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늘 두 가지 상반된 시선이 따라다녔다. 어머니가 없다는 이유로 주어지는 연민과 목사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적용되는 엄격한 윤리 기준. 요섭은 저도 모르게 천덕꾸러기와 애늙은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느라 또래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P317
요섭의 취침 기도는 항상 똑같은 소망으로 끝났다. 아침에 깨어나면 주위 사람들이 전부 바뀌어 있게 해주세요, 아멘. - P317
요지경 같은 세상사가 실은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거대한 인과율의 톱니바퀴에 의해 돌아가는 게 아닐까? - P337
"새끼, 다 까먹은 모양이네.""뭘?"종규는 얼굴을 들이밀고 양치할 때처럼 이를 드러냈다. 요섭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뒤로 빼자 종규는 검지 손톱으로 앞니를 톡톡 두드렸다."너 때문에 앞니 부러져서 한동안 영구처럼 다녔잖아. 명색이 오얀데 가오 안 살게. 너, 그날부터 이사 가기 전까지 나한테 줄창 맞은거, 기억 안 나? - P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