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는 베드퍼드에 있는 헤이즐딘 스쿨의 아늑하고 작은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노라는 낮은 테이블 앞에 앉아 체스판을 응시했다. - P9
죽기로 결심하기 스물일곱 시간 전, 노라 시드는 낡아 빠진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들여다보며 무슨 일이든 생기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느닷없이, 정말로 일이생겼다. - P15
"아, 볼츠. 안 돼. 맙소사." 노라는 자신의 반려묘를 보며 동정과 절망을 느껴야 마땅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감정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고통이라고는 전혀 없이, 미동도 하지 않는 볼테르의 평화로운 표정을 보고 있으니 어두운 마음 한구석에서 외면할 수 없는 감정이 우러나왔다. 질투였다. - P18
"미안해, 노라." 닐은 대략 도끼를 들어 올릴 정도의 시간만큼 말을 멈췄다. "자네를 해고해야겠어." - P24
"네 문제는 무대 공포증이 아닌 거 같아. 결혼 공포증도 아니고, 그냥 인생 공포증이야." - P30
그걸로 끝이었다. 이제 아무도 그녀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우주에서 불필요한 존재였다. - P37
손목에 찬 디지털시계를 보았다. 00:00:00 자정이었다. 노라는 초를 나타내는 숫자가 1로 넘어가기를 기다렸지만 그대로였다. 심지어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 나무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시간은 바뀌지 않았다. - P43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그녀가 말했다. "그 도서관에는 서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거기 꽂힌 책에는 네가 살수도 있었던 삶을 살아볼 기회가 담겨 있지. 네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야.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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