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6월 9일, 한국 서울 K대학교 백정인 강사, 교양과목 <영화 속의 여성들>
자, 수업 시작합시다. 그런데 출석 체크된 인원이 머릿수하고 왜 이리 안 맞아. 일인다역 엑스트라가 많은 모양인데, 오늘은 연기력이 괜찮았으니 그냥 넘어가겠어요. 거기 창문 좀 닫읍시다. 밖이 시끄럽네. 그렇게 덥지는 않죠? 덥다는 사람이 점퍼는 왜 입고 있어? - P9
이 영화에서 남작의 성은 인간 욕망이 응축되어있는 내적 공간의 상징이라 할 수 있어요. - P10
호러영화 속 여성은 크게 두 가지 이미지로 그려졌어요. 뭐죠? …… 바로 욕망의 대상이거나 공포의 대상이죠. - P10
그녀는 기껏해야 소리나 꽥꽥 지르다가 넘어지는, 당시의 관습화된 호러영화 속 여성상을 탈피하여 적극적인 내러티브의 주체로 등장하죠. - P12
이 영화의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하는 모호함이나 언밸런스한 요소들에 오히려 매료되었던 것 같다. 하나의 장르 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인물의 디테일을 살리고 있어 볼 때마다 새로운 감상 포인트를 갖게 되는 작품이다. - P17
난 그런 풋내기 옆에서 소리나 꽥꽥 지르는 멍청한 아줌마로 나올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전혀. 신인 감독에 신인 배우와 일하는 건 나로서도 큰 모험이라고요. 그만한 동기가 부여돼야죠. - P24
미국 애틀랜타에서 오십대 부부가 일곱살 난 조카딸을 납치해 살해하고 인육을 먹은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부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본 후 모방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혀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P28
이 영화는 화려한 성에 사는 귀족 부부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소작농의 자녀를 하녀로 사들여 살해하고 인육을 먹는다는 내용으로, 할리우드 원작을 일본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 P29
소설 속 퀴르발 남작은 아이들을 잡아먹으며 200년 넘게 살고 있지만, 괴물이라기보다는 점잖은 주술사에 가깝다. - P31
굳이 고리를 연결할 필요 없이 후손들을 내 안에 육화시킴으로써 사슬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을 회피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무슨 차이가 있겠나. - P32
우리는 관객이 원하는 걸 줘야해. 불이 켜지고 극장 문을 나설 때, 그 사람들이 우중충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고 싶어 극장까지 왔겠나, 응? - P36
그렇다. ’퀴르발 남작의 성‘은 바로 독재자에 의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공산주의 체제를 상징하고 있다. - P38
옛날 옛적에 크고 높은 성에 퀴르발 남작이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단다. 이 거인 남작은 너희같은 어린아이들을 잡아먹고 살았지. - P40
"여보, 하지만 퀴르발 남작이 애들을 데려다가 추잡한 짓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요. 또 악마의 자식이라 애들을 잡아먹는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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