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핑거는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았다. 영리하고 늘 미소 지으며 친절한 남자, 모두의 친구, 왕이나 왕의 수관이 요구하는 돈은 얼마든지 찾아내는 능력자, 그러면서도 방랑기사보다 한 단계 나을까 말까 한 보잘것 없는 출생. 그는 두려워할 상대가 아니었다. 소집할 휘하 봉신도 없고, 무수한 가신들도 없고, 큰 성채도 없고, 거론할 만한 재산도 없으며 대단한 결혼을할 전망도 없었다. - P328
‘집에 가고 싶다면 오늘 밤 신의 숲으로 오십시오.‘
산사가 베개 밑에서 접힌 양피지를 발견하고 처음 읽었을 때나 백번 읽었을 때나 똑같은 내용이었다. 그 종이가 어떻게 거기 들어갔는지, 누가 보냈는지는 알지 못했다. 쪽지에는 서명도, 인장도 없었고 필체도 낯설었다. 산사는 그 종이를 가슴께에 구겨 쥐고 내용을 혼자 중얼거렸다. "집에가고 싶다면 오늘 밤 신의 숲으로 오십시오." 산사는 가냘프게 숨을 내쉬었다. - P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