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자는 겁을 먹고 있어. 원장은 포사노바에서, 제 사부의 시신을 메고 나선형 계단을 내려온 적이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는데 그게 분에 넘치는 영광이었어. 이제 그는 자기 자신의 계단도 오르지 못하게 되었으니 죽어 마땅하지. - P849
그대의 목소리를 듣고 알았지요. 지금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문서 사자실에서 점잖지 못한 주제를 놓고 토론할 때 나를 몰아치는 재주를 보고 진작부터 알았지요. 그대는 역시 다른 이들보다는 한 수 위더군요. - P850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보고 싶은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세상이 소실되었다고 믿거나 아예 씌어지지도 않았다고 믿는 책...… 어쩌면이 세상에서 한 권밖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당신의 소장품, 바로 그겁니니다. - P853
오늘 아침 우연히 문서 사자실에서 손가락에 침을 칠해 가면서 책을 읽다가 당신의 수법을 알아낸 겁니다. 손에 침을 묻히면서, 독이 혀끝을 통해 입안으로 충분하게 좀 들어가게 읽어야 하는데 이거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 P857
이레 동안 두 사람은 교묘한 약속 아래, 서로 두려워하고 서로 증오하면서 은밀히서로를 찬양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 P864
하고많은 서책 중에서 어째서 이 서책만 그렇게 싸고돌았는지…………. 무엇 때문에 당신은 갖가지 요술로 속임수를 쓰고, 당신 자신까지 저주를 면치 못할 짓을 하면서까지 이 책을 감추려 했소? . . . 그것은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철학자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이오.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책은 하나같이 기독교가 수세기에 걸쳐 축적했던 지식의 일부를 먹어 들어갔소. - P865
「병이라는 것은 쫓아내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박멸해야 하는 것이오.」 「병자와 함께?」 「필요하다면!」 「이 영감아, 악마는 바로 당신이야!」 사부님이 처음으로 소리를 버럭 질렀다. - P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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