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슨 직업일까? 쓰레기 수거인? 우유 배달원? . . 어제 나는 다이아몬드를 거래하는 보석상이었다. 백만장자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부유한 인물이었다. 이틀 전에는 벽돌공이었고, 그 전날에는 남성복 판매원이었다. - P77
시내 중심가에 있는 번호 자물쇠식의 대여금고 안에, 나는 지난 22년 동안의 기록을 보관해 놓았다. 800명이 넘는 숙주들의 이름, 주소, 생년월일, 1968년 이후의 방문 날짜를 망라한 기록이다. - P82
매일 바뀌는 부모님이 어떤 의미에서는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정의하자면, 나를 상대로 특정 행동을 하는 어른들이었다. - P86
이따금 자살을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타인에 대한 살인 행위인 데다가 어차피 다른 숙주의 몸에서 깨어날 공산이 컸기 때문에 도저히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 P94
숙주들은 내가 방문한 당일의 기억이 아예 없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애당초 의문을 품을 여지가 아예 없다는 뜻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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