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응규가 춘수에게 자신이 유유라고 말한 것은, 1563년 봄, 서울로 가서 석 달을 머무르고 돌아온 뒤이다. 왜 채응규는 1563년 봄 서울에서 3개월을 머무른 뒤 자신이 유유라고 말했을까. 아마도 자신이 유유로 행세하는 데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말일 것이다. - P77
채응규가 사 람들에게 반응하는 방식은 똑같았다. 사람들은 채응규가 진짜 유유가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그를 가짜라고 단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87
유연은 왜 대구 근처까지 와서 채응규를 결박해 대구부로 넘겼던 것인가. 서울에서 대구까지는 열흘 거리다. 유연은 그 10일 동안 채응규와 숙식을 같이하며 관찰과 대화를 통해 채응규가 가짜라는 결론을 얻었을 것이다. - P91
채응규가 첫날밤 이야기를 자신 있게 증거로 제출했던 것은, 그리고 백씨가 그 증거가 진실이라고 확인해주었던 것은 두 사람 사이에 공모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P103
남편이 죽은 것이 아니므로 재혼도 불가능하다. 이혼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재 적장자의 지위를 대리하고 있는 것은 유연이다. 유연은 앞으로 형망제급의 법과 관행에 의해 적장자의 지위는 물론 유유의 재산까지 차지할 것이다. 이것이 백씨가 처한 상황이었다. - P112
백씨는 유연이 유유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형을 가짜로 몰고 결박해 관에 고소하였고, 지키고 있던 자에게 뇌물을 주어 유유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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