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치르고 겨우 한 달 만에 남편은 처음으로 당신을 때렸다. 세탁 중에 셔츠 단추가 떨어졌는데, 당신이 다른 단추를 달아놓는 것을 잊어버려서 화가 난 것이다. - P226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했다.
그래놓고 잠시 후 그는 말했다. "네가 기분을 상하게 하는 짓만 안 하면." - P227

잔점박이물범이 생명이 꺼진 눈을 검게 뜬 채 파도가 밀려 올라오는 선 바로 위에 누워 있었다. 파도에 수없이 쏠리고 얻어맞은 사체였다. 얼룩덜룩한 회색 가죽에 흰 모래가 묻어 있었다. 머리에 난 상처에는 갈매기에게 쪼아 먹힌 흔적이 있었다. - P249

"물범을 쏜 사람에게 불운이 찾아올 테니까. 실키일 수도 있었어. 육지로 올라오면 인간의 형체로 변화하는 물범 인간. 인간이 실키를 죽였다면, 바다가 그에게 등을 돌리게 돼." - P251

케이트는 불편하게 잠들었고, 연인의 꿈을 꾸었다. 얼음같은 손과 왕자의 얼굴을 지닌 소금 바다의 연인. 손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이어져 있었다. 이는 뾰족했다. 몸에서 바다 향이 풍겼다. - P268

어느 날 밤 돌로레스는 악마의 꿈을 꾼다. 꿈에 나온 악마는 마을 밖 나쁜 땅인 용암지대에 사는 많은 악마 중 하나다. 키가 크고, 우락부락한 얼굴, 몸에는 염소 털처럼 뻣뻣한 검은 털이 덮여 있다. 머리에는 검붉은 뿔이 돋았다. - P273

작은 수채화 한폭이 벽난로 위에 걸려 있었다.
리즈가 이 넓은 고택에 살던 시절에는 그녀의 스케치 한 점이 저 자리에 걸려 있었다. 늦은 오후 햇살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니, 지금 저 수채화도 마치 자기 그림 같았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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