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은 없다. 사실, 그녀의 이름도 모른다. 수연이가 한두 번 언급했겠지만 아마 흘려들었을 것이다. - P197
자주 만나다 보니 사소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 . 바로 할 말이 없다는 것. - P206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구원투수가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저기, 우리 학원에 저랑 동갑인 선생님이 있는데요… 마르지 않는 가십의 유전, 입방아의 순교자, 마리아의 탄생 설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P207
집에 돌아와 동아리 소식통을 자처하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재작년인가, 녀석이 방송국으로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었다. 만나자마자 브리핑하듯 사람들 소식을 일일이 전해주었는데, 그중 여자 후배의 스캔들 하나가 끼어 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게 수연이였다. - P215
마리아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무심코 나온 말이었다. 수연이가 두 손을 입에 붙인 채 눈을 똥그렇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오빠가 왜요? 왜는, 하도 얘기를 많이 들었더니 궁금해서 그러지. 오빠가 걔를 왜 만나요? 따지듯이 들이미는 목소리에 가시가 돋쳐 있었다. - P222
파혼. 어감으로는 ‘이혼’보다 더 파탄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물론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서류상으로나, 이혼이 훨씬 세다. 이혼이 파혼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한다. 용기를 내. 너도 할 수 있어.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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