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는 다른 윈도를 통해 유저 그룹의 토론 게시판을 살핀다. 오늘의 화제는 데이터 사유화 종식을 외치는 ‘정보 자유 전선‘의 최근 활동이다. 지난주 이 조직은 데이터 어스의 액세스 관리 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을 크래킹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 P148

‘정보 자유 전선‘의 해킹 툴을 이용해 디지언트 몸의 고통 차단 회로를 무효화하는 그리퍼의 녹화 영상이다. 희생자가, 새롭게 생성된 이름 없는 디지언트가 아니라 해킹 툴을 이용해 불법 복제한,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애완동물이라는 사실이 더욱 끔찍하다. - P151

디지언트 양육을 위한 안내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이나 어린아이를 키울 때의 방법론을 응용해도 성공 확률과 실패 확률은 반반씩이다. - P159

기계식 자동 보모는 1861년 런던에서 태어난 수학자 레지널드 데이시의 발명품이다. - P251

데이시는 재봉틀과 세탁기 제조사인 토머스 브래드포드 사와 계약을 맺고 기계식 자동 보모의 제작을 위탁했다. - P255

딸인 니콜이 아직 젖먹이였을 무렵, 앞으로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읽거나 쓰는 법을 가르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음성 인식이나 합성 기술의 발달로 인해 머지않아 그런 능력이 불필요해지리라는 것이었다. - P269

지난 몇십 년 동안, 몇천만 명이나 되는 사용자들이 몸에 장착한 개인 카메라로 자기 삶 전체를 연속적으로 기록하는 라이프로그를 유지해왔다. - P271

영향을 받는 유일한 인물들이 서로 사적인 관계일 때는 곧잘 다른 목적들이 더 중요해지기 마련이고, 그럴 경우 엄밀한 진실 추구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 P279

잘 생각해보니, 그는 이제 사람들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도 단어를 식별할 수 있었다. 사람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예전과 달라진 게 없는데, 지징기는 이제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전체를 이루는 조각들에 대해 눈을 떴던 것이다. 지징기 자신도 줄곧 단어들로 말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 사실을 몰랐을 뿐이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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