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시대에 뒤처진 은하계 서쪽 소용돌이의 끝,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그 변두리 지역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노란색 항성이 하나 있다.
이 항성에서 대략 구천팔백만 마일 떨어진 곳에 시시하기 그지없는 작은 청록색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데, 이 행성에 사는 원숭이 후손인 생명체들은 어찌나 원시적인지 아직도 전자 시계가 꽤나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 P19

십오초 뒤, 그는 집 밖으로 나와 자기 집 정원 오솔길로 밀고 들어오는커다란 노란색 불도저 앞에 누워 있었다. - P24

흥미로운 우연의 일치지만, ‘전혀‘ 라는 말은, 원숭이의 후손인 아서 덴트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들 중 하나가 원숭이의 후손이 아니며, 사실은 그가 평소에 주장하듯 길퍼드 출신이 아니라 베텔게우스 근방의 작은 행성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얼마나 가져보았을지, 그 양을 정확하게 표시하는 말이기도 했다. - P28

그러고 나서는 중풍 환자처럼 휘청거리며 밤거리를 걸어가다가, 지나가는 경찰관을 붙들고 베텔게우스로 가는 길을 아느냐고 묻곤 했다. 경찰관은 대개 이런 식으로 대꾸했다. "이봐요, 이제 댁으로 돌아가야 할시간 아닙니까?"
"저도 그러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노력하고 있다고요." 포드는 늘 이렇게 대답했다. - P30

사실 포드 프리펙트는 그 전적으로 대단한 책인 <은하수를 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이동 조사원이었다. - P30

도대체 뭐 이런 날이 다 있어. 포드 프리펙트는 지금 아서의 집이 때려부서지건 말건 그건 개뼈다귀만큼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서는 걱정이 되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저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그가 말했다.
"나라면 지구가 끝장나는 순간까지 믿을 거야." 포드가 대답했다.
"오, 그렇군." 아서가 말했다. "그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데?"
"한 이십 분 남았어." 포드가 말했다. "서둘러 난 술이 필요해." - P37

"진심이십니까, 손님?" 그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지만, 그 말에 술집전체가 침묵에 휩싸였다. "지구가 끝장날 거라고 생각하신다는 거죠?"
"네." 포드가 말했다.
"오늘 오후에요?"
포드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가벼웠다.
"네. 제 계산으로는 이 분 이내에요." 그는 쾌활하게 말했다. - P48

"나는 은하계 초공간 개발 위원회의 프로스테트닉 보곤 옐츠다." 그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모두들 분명 잘 알고 있겠지만, 은하계 변두리 지역 개발 계획에 따라 너희 항성계를 관통하는 초공간 고속도로를 건설하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너희 행성은 철거 예정 행성 목록에 들어 있다. 이 과정은 너희 지구 시간으로 이 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경청해줘서 고맙다." - P52

대통령은 늘 사람을 화나게 만들면서도 매력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대통령의 임무는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는 일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자포드 비블브락스는 역대 은하계의 대통령들 중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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