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병원 앞 넓은 도로에서 시계탑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불쑥 나타나는 사거리, 하늘하늘 어린 가지를 흔들고 늘어선 가로수들 건너편 철골이 삐죽삐죽 하늘로 뻗쳐 있는 신축 중인 건물 쪽 어딘가에서 엄청난 수의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 P9

병원에는 실험용으로 기르던 150마리의 개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 한 영국 여자가 잔인한 일이라며 신문에 투고하는 바람에 병원에서는 개들을 계속 기를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한 번에 다 죽이기로 했고 자기가 그 일을 하청받았다고 했다. - P10

"그 역겨운 문화에 발을 들여놓을 셈이야?"
"발을 들여놓느냐 마느냐 하는 단계가 아니라, 모두들 이미 목까지 꼴까닥 빠져 있는 셈이야. 전통적인 문화라는 늪에 빠져 전신이 진흙투성이지. 간단히 씻어 낼 수도 없어." - P15

"개는 살해되어 쓰러져 가죽이 벗겨져 나가지. 그런데 우리는 살해되어도 이렇게 돌아다녀."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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