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이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오주는 줄곧 유복이의 입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부모의 원수를 못 갚고 앉은뱅이로 고생하는 토막에는 닭의똥 같은 눈물을 떨어뜨리고 원수의 목을 잘라가지고 부모 무덤에 오는 토막에는 곤댓짓을 하며 싱글거리고 또 귀신의 마누라를 가로채는 토막에는 너털웃음을 내놓았다. - P240

오주은 강령 향나뭇골 농민의 아들인데 오형제 중 막내아들로 부모의 귀염을 받아서 어렸을 때는 별로 고생을 몰랐고, 여섯살에 어머니가 죽고 아홉살에 아버지가 죽어서 그 뒤로 맏형수에게 눈칫밥을 얻어먹게 되어 고생맛을 알기 시작하였다. - P241

유복이가 오주를 만나서
"나는 아우 없는 사람이구 자네는 형들이 있지만 실상 없느니나 다름없다니 우리 둘이 의형제를 모으구 지내보려나?"
하고 오주의 의향을 물으니 오주는 대번에 일어서서
"형님, 아우의 절을 한번 받으시우."
하고 너푼 절을 하였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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