 전체가 위험에 빠지고 있다는 이야기였죠. - P101

다닐이 베일리를 돌아다보았지만 베일리는 신경을 쓰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난 이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소. 평상시라면 내가 지구로 돌아가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겠지. 지구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니까. 만일 내가 이 로봇이 들끓는 궁전의 주인이라 해도, 나는 이 집과 로봇들을 당신네 비정한 세계에 당장 줘버리고 지구행 티켓을 끊겠소.인이다.
하지만 난 쫓겨나지는 않을 거요. 내가 맡은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는 말이오. - P131

베일리는 다시 한 번 부끄러움이 느껴져 뭔가 위로의 말을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닐, 설령 내가 위험 속으로 걸어들어간다고 해도.... 아니, 사실 그건 위험이 아니야 (그는 다른 로봇들을 둘러보며 급히 그 말을 덧붙였다). 그건 내 일일 뿐이야. 난 그걸 감수할 수밖에 없다네. 네 임무는 한 사람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거지만 내 임무는 인류가 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거라구. 알겠나?"
"모르겠습니다, 파트너 일라이저." - P142

솔라리아 사회와 솔라리아인의 생활방식을 주의깊게 관찰해보면, 그것이 지구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가 있지요. - P149

솔라리아에 처음 사람이 정착한 것은 지금부터 300년 전이오. 최초의 정착민들은 넥슨인이었소. - P152

"사회적 안정상태라는 게 무슨 뜻입니까?"
"이곳 솔라리아의 상황을 말하는 거요. 모든 인간이 유한계급인 곳, 따라서 다른 외계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곳..... 두고보시오. 한 세기 정도만 기다리면 모두 다 솔라리아가 될 테니 말이오. 나는 그것을 어떤 면에서는 인간 역사의 끝이라고 생각해요. - P169

"이봐, 보이! 저 소년이 어떻게 내가 지구인인 걸 알았지? 활을 쏠 때 넌 소년하고 같이 있었지?"
"그렇습니다, 마스터. 제가 지구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지구인이 어떤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나?"
"네, 마스터."
"지구인은 어떤 사람이지?"
"인간 가운데 가장 열등한 종족으로서 병을 퍼뜨리기 때문에, 솔라리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 P198

"아무도 그 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못하더군요. 하지만 글래디아가동기도 없이 살인을 하지는 않았겠지요?"
.
.
"남편하고 싸웠거든. 심하게 다투었다고 했소. 그것도 자주 그랬다지? 그녀는 남편을 증오했소. 이것 봐요, 지구인. 그래,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해줬단 말이오? 그 여자도 아무말 않고?" - P228

"당신은 우리를 바보나 장님으로 취급하는군요."
애틀비시의 대꾸에 베일리는 조용히 반박했다.
"나는 당신들을 있는 그대로 솔라리아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그렇기 때문에 살인현장에 남아 있던 흉기가 발견되지 않은 것입니다." - P272

그것이야말로 최후의 범죄였다. 솔라리아 같은 세계에서 누군가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든다는 의심을 받는다면, 어느 누구라도 그 사람에게 분노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과 로봇의 비율이 1대 2만이나 되는 솔라리아에서. - P284

"차관님, 그들의 약점은 바로 로봇과 적은 인구 그리고 긴 수명입니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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